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조동연·야 함익병 등 과거 행적으로 곤혹…캠프 합류한 일반인 사생활 검증 여부 두고는 이견
영입 인재를 둘러싼 논란이 일면서 여야 선대위 모두 비상에 걸렸다. 조동연 서경대 군사학과 교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캠프 공동상임선대위원장으로 영입됐다가 사생활 의혹에 휘말리자 12월 3일 공식 사퇴했다. 사퇴 사흘 전인 11월 30일 조 전 위원장은 이 후보 선대위의 1호 외부 영입 인재로 발탁됐다. 육사 60기 출신인 조 전 위원장은 ‘30대 워킹맘’ ‘우주항공산업 전문가’ 등의 타이틀로 주목 받았다. 그러나 발탁 직후 혼외자 의혹이 제기되자 조 전 위원장은 사의를 표명했다.
더불어민주당에 합류한 데이터 전문가 김윤이 씨도 구설에 휩싸였다. 김 씨는 데이터 전문가로 12월 1일 여성·청년·과학인재로 영입됐다. 하지만 김 씨 회사가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사기 논란에 휘말린 옐로모바일 손자회사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야권은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야당 역시 영입 인재로 고초를 겪는 중이다. 국민의힘은 12월 5일 피부과 의사 함익병 씨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내정했다가 7시간 만에 철회했다. 함씨의 여성비하 발언, 독재 옹호 발언 등이 내정 직후 밝혀지면서다. 또한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된 노재승 블랙워터포트 대표도 과거 5·18 폄하 논란과 정규직 폐지 등의 발언이 드러났다.
사실 선거철만 되면 이런 일들이 반복됐다. 제21대 총선 땐 민주당 영입 인재 2호였던 원종건 씨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원 씨는 시각장애인 어머니와 MBC ‘느낌표’에 출연해 이름을 알렸다. 총선 전 여야 모두 원 씨 영입을 타진했고, 원 씨는 집권 여당 인재로 영입돼 총선 출마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원 씨의 전 여자친구가 원 씨로부터 과거 데이트폭력을 당했다는 폭로 글이 터지면서 원 씨는 사퇴했다. 해당 폭로 이후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인재 영입과 관련해 “사전에 철저히 검증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정가에서는 선거를 앞두고 화제가 될 만한 ‘정치 신인’을 이벤트성으로 영입하는 행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당내에서 차곡차곡 ‘데뷔’를 준비하는 정치인들의 사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뒤를 잇는다. 김해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0년 1월 29일 “선거 국면에서 영입 인재만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공천에서 혜택을 받을 경우 당내에서 열심히 준비하는 이들의 기회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당의 영입 정책을 비판했다.
민주당에 오래 몸담은 익명의 청년 정치인은 “청년을 정치에 잠시 가져다 쓰는 도구로 여기다 보니 당이 영입 인사를 제대로 검증할 기회가 없다”며 “정치권에 있으려면 당내 여러 토론 등을 통해 검증을 받을 장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당 영입 인재의 사생활 검증에는 의견이 분분하다. 후보 신분이 아닌 일반인이 캠프에 합류한 것으로 사생활을 모두 검증 받는 게 옳느냐는 것이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후보를 돕는 사람의 사생활 검증까지는 사실상 어렵다”며 “영입 당시에 어떤 사생활 문제가 있었는지 물어보기 어렵지 않겠느냐. 언론에서 정치인도 아닌 이들의 사생활 부분까지 파고드는 건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반면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당 캠프에서 확실히 이 부분까지 검증을 해야한다”며 “사생활 문제가 공론화 되면 감당할 수 있는지, 국민의 눈높이는 어떤지 봐야 한다”며 “후보는 아니지만 당 선거 캠프에 합류할 때 범죄 경력 등을 당이 협의했어야 하는 부분이라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설상미 기자 sangm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