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금리 인상으로 매수세 감소, 종부세로 매도세 증가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대출 규제,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매수세가 사라진 사이 종합부동세 부담,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로 매도하려는 사람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아파트 시장이 3주 연속 '매수자 우위'를 보인 가운데 도심을 포함한 5개 권역의 매매수급지수가 모두 기준선인 100 밑으로 떨어지며 집값 하락의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매수급지수는 매수심리를 나타내는 지표로 100 미만이면 매수세보다 매도세가 커졌다는 의미다.
3일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주간 아파트 수급 동향을 보면 12월 첫째 주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9.3을 기록했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100 밑으로 내려간 적은 지난해 5월 25일 이후 1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최근 집값 상승 폭이 가팔랐던 경기도의 매매수급지수 역시 99.5를 기록하며 지난해 5월 11일 이후 1년 6개월 만에 처음 100 미만을 나타냈다. 경기도는 9억 원 초과 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와 광역급행철도 및 신도시 건설 등 각종 호재로 올해 들어 10월까지 아파트값이 20.9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값 상승 폭은 7.12%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제한, 금리 상승이 경기도 아파트 시장의 매수세 하락을 일으킨 요인으로 보인다. 부동산원 조사 결과 지난 10월 초 0.41% 오른 경기도 아파트값은 8주 연속 오름폭이 둔화해 12월 첫째 주 변동률이 0.17%로 줄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8.0으로, 3주 연속 100 미만이다. 특히 11월 넷째 주까지도 매도자 우위를 보였던 종로·용산·중구를 포함한 도심권은 12월 첫째 주 매매수급지수가 99.0으로 떨어지면서 서울 전역 매수심리가 100 밑으로 내려갔다. 서울 역시 전체적으로 팔겠다는 사람이 사겠다는 사람보다 많아졌다는 뜻이다.
지난 11월 22일 종부세 고지서 발송 이후 매수세가 더욱 위축된 가운데 매도를 고민하는 집주인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한 달 전 4만 3154건이던 서울 아파트 매물은 현재 4만 4987건으로 4.2% 증가했다. 경기도도 한 달 전 7만 3376건에서 8만 122건으로 9.1% 늘었다. 이 때문에 조만간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값이 하락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웅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