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성 비용 따른 당기순이익 감소 탓이라지만 ‘적절성’ 의문…주가 횡보 속 24일 정기주총 주목

성과급 잔치를 벌인 LG전자가 반대로 배당금은 대거 삭감해 의아함을 자아내고 있다. 이번에 LG전자가 실시하기로 한 배당은 보통주 1주당 850원으로 전년 1200원보다 350원 줄었다. 우선주는 기존 1250원에서 900원으로 삭감했다. 이에 따라 LG전자가 주주들에게 지급하는 배당금 총액은 1539억 원으로 전년 2169억 원보다 29% 축소됐다.
주주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대규모 성과급을 지급한다는 소식에 배당금이 삭감된 주주들 사이에서 불만이 일고 있다”며 “지난해 주가가 지지부진했던 터라 불만이 더욱 거셌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배당금이 삭감된 데는 지난해 수익률 악화가 원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2016년 말 GM의 리콜 대상 배터리 모듈을 제조했다가 지난해 7146억 원을 충당금으로 쌓았다. 여기에 경영이 악화한 휴대폰 사업본부를 접으면서 비용처리를 함에 따라 1조 1498억 원이 당기순이익에서 제외됐다. 그 결과 연결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은 3조 863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1조 4149억 원을 기록해 31.4% 줄었다.
다만 일회성 비용에 따른 당기순이익 감소에 따라 배당총액이 감소한 것이 적절한지는 따져볼 문제다. 김규식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대표는 “일회성 비용을 반영한 실적을 배당 정책에 반영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며 “회사의 의도에 따라 일회성 비용 등을 반영해 순이익 규모를 의도적으로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일회성 비용 발생으로 인한 당기순이익 감소 규모가 커 배당총액을 대거 삭감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경영진이 나서서 주주들에게 양해를 구해야 하는데 LG전자가 그러한 노력을 했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주주들은 지난 1년간 LG전자 주가가 하락한 상황에서 배당금마저 줄자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직원들은 실적이 좋았다는 이유로 성과급 잔치를 벌이면서 주주들에게는 같은 실적을 토대로 인색하게 대하는 것에 차별을 느끼고 있다. LG전자 주가는 지난해 1월 21일 종가 기준 18만 5000원을 기록한 뒤 약세 흐름을 이어가면서 현재는 12만 원대에서 횡보를 하고 있다. 3월 24일 열릴 LG전자의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이 과연 어떤 요구들을 할지 주목된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