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재벌가 집들

‘천하명당’도 빚은 무섭다

	▲ 이태원1동 135번지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 집.

한국 제일의 부자터라는 소리를 듣는 남산의 남동쪽 자락인 한남-이태원동에서도 법원에 압류당하는 집들이 있다. 주인의 운명에 따라 땅도 부침을 겪고 있는 것.

왼쪽 기사에서 거론한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의 이태원동 자택은 현재 법원의 가압류 처분을 받은 상태다. 김 회장 집은 지난 90년대 말부터 압류 상태에서 풀린 적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그나마 김 회장의 처지는 박용학 전 대농그룹 명예회장에 비하면 나은 편이다. 97년 대농그룹 부도 이후 금융권의 빚을 갚지 못해 결국 박 전 명예회장 소유 서울 한남동 자택이 경매에 나온 것이다. 10일 첫 경매에 들어가는 이 집의 감정가는 29억5천5백18만원이다.

자택 압류와 인연이 깊은 재벌가 인사로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75년 1월부터 서울 장충동1가 104번지에 살기 시작한 최 전 회장은 지난 98년부터 법원의 자택 가압류를 받아왔다. 2001년 5월 법원은 최 전 회장 장충동 자택을 정식 압류하기에 이르렀지만 한 달 만에 해제됐다. 그러나 그해 12월 법원은 다시 최 전 회장 자택을 압류해 경매에 넘겼다. 그리고 2003년 12월 장충동 집은 53년생 김아무개씨 명의로 넘어가 현재는 집이 헐리고 새건물을 짓기 위한 기반공사가 한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