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후보 “어려운 결정 존중”, 윤석열 후보 “늦었지만 환영”
문 대통령은 이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우리는 지난 시대의 아픔을 딛고 새시대로 나아가야 한다”며 “과거에 매몰돼 서로 다투기보다는 미래를 향해 담대하게 힘을 합쳐야할 때”라고 말했다.
또 “특히 우리 앞에 닥친 숱한 난제를 생각하면 국민통합이 절실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5년 넘게 복역해 건강이 악화된 것도 고려했다”면서 “이번 사면이 찬반을 넘어 새시대 개막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 사면을 반대하는 분들의 넓은 이해와 혜량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박 전 대통령 사면 결정을 두고 여야 주요 대선 후보들도 저마다의 입장을 표명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문 대통령의 국민통합을 위한 고뇌를 이해하고, 어려운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지금이라도 국정농단 피해자인 국민들께 박 전 대통령의 진심 어린 사죄가 필요하다”며 “현실의 법정은 닫혀도 역사의 법정은 계속됨을 기억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늦었지만 환영한다”며 “건강이 많이 안 좋다는 말씀을 들었는데, 빨리 회복하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복권이 결정된 한명숙 전 총리, 가석방으로 출소한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에 대해서는 “박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를 이런 분들의 조치와 연결해서 생각하는 것은 마땅치 않다”고 밝혔다.
반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의 사면에 대해 “이석기 전 의원의 가석방을 무마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가석방 요건에는 본인이 뉘우쳐야 한다는 내용이 있는데 이 전 의원은 전혀 뉘우치지 않고 있다”며 “국민의 저항을 막기 위해 박 전 대통령 사면으로 물타기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문 대통령에게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사면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심 후보는 “문 대통령은 ‘사면권 최소화’가 원칙이라고 누누이 밝혀왔다”면서 “그런데 역사의 물줄기를 바꿀 수 있는 중대한 사면에 대해 최소한의 국민적 동의도 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2022년을 앞둔 오는 31일자로 총 3094명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징역 22년이 확정돼 수감 중인 박 전 대통령이 사면 대상에 포함됐고, 2년형을 복역하고 만기 출소한 한 전 총리의 복권이 결정됐다. 아울러 행정제재 대상자 총 98만 3051명에 대해 특별감면 조치를 시행했다.
김성욱 기자 nmds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