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은 나의 힘!” 이현중의 진심어린 한국팬 서비스

부모님은 태극기 문양 티셔츠 입고 농구장 찾아…현지 중계진 “이현중은 한국의 록스타”

[일요신문]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 사는 윤용준 씨 부부는 최근 대형 태극기를 새로 구입했다. 데이비슨 대학 3학년으로 2021-2022 NCAA(미국대학스포츠협회) 디비전Ⅰ 애틀랜틱 10 컨퍼런스에 출전하고 있는 이현중을 응원하기 위함이다. 윤 씨의 설명에 의하면 이현중이 1학년 때만 해도 그가 데이비슨 대학에서 농구하는지 잘 몰랐다고 한다. 2학년 때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시즌이 조기 종료되면서 농구장에 갈 수 없었다. 3학년 이현중이 팀 에이스로 활약하며 유명세를 타자 데이비슨 대학 인근에 거주 중인 윤 씨 부부는 지인들과 농구장을 찾게 됐고, 한국 팬을 대하는 이현중의 인간적인 면모에 흠뻑 빠져 그 후론 홈경기가 있을 때면 열 일 제치고 이현중을 응원하기 위해 농구장을 찾는다고 한다.

이현중의 NCAA 세번째 시즌, 경기장을 찾는 한국인 팬들이 많아지고 있다. 사진=이영미 기자

윤 씨는 샬럿 외에도 노스캐롤라이나주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에게 이현중 경기를 보러 농구장에 같이 가자고 적극 홍보한다. 농구장으로 향할 땐 아내와 태극기 문양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가는데 이현중이 태극기를 보고 힘을 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우러난 퍼포먼스라는 말을 덧붙인다.

2월 24일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 UPMC 쿠퍼 필드하우스에서 열린 2021-2022 NCAA 디비전Ⅰ 애틀랜틱 10 컨퍼런스 듀케인 대학과 데이비슨 대학의 경기는 데이비슨대가 74-50으로 승리하며 마무리됐다. 이날 경기에서 이현중은 무려 27점을 올렸는데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선수가 이현중이었다. 듀케인 대학 원정 경기였음에도 이날 농구장에는 20여 명의 한국 팬들이 모여 이현중의 폭발적인 실력에 뜨거운 응원을 펼치기도 했다.

이현중은 자신을 보러 경기장에 온 한국 팬들을 위해 경기 후 샤워를 마치고 다시 코트로 나와 팬들과 일일이 사진을 찍고 사인을 해주며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팬들은 남은 경기에서도 이현중이 부상을 조심하며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현중은 원정 경기에서 여러 한국 팬들을 만날 수 있는 부분에 크게 감동했다.

홈경기가 있는 날이면 이현중은 팀 관계자를 통해 한국 팬들을 위한 여러 장의 티켓을 준비해놓는다. 선수들에게 제공되는 티켓이지만 티켓이 부족할 경우엔 다른 선수에게 양해를 구해 티켓을 더 확보할 때도 있다.

한국 팬들의 응원으로 이현중은 경기 중 큰 힘을 얻는다고 전한다. 사진=데이비슨 대학 제공

이현중은 이와 관련해 “시즌이 막바지로 향하면서 체력적으로 힘들 때가 많은데 경기장에서 한국 팬들을 만날 때마다 큰 힘을 얻고 있다”면서 “티켓은 얼마든지 준비해 놓을 테니까 농구보러 많이 와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NBA 진출을 목표로 하는 이현중에게 농구장에서 직접 만나는 한국 팬들은 엄청난 동기부여를 제공한다. 이현중은 자신을 좋아해주는 팬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경기하는 데 더 자극이 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이런 현상들은 데이비슨 대학 관계자들은 물론 경기를 중계하는 캐스터나 해설자들한테도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듀케인 대학전에서 이현중의 활약을 설명하던 중계진은 이현중을 향해 “한국의 록스타”라고 표현하며 그를 취재하는 한국 기자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현중은 단순히 데이비슨 대학 선수만이 아니라 자신이 한국을 대표해 NCAA에서 뛰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걸 부담으로 느끼지 않고 자신감으로 승화시키는 게 이현중의 장점이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