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부담에 유상증자 논란 지속…중립 의견 낸 증권가 “부채·지분가치 희석 부담 남아”

한화솔루션에 따르면 미국향 셀 통관 지연 해소와 중국산 태양광 제품 우회 수출 규제 강화가 맞물리며 미국 모듈 판매량과 판매가격이 동반 개선됐다. 케미칼 부문도 전쟁 변수로 3월 이후 유가와 제품 가격 상승분이 반영되면서 기존 재고로 생산한 제품의 마진이 개선되는 래깅 효과가 나타나며 선전했다.
증권가에서는 한화솔루션이 턴어라운드 초입에 들어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 정부가 중국산 태양광 제품 견제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데이터센터 확장과 전력 부족 문제가 맞물리면서 태양광과 ESS(에너지저장장치) 수요가 함께 늘고 있기 때문이다.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될수록 미국 내 전력 수요도 커지는 만큼 태양광 시장의 성장 여력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규모 설비투자가 올해 마무리 국면에 들어서는 점도 기대 요인이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조지아주 달튼과 카터스빌 공장을 중심으로 북미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인 ‘솔라허브’를 구축해왔다. 카터스빌 공장이 올해 하반기 본격 가동되면 태양광 전 밸류체인을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수직계열화 효과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실적은 올해부터 턴어라운드가 시작되는 흐름이고 설비 투자도 올해가 거의 마무리 단계로 볼 수 있다”며 “내년부터 매출이 더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재무 부담은 여전하다. 2026년 1분기 말 기준 한화솔루션의 연결 부채총계는 22조 9326억 원, 자본총계는 11조 9977억 원이다. 부채비율은 약 191.1% 수준이다. 같은 기간 이자 등 금융비용도 1503억 원에 달했다. 1분기 영업이익이 926억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차입 부담이 실적 개선 효과를 상당 부분 제약하는 구조다.
여기에 미국 자회사에 대한 채무보증 확대도 압박 요인이다. 채무보증은 당장 현금이 빠져나가는 차입금은 아니지만 자회사가 채무를 갚지 못할 경우 모회사인 한화솔루션이 대신 상환해야 하는 우발채무다. 한화솔루션은 1월 22일 자회사 Hanwha Q CELLS USA Inc.의 국민은행 뉴욕지점 차입금에 대해 8968억 원 규모의 채무보증을 결정했다. 이어 4월 28일에는 계열회사 Hanwha Q Cells Americas Holdings Corp.가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조달하는 자금에 대해 5156억 원 규모의 지급보증을 결정했다. 5월 20일 공시 기준 채무보증 총잔액은 9조 1561억 원 수준이다.
미국 첨단 제조 생산세액공제(AMPC)를 조기 매각하는 것도 재무 부담과 맞물려 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5월 21일 지난해 수령한 AMPC 가운데 2000억 원(1억 3000만 달러) 규모를 최근 매각했다고 밝혔다. 미국 태양광 사업을 통해 확보한 보조금을 만기까지 기다려 수령하는 대신 제3자에게 양도함으로써 차입금과 이자 부담을 조속히 낮추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다만 조기 매각의 경우 할인율이 적용된다. 한화솔루션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총 1조 3000억 원 규모의 AMPC를 수령했고 이번 거래를 포함해 총 1조 1300억 원(8억 1200만 달러) 규모를 매각했다.
재무 부담은 유상증자 논란으로 번졌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3월 26일 약 2조 3976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공시했다. 신주 7200만 주 발행으로 기존 주식 수의 40%를 웃도는 물량이 새로 풀리는 구조였다.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지분율과 주당 가치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조달 자금 중 1조 5000억 원 안팎이 채무상환에 배정되면서 차입 부담을 주주에게 떠넘긴다는 반발도 커졌다.
이후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가 이어지자 한화솔루션은 4월 17일 발행 주식 수를 7200만 주에서 5600만 주로 줄이고 증자 규모를 약 1조 8144억 원으로 축소했다. 5월 26일에는 다시 증자 규모를 약 1조 7093억 원으로 줄이고 채무상환 자금을 약 8016억 원으로 축소했다. 두 차례 축소 과정에서 채무상환 자금 비중은 줄었지만 대규모 증자를 둘러싼 주주 부담 논란은 해소되지 못했다. 증자 규모가 줄어들수록 희석 부담은 낮아지지만 재무구조 개선 효과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딜레마다.
증권가에서도 신중론이 나왔다. 1분기 호실적을 올리면서 대부분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올리고 매수의견을 유지했지만 미래에셋증권, DB금융투자, 삼성증권 등 일부 증권사는 중립 의견을 제시했다. IBK투자증권은 단기매수 의견을 냈다. 목표주가는 분기 실적 등에 따라 기계적으로 조정될 수 있지만 투자의견 중립은 성장성과 재무부담에 대한 보수적 판단이 반영된 신호로 읽힌다. 단기매수 역시 단기 모멘텀에 따른 제한적 상승 여력을 인정한 판단에 가깝다는 해석이다.
각 증권사가 보수적 의견을 낸 배경도 유상증자 부담과 맞닿아 있다. 채무상환으로 얻는 재무개선 효과보다 신주 발행에 따른 지분가치 희석 효과가 더 크다는 판단이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 유상증자로 일부 차입금을 갚더라도 여전히 11조 원에 가까운 순부채가 남는다”며 “단순 계산해도 매년 수천억 원의 이자비용을 부담해야 하는데 향후 개선된 실적으로 이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미국 설비투자를 마무리하고 상업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유상증자 추진과 보조금 매각을 비롯한 여러 자구안을 실행하고 있고 하반기부터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현재 추진 중인 방안들이 계획대로 이뤄진다면 재무구조도 상당 부분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김정민 기자 hurrymi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