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17일 방송되는 KBS1 '다큐온'은 '습지가 사라진다' 편으로 꾸며진다.
이상 기온으로 인한 대형 산불과 홍수로 몸살을 앓는 지구. 이런 기후 재앙의 원인은 다름 아닌 습지에 있다.
생물 종의 40%가 사는 생태계의 보고이자 탄소를 저장하고 공기를 정화하는 기능은 물론 다양한 생물종들이 서식하는 습지는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수많은 습지가 무분별한 개발에 의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습지를 터전 삼아 살아가는 생명들 역시 그 생존을 위협받게 되는데 특히 람사르 습지 등재를 앞둔 '화성 습지' 또한 보존의 갈림길에 서 있다.
우리가 꼭 알아야하는 습지 속 생명들의 이야기, 그리고 인간과 자연이 함께 공생하며 살아갈 해법은 무엇인지 고민해본다.
습지를 개발하려는 자와 보존하려는 자의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경삼남도 양산 사송신도시에는 아파트 건설이 한창이다. 얼마 전 이곳에서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 위기종으로 알려진 고리도롱뇽이 발견되었다.
개발로 습지가 사라지면서 길을 잃은 고리도롱뇽이 차가운 맨홀 안에 갇힌 것. 이들을 위해 대체 서식지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환경단체와 공사 관계자의 대립. 습지에 사는 생물 종 하나가 사라지면 그 주변에 얽혀있는 생태계 가 연쇄반응적으로 무너지는데 개발과 보존이 함께 갈 수는 없는 것일까.
습지를 지키는 일은 미래 시대 닥칠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일이다. 작은 연안습지 하나를 지킬 때 얻을 수 있는 탄소 흡수량은 숲에서 배출하는 그린카본의 약 50배나 높다. 게다가 약 1300만톤의 탄소를 저장하고, 연간 승용차 11만대의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양이다.
습지의 놀라운 기능 중 하나는 생물과 토양의 오염물질을 정화해주고 대기의 온도와 습도를 조절해 공기를 맑고 깨끗하게 할 뿐 아니라 풍부한 먹이와 서식처를 제공해 생태계 다양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우리가 습지를 지켜야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습지가 사라지지 않도록 무엇을 해야 하는지, 우리가 미래 세대들에 남겨줄 소중한 유산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때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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