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감독 원했지만 말레이시아 요청 수락”
대한축구협회는 21일 보도자료를 내며 "김판곤 위원장이 사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행선지는 말레이시아 국가대표팀 감독이다.
말레이시아 축구협회는 이날 김판곤 위원장을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협회에 사임 의사를 밝힌 김 위원장은 오는 27일 레바논전, 2월 1일 시리아전까지 국가대표팀과 동행한 이후 물러날 예정이다.
말레이시아는 이달 초 김 위원장에게 감독직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축구협회에 보고 이후 협회가 이를 승낙, 김 위원장이 떠나게 됐다.
김 위원장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이후 어수선하던 축구협회에 부임, 약 4년간 임무를 수행해왔다. 파울루 벤투(남자 A대표), 김학범(남자 U-23 대표), 콜린 벨(여자 A대표), 황인선(여자 U-20 대표), 황선홍(남자 U-20 대표), 김은중(남자 U-20 대표) 등 각급 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부임 이후 국제대회 성적도 눈부셨다. 아시안게임 우승(2018), U-20 월드컵 준우승, U-17 월드컵 8강, 동아시안컵 우승(2019), AFC U-23 챔피언십 우승(2020), 올림픽 8강(2021) 등의 성과에 기여했다. A대표팀은 2022년 현재 월드컵 본선 진출을 목전에 뒀다.
김판곤 위원장은 "말레이시아 감독으로 선임돼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 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 축구협회, 축구인과 축구팬 여러분들께 감사 말씀 드린다. 특히 이 자리를 제안해 주고 전폭 지원해준 홍명보 전 전무님께도 특별히 감사 드린다"면서 "국가대표팀의 최근 경기력을 보았을 때 조만간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연령별 대표팀, 여자대표팀 역시 올바른 방향으로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현장 복귀에 대한 개인적 생각도 밝혔다. 그는 "현장 복귀는 K리그 팀이 되기를 기대했다"면서 "월드컵 예선 일정 등 여러 사정으로 인해 시기가 맞지 않았다. 말레이시아의 발전 가능성과 비전에 공감했고 새로운 도전을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김판곤 위원장이 감독으로서 지휘하게 될 말레이시아는 태국의 우승으로 마무리된 지난 스즈키컵(동남아시아연맹 챔피언십)에서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라오스와 B조에 편성, 2승 2패를 거두며 조별리그 3위를 기록한 바 있다.
말레이시아의 현재 피파랭킹은 154위다. 아시아 내 30위로 동남아에서는 베트남, 태국, 필리핀, 미얀마 등의 뒤를 잇고 있다.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은 98위,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는 164위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