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있는데…’ ‘고작 7일 격리했는데…’ 편견, 격리해제 불구 출근·등교 못하는 경우 적잖아
애초 자택치료 기간은 10일이었다. 이 가운데 7일은 ‘건강관리 기간’으로 전담병원을 통해 비대면 진료 등으로 건강관리가 이뤄진다. 7일이 지난 상황에서 증상이 없다면 3일 동안의 ‘자가격리 기간’으로 이어지고 10일이 모두 지나면 그 다음날 정오 무렵에 자가격리가 해제된다. 그런데 26일부터는 건강관리 기간 7일이 지나면 3일 동안 자가격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백신 미접종자는 7일의 건강관리 기간이 끝난 뒤 3일 동안의 자율격리 기간이 부여되는데 강제성이 없는 권고 사항이라 별도의 이탈 관리 등은 없다.
다만 이런 기준은 무증상 확진자이거나 증상이 있었을지라도 모두 치료된 경우다. 증상이 남아 있을 경우 7일의 ‘건강관리 기간’이 며칠 더 늘어난다. 이는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7일의 건강관리 기간은 증상이 있으면 며칠 더 늘어날 수 있고, 건강관리 기간이 모두 종료되면 그때부터 다시 3일의 자가격리 기간이 부과됐다. 앞으로는 3일의 자가격리 기간만 사라지는 셈이다.
확진자 입장에선 재택치료로 인한 격리 기간이 3일 줄어들어 일주일 뒤 외출이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불편이 다소 줄어들게 된다. 그렇지만 확진자 격리가 일주일 만에 끝난다는 부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던 이들이 격리에서 해제된 뒤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물론 건강에 대한 걱정이지만 “음성 판정이 나왔느냐”는 질문도 만만치 않게 듣게 된다. 그렇지만 이 질문의 답은 확진자들도 모른다. 현재는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아 음성 판정을 받으면 격리가 해제되는 게 아니라 방역당국이 정한 기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격리가 해제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최근 그 기준이 10일에서 7일로 줄어들었다.
격리가 해제된 확진자들이 다시 PCR 검사를 받으면 양성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아직 체내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남아 있기 때문인데 감염력 없는 바이러스 조각들로 인해 양성이 나오는 것이라 격리가 해제되는 것이다. 완치 이후에도 짧게는 수일에서 수주, 길게는 6개월 뒤에도 양성 반응이 나올 수 있다.
재택치료 기간이 10일에서 7일로 줄어든 것은 오미크론의 특성 때문이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오미크론은 세대기(전파감염속도)가 짧기 때문에 감염 지속기간이 델타보다는 짧다는 연구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흐름은 해외에서도 비슷하게 파악되고 있다. 미국과 영국 등의 국가들은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된 뒤 무증상 확진자의 자가격리 기간을 5일로 줄였다.
결과적으로 방역당국은 오미크론에 확진된 경우 자가격리 상태에서 7일 동안 재택치료 등을 받으면 행여 다시 양성 반응이 나올지라도 더 이상 전염력이 없어 일상생활로 복귀해도 된다는 입장이다. 이에 자가격리 기간이 끝나면 보건소에서 ‘격리해제 확인서’를 발급해준다.
그렇지만 자가격리가 해제된 확진자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불안함이 많다. 일부 회사에서는 격리해제가 됐지만 음성확인서를 발급 받을 때까지 출근을 막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코로나19에서 완치됐음에도 길게는 6개월 동안 출근을 못할 수 있다. 이는 방역지침 위반이다. 방역당국이 격리해제된 확진자에게 발급하는 ‘격리해제 확인서’는 음성확인서를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에서 아이를 둔 학부모들의 걱정이 깊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아이가 격리해제가 된 뒤에도 주위 시선 때문에 학원에 등원시키지 못하기도 하고, 심지어 동네 놀이터에서 놀게 하지도 못하는 경우가 있어서다. 다른 학부모들이 “음성 확인서 받았어?” “7일 만에 돌아다녀도 돼?” 등의 질문을 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자체적인 자가격리를 한다는 학부모들이 많다.
모든 가족이 코로나19에 확진돼 최근 재택치료를 받은 한 초등학생 학부모는 “아이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 함께 학교나 학원에서 같이 수업한 아이들도 다 PCR 검사를 받아야 하고 자가격리까지 하는 경우가 있어 재택치료 내내 미안한 마음에 죄인이 된 것 같았다”라며 “방역당국이 정한 기준에 맞춰 모든 과정을 거쳐 격리해제 통지서를 받았는데 여전히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시선이 많아 마치 우리 아이한테 주홍글씨가 새겨지는 것 같아 이제는 너무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