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알선부터 특수폭행교사까지 혐의 모두 인정…감형 판결에 영향 미쳤나
27일 오전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업무상 횡령 △식품위생법 △상습도박 △외국환거래법 위반 △특수폭행교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성매매 알선, 성매매) 등 9개 혐의로 기소된 승리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다. 이는 1심 선고인 징역 3년과 추징금 11억 5690만 원을 절반 가까이 감형한 판결이다.
2심 재판부의 대폭 감형에는 승리의 태도 변화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1심 재판 과정에서 승리는 근거가 비교적 확실한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를 제외하고 나머지 8개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하는 한편, 대부분의 혐의를 동업자인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공동대표에게 떠넘기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항소심에선 돌연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한다고 밝혔던 것이다. 혐의를 무죄로 인정할 만한 새로운 증거나 주장이 나온 것이 없다면 이 같은 '절반 감형'에는 승리의 혐의 인정과 반성 등의 태도 변화가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파악된다.
승리는 2018년 말경 불거진 '버닝썬 게이트'로 국내외 뉴스의 중심에 섰다. 자신이 운영하는 클럽 '버닝썬' 내에서 발생한 폭행사건이 시발점이 됐던 이 논란은 횡령 등 사업 운영 전반의 부실성과 더불어 이른바 '승리팸'으로 불리는 연예인들의 섹스 스캔들 등으로 확대되면서 대중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또 자신의 사업 투자를 받기 위해 VIP 투자자들을 상대로 성 상납을 해 왔다는 폭로도 이어지면서 단순 연예인의 일탈이 아닌 사회적 문제로 비화됐다.
'버닝썬 게이트'에 연루됐던 주요 인물들 가운데 집단 성폭행과 불법촬영 혐의로 2년 6월형이 확정됐던 전 FT아일랜드 리더 최종훈은 지난 2021년 11월 8일 만기출소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가수 정준영은 징역 5년이 확정돼 2024년 3월까지 복역해야 하는 처지다. 이들은 모두 승리의 군사재판의 증인이나 주요 참고인으로 신청·소환돼 왔던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승리는 지난 2021년 8월 1심 선고 후 법정 구속돼 현재 국군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당초 그의 전역은 2021년 9월 16일이었으나 항소심으로 인해 군사법원이 추가 재판을 맡게 되면서 전역이 보류된 상태다. 승리와 군 검찰 양 측이 모두 상고하지 않아 항소심 선고가 최종 확정될 경우 승리는 1년 1개월 더 복역한 뒤 출소하게 된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