밀접 접촉자 확인 못해 감염 뒤에도 일상생활…“수백 명 모인 교회 참석도”
2일 오후 진행된 정례 브리핑에서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40대 부부에 대한 최초의 역학조사에서 지인과 공항에서부터 자택 이동까지의 접촉력이 누락된 것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어 "지인이 확진된 후 재조사를 했을 때 (부부와 접촉한 이력이 있었다는 것이) 확인됐다. 최초의 역학조사와 이후 확인된 내용과는 차이가 있는 상황이어서 해당 지자체가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며 "명백한 위반사항이 확인될 때 고발조치 등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첫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인 이들 부부는 지난 11월 14일부터 23일까지 나이지리아를 방문한 뒤 같은 달 24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입국 후 받은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당초 이들은 초기 역학조사에서 "(공항에서) 자택으로 이동할 때 방역택시를 이용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30대 남성 A 씨의 차량을 타고 귀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부부가 사실과 다른 진술을 하면서 A 씨는 지난 11월 25일 이후에도 이들 부부의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지 않았다. 부부의 확진 소식을 듣고 검사를 받았으나 1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 격리 조치 없이 일상적으로 생활했다.
이후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인 A 씨는 다시 지난 11월 28일 2차 검사를 받고 이튿날인 29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A 씨는 백신 미접종자로 알려졌으며 그의 확진 이후 부인과 60대 장모가 격리 후 지난 11월 30일 확진됐다. A 씨와 접촉했던 또 다른 30대 지인 B 씨 역시 같은 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방역당국은 이들의 오미크론 변이를 분석 중이다.
특히 A 씨의 가족이 지난 11월 28일 인천시 미추홀구 한 대형 교회의 외국인 대상 프로그램에 참석한 사실까지 드러나 지역 내 확산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프로그램에는 당시 중앙아시아 국적 외국인 411명이 참석했으며 다른 시간에 이뤄진 예배에도 신도 400명이 참석했다. 미추홀구는 이들 신도 811명을 대상으로 한국어·외국어 안내 문자 메시지를 발송해 코로나19 검사를 하도록 할 방침을 밝혔다.
한편 오미크론 변이 첫 확진자인 부부의 10대 아들은 부부가 확진된 당일부터 격리됐다가 11월 30일 마찬가지로 확진판정을 받았다. 아들의 오미크론 변이 감염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발표될 예정이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국내에서 최종 확인된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현재까지 총 5명으로 집계됐다. 목사 부부와 A 씨를 제외하고 나머지 2명은 지난 11월 13일부터 22일까지 나이지리아를 방문한 50대 여성 2명이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