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야구하러 안 가?” 조금만 기다려~
▲ 홍순국 메이저리그 사진전문기자 |
이쯤 되면, 악타 감독님은 아침에 눈 뜨기가 싫어질지도 모릅니다. 부상을 털고 복귀한 선수들이 조금 적응할 만하면, 또 다른 선수들이 부상으로 나가 떨어지니까 제대로 된 라인업을 짜기가 어려운 현실인 거죠.
10개월의 재활을 거쳐 정말 힘들게 빅리그에 복귀한 사이즈모어의 무릎 부상 소식은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올 시즌에만 세 차례나 부상자명단에 올랐으니, 그 친구는 얼마나 절망스러울까요. 그러나 다행히 무릎 수술은 하지 않는 걸로 판명났네요. 대신 사타구니 안쪽 부분을 수술받았다고 하는데, 큰 수술이 아니기 때문에 무릎이 회복되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겠죠.
제가 지금 남 걱정할 때가 아닌데…^^ 저도 지난주부터 강도 높은 손가락 재활 운동에 돌입했습니다. 무게가 차이가 나는 고무공을 잡았다가 던지는 것을 반복하기도 하고, 하루도 빠트리지 않고 수술 부위를 마사지 받으며 뭉치고 당기는 느낌을 없애려고 노력 중입니다.
수술한 지 3주하고 3일이 지났는데,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재활 프로그램은 6주 정도 지나야 할 수 있는 회복 운동이라고 해요. 아마도 이번 주 담당 의사를 만나면 상체 재활 프로그램과 관련해 대화를 나눌 예정인데요, 워낙 초스피드로 재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니 좋은 소식도 전해 들을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운동장과 집을 오가는 반복적인 일상들. 스프링캠프 때는 타격 훈련을 하며 감각을 끌어올리는 일로 몸이 더 분주했는데, 지금은 정말 단조롭고 심심한 생활의 연속입니다. 재활이라는 게, 한마디로 자기와의 싸움이거든요. 통증을 참고, 계속 박차를 가해야 그 아픔이 서서히 줄어들면서 면역이 생기게 됩니다.
2007년 팔꿈치 수술을 할 때도, 지난해 오른손 엄지손가락 부상을 당했을 때도 다시 야구장에 서기까지 지루한 재활을 반복하며 때가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잘 버틸 수 있을 거라고 자신했지만, 막상 또 그 과정을 겪다보니 하루 하루를 보내는 게 쉽지가 않네요.
클리블랜드 홈 경기가 있을 때는 동료 선수들과 자주 만나게 됩니다. 그들과 있을 때는 잠시 재활을 잊고 즐거운 대화를 나누다보면 시간가는 줄을 몰라요. 그러나 경기 전 훈련 시간이 되면 전 집으로, 그 선수들은 야구장으로 향합니다. 지금 추신수의 현실을 가장 대변해주는 장면이 아닐까 싶어요.
이런 상황에서도 두 아들 녀석들은 아빠가 집에 있는 게 신나는 모양이에요. 무빈이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아빠부터 찾아요. 본격적으로 무빈이와 놀아줄 시간이 돌아온 거죠. 그래도 무빈이는 아빠의 부상을 이해하지만 둘째 건우는 TV로 야구 중계를 보면서 이런 얘기를 합니다. “아빠는 왜 TV에 안 나와?” “TV에 나오는 대신 건우 옆에 있잖아” “이제 야구하러 안 가?” “건우야, 아빠도 진짜 가고 싶다. 야구하러….”
클리블랜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