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담한 짝사랑 디테일로 시청자 공감↑…걸크러시 매력까지 갖춘 ‘직진 채란’
극 중 전혜원이 연기한 정채란은 김지웅(김성철 분)을 향한 짝사랑의 마음을 담담하게 표현해 시청자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런 한편, 등장인물들이 속마음을 깨닫게 하는 임팩트 있는 대사로 걸크러시 매력을 선보이는 등 '그 해 우리는'의 재미와 몰입도를 더욱 높이며 전방위로 활약했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이하는 전혜원의 '그 해 우리는' 종영 일문일답 전문.
―'그 해 우리는'을 끝마친 소감은.
"우선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 이렇게까지 채란이가 많은 관심을 받게 될 줄 몰랐는데 채란이를 향한 과분한 사랑과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셔서 행복했다. 촬영을 마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벌써 그 시간이 그리워진다. 시청자로서도 애정이 많이 가는 작품이어서 끝난다는 게 무척 아쉽다."
―정채란 역을 연기하면서 어땠는지.
"방송 초기의 채란이 감정을 정리하는 게 많이 어려웠다. 좋아하는 티가 나지 않으면서도 너무 무뚝뚝하지 않게, 하지만 무엇보다 지웅과 다른 회사 사람들 사이에 리액션이 달라야 했기 때문에 완급 조절과 관련해서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었다. 잘 표현되었는지 스스로 많이 묻고 모니터링에 힘썼다. 그런데 방송을 보고 난 후 시청자분들의 반응을 보니 고민했던 부분들이 잘 드러났는지 깊이 몰입해서 봐주셔서 뿌듯했다."
―안경 소품, 헤어스타일 등 캐릭터에 맞춘 외형적인 부분부터 짝사랑하는 사람의 작은 디테일들이 잘 표현됐다는 반응이 있었다. 특별히 준비한 부분들이 있었는지.
"처음 안경을 쓰는 설정은 ‘조연출’ 캐릭터에 어울릴 것 같아서 사전에 직접 준비해 감독님을 만났다. 안경도 여러 개 준비해서 맞춰보고, 자연스러움을 위해 조명 반사가 있지만 안경알도 꼭 넣어서 촬영했다. 그리고 지웅을 좋아하는 마음이 커지면서 사무실에서도 안경 대신 렌즈를 끼거나 평소와 색다른 모습을 보이고 싶어서 외출할 때는 머리 풀기 등 디테일들을 의논하고 준비했다. 캐릭터 안에서 최대한 표현해 보고 싶어서 작은 변화들을 줬는데 이런 부분까지 관심 있게 지켜 봐주신 분들이 많아서 신기하고 즐거웠던 작업이었다."
―현장 분위기나 동료 배우들과의 케미·호흡은 어땠는지.
"가장 호흡을 많이 맞췄던 김성철 배우가 실제로도 선배이지만 팀의 리더처럼 임턴(이승우 분)과 채란을 잘 챙겨줬다. 분위기 메이커였고 채란을 편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줘서 즐겁게 촬영했다. 촬영을 마치고 감사함을 표했다. 방송을 통해 시청자분들이 느꼈던 그 분위기가 촬영장 모습 그대로였다. 촬영할때도 잔잔하고 편안하고 포근한. 게다가 모든 촬영 장소들이 너무 예뻐서 매번 감탄했고, 특히 여행 장면을 찍을 때는 혼자 산책도 많이 할만큼 아름다웠다. 좋은 배우들과 스태프분들…이런 분위기의 현장을 또 한번 다시 만나고 싶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13회 에필로그 장면이 생각난다. '선배의 결말은 뭐예요?'라고 묻던 장면이다. 그 장면을 촬영할 때 위 대사를 하기 전에 실제로 많은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문장 사이사이 긴 공백이 생기기도 했다. 채란이의 입장에서 '이 질문을 하는 게 어떤 심정일까?' 그리고 '선배의 대답에 따라 채란이는 어떤 행보를 하려는 것일까?'와 같은 질문들이 머릿속을 스쳤다.
그리고 지웅이 연수를 좋아한다고 고백한 장면을 좋아한다. 그 신이 채란이의 마음을 더욱 단단하게 만든 계기가 된 순간이었다고 생각했다. 지웅이를 향한 자신의 마음을 확실히 인지하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최선을 다하는 채란이의 마음과 행동이 대본을 읽는 내내 느껴졌다. 이후로 확실하게 마음을 표현하는 ‘직진 채란’을 연기하기 위해 더욱 집중했다."
―댓글이나 반응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면.
"'이 배우 그 배우였어?'란 반응들이 좋았다. 채란은 화장기 없는 얼굴이었는데 거의 내 얼굴 그대로가 화면에 나왔다. 스타일링에 따라 이미지가 많이 바뀌는 편이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큰데 그런 대중의 반응은 힘을 더 솟게 하는 피드백이었다. 앞으로가 기대가 된다는 메시지들도 감사했다."
―전혜원에게 '그 해 우리는'은 어떤 작품으로 기억 될 것 같은지.
"드라마 제목 '그 해 우리는'처럼, '그 해 혜원은'…촬영했던 작년 여름부터 방송을 마치는 지금 겨울까지의 모든 순간들이 잔상처럼 오래 기억될 것 같다."
―'그 해 우리는'을 사랑해 준 시청자들에게 마지막 인사 부탁드린다.
"저도 채란으로서, 시청자로서 '그 해 우리는'을 통해 힐링과 감동, 즐거움을 느끼셨던 모든 분들과 같이 그 감정을 공유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뜻깊었습니다. 보내주신 응원과 사랑의 메시지 덕분에 더욱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 안고 갑니다. 즐겁게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