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학부모·지역사회 ‘똘똘’ 자녀 기상·식사·숙제 등 관리 지원…겨울방학이 성공 여부 시험대
정부가 사교육을 엄격히 단속하기로 한 것은 그 비용이 천문학적인 규모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가정이 파탄나기 일쑤였고, 고액 학원비를 대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는 일까지 빈번했다. 특히 사교육비가 저출산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당국은 칼을 꺼내 들었다. 이를 피하기 위해 조기 유학을 보내는 부모들이 늘어나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사교육 시장은 크게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당국은 단순히 사교육을 옥죄는 것을 넘어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아이들의 건전한 성장을 도모해왔다. 이른바 ‘솽젠(双减·학부모와 학생의 부담을 줄임) 정책’이다. 이 정책은 의무교육을 받아야 하는 초중고 학생들의 과도한 학업 부담을 줄이는 게 목표다. 학교 밖의 교육, 즉 사교육도 여기에 포함된다. 아이들의 ‘필수 코스’로 여겨졌던 이중언어 사교육은 사실상 금지됐다. 정작 중국어 실력이 엉망이라는 지적 때문이다.
겨울방학을 앞두고 당국은 ‘솽젠 정책’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교육 당국 한 관계자는 “방학 때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칠지 막막해 하는 부모들이 많다. 또 학원을 보내지 않아도 되는지 불안해하는 부모도 있다. 이를 해소하고 부모와 아이들이 즐거운 방학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당국은 홍보 일환으로 사교육을 받지 않는 학생들의 인터뷰를 대거 소개했다. 한 학생은 “숙제가 줄고 외부 활동을 늘렸다”면서 “기분이 좋아지고 가정이 화목해졌다”고 했다. 또 다른 학생도 “학원에 갈 필요가 없어졌다. 예전엔 수업 때 정답만을 발표해야 했는데, 이젠 우스꽝스럽더라도 솔직한 답을 해도 됐다. 수업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전했다.
또한 방학을 맞은 아이들을 위해 학부모, 학교, 관련 부처가 해야 할 일도 알리고 있다. 우선 학부모의 경우 아이 교육 1차 책임자임을 다시 강조했다. 2021년 10월 23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를 통과한 가정교육촉진법엔 “부모는 가정이 첫 수업이고, 본인이 교사라는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미성년자에 대한 가정교육의 주체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입법으로 가정교육의 필요성을 분명히 한 셈이다.
가정교육촉진법에 따르면 부모는 자녀들의 개인차를 존중하는 바탕 위에서 개인적 덕목, 국가관념, 공동체 의식, 법치, 탐구 정신, 학습습관을 가르쳐야 한다. 또 부모는 방학생활을 계획하고 체계적으로 지도하기 위해 관련 서적을 읽고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이를 따르지 않고 아이를 방치하면 위법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점을 부모는 깨달아야 한다.
다음은 학교다. 방학이 되면 학교 측은 학부모와의 소통을 꾸준히 해야 한다. 소통의 목적은 학부모가 자녀의 능력, 교양을 함양할 수 있도록 적절한 조언을 하는 것이다. 그동안 학부모가 구체적인 행동 요령을 물으면 교사들은 연수기관을 추천하곤 했다. 왜냐하면 교사조차 잘 몰랐기 때문이다. 이보다는 교원 훈련을 통해 전문성을 높여 학부모와 직접 상호관계를 맺도록 해야 한다.
학교는 방학을 앞두고 학부모 수요와 관심사에 맞춰 전공자를 초빙해 방학 중 학습과 생활에 대한 구체적인 매뉴얼을 교육해야 한다. 또 생활권고 리스트를 작성하도록 도와야 한다. 당국은 가정교육 전문가, 학과 교사, 담임, 학부모 등이 학년별 심신 발달 특성을 반영해 리스트를 만들도록 했다. 생활권고 리스트는 나이에 따라 기상 및 휴식 시간, 과목별 과제, 노동, 자유활동 등의 일정이 담겨 있다. 학부모는 이를 바탕으로 자녀의 방학 생활과 학습을 지도한다.
학교는 전문적인 상담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번 겨울방학은 ‘솽젠 정책’의 성공 여부를 좌우할 중대한 시험대다. 아직 학부모들의 인식이 부족해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에 학교가 주도적으로 상담팀을 운영해야 한다. 상담 인력은 학부모들과의 질의응답을 수시로 진행해, 과학지도와 상담을 제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교육 부처는 앞서 언급했던 학부모와 학교의 실천을 돕기 위한 학습 및 생활환경 조성에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구체적으론 각 부처 관내에 온라인 플랫폼을 마련해 지역사회 가정교육 지도센터를 추진해야 한다. 이 센터를 중심으로 지역사회가 방학기간 중 자녀들의 교육에 적극적으로 힘을 합쳐야 한다.
학부모가 소속된 직장은 직원 자녀들에게 학습장, 운동장, 학습자원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 방학 기간 중 가정교육에 참가하기 어려운 특수 직종 직원들의 경우 직장 노동조합이 적극적으로 뒷바라지를 해야 한다. 교육 부처는 직장에서 이를 잘 따르도록 적극적인 관리를 게을리 해선 안 된다.
부처가 운영하는 지역사회 지도센터는 방학 동안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식사부터 방학숙제까지 모든 걸 포함해서다. 관내 아이들의 건강, 안전을 비롯해 도서실 운동장 등 다양한 시설도 구비해야 한다. 또한 여건이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 전문인력을 초빙, 아이들의 집단놀이와 취미활동 일정도 짜야 한다.
특히 농촌의 경우 아이들이 방치되는 일이 빈번하게 있다. 교육부처는 각 마을협의회와 상의해 농촌지역에 교육서비스 센터를 설치하도록 한다. 전문인력들이 현장 또는 온라인을 통해 가정교육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관내 대학생들과 봉사단체를 적극 활용해, 농촌 지역 아이의 교육 질을 높여야 한다. 농촌 지역 아이들도 수준 높은 취미를 갖고, 질 좋은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데 그 누구도 이견을 달지 않을 것이다.
중국=배경화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