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저 “사이버수사대 피한다는 빌미 수수료 요구”…페이온 “내용증명 보낼 것”
페이온은 국내 포털에서는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고 오직 구글에서만 검색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해외에 서버를 둔 사이트로 추정된다. 이 페이온은 사회관계망(SNS)인 페이스북을 통해 고수익을 실현해준다는 광고를 게재하고 카카오톡에 오픈 채팅방을 개설한 후, 문 게임사이트에 참가할 유저를 모집한다.
페이온이 개설한 해당 카카오톡 채팅방에는 고수익을 실현한 유저들이 글을 게재해 바람을 잡고, 금전적으로 궁핍한 사회적 약자를 유인하는 내용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게임을 통해 고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그럴듯한 방법을 알려주면서 게임에 참가토록 유도한다.
카카오톡 채팅방은 실제로 페이온이 안내한 대로만 하면 한 달에 몇 천만 원도 수월하게 번다는 사례 등으로 그럴싸하게 포장돼 있다. 고소득을 실현했다는 유저들은 입금내역까지 자랑하며 게임 참가를 부추기고 있다.
‘문(MOON BOMb)’ 사이트의 주력게임인 ‘지뢰 찾기’는 구조가 단순해서 쉽게 참여 가능하다. 페이온은 ‘문 게임사이트 지뢰 찾기 소스를 분석하면 지뢰를 피할 수 있기에 고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설명으로 판돈을 지정해 게임에 임하게 한 이후 성공보수로 환전금액의 10% 수수료를 요구한다. 수시로 입금 계좌가 변경되기에 항상 계좌번호를 문의한 후 지정된 계좌로 현금을 입금한 후 게임을 시작한다.
페이온은 ‘문(MOON BOMb)’의 호객을 담당하는 사이트로 보인다. 특히 문(MOON BOMb)의 게임인 지뢰 찾기의 소스를 파악한다는 건 ‘프로그램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면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인 점으로 미뤄볼 때, 이들 두 사이트의 운영자는 사실상 동일인이거나 상당히 밀접한 관계로 추정된다.
문제는 이렇게 게임에 참여토록 유도한 이후 실제로 수익이 실현되면 말이 바뀐다는 점이다. 문 게임사이트에서 피해를 본 A 씨(경남 거주)는 “페이온이 시키는 대로 지뢰 찾기 게임에 참여하고는 9000만 원 이상의 수익을 창출했다. 이 과정에서 100만 원 정도의 현금을 게임머니로 환전해서 투입했다. 사이트 측에서 ‘판돈 전부를 환전하면 의심한다’며 ‘4200만 원으로 낮추라’고 해서 일부러 져주는 게임을 한 후 환전을 신청했다. 환전이 안 돼 문의하니 ‘가상계좌 개설 명목으로 수익의 30%인 1200만 원을 입금해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가 1200만 원을 입금하기 어려워 30%를 먼저 공제하고 환전을 해달라고 요청하자 이번엔 ‘세무서 또는 사이버수사대를 피하고, 금감원 및 금융당국에서 부정수익으로 인해 조사를 받을 확률이 크기에 브로커를 통해 가상계좌를 개설한 이후 모두 환전해 주겠다’고 답변했다. 이에 다시 내가 게임에 투입한 원금만 돌려달라고 요청하자 강제로 탈퇴시켰다”고 밝혔다.
문 게임사이트 측은 “우린 정상적인 사이트다. 환전 신청한 금액은 게임머니다. 이 금액으로 환전수수료를 대체할 수는 없다. 환전은 발급 업체에 커미션을 제공해 이뤄지는 부분이라, 먼저 가상계좌 발급이 진행되지 않으면 어떠한 환전도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게임유저 모집 사이트인 페이온은 A 씨의 강력한 항의에 “수수료 미지급과 관련해선 게임 약관에 명시돼 있다. 우리 쪽에서 내용증명을 보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민규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