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짝짓기 과정 애정촌 떠나도 ‘ing’
▲ <짝> 9기 돌싱 특집의 남녀 출연자들. 사진제공=SBS |
#출연자들도 놀란 ‘100% 리얼’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역시 100% 리얼을 추구하고 있지만 <짝>은 시추에이션 다큐멘터리이기 때문에 몇 가지 주어진 상황만 제외하면 100% 다큐멘터리다. 당연히 리얼 지수도 100이다. 돌싱 특집이었던 9기 여자 4호인 박은진 씨는 “대본이 있을 수 있겠다고 예상했지만 제작진은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자유롭게 놔두었다”며 “자다 일어나는 모습까지 촬영하니 카메라를 보며 처음엔 쑥스럽고 익숙지 않았는데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카메라 스태프와 며칠을 같이 지내다 보니 나중엔 카메라가 있어도 의식하지 못할 정도였다”고 말한다.
제작진 역시 애정촌 12강령만 지키면 아무런 간섭을 하지 않는다. “어지간해서는 출연자들의 행동을 제지하지 않는다”는 남규홍 PD는 “물론 방송으로 내보내기엔 부적절한 상황도 벌어질 수 있지만 편집을 통해 충분히 걸러낼 수 있는 만큼 출연자들이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급한 업무가 있으면 노트북 등을 활용해 업무를 볼 수도 있고 음주와 흡연 등도 모두 자유다. 그렇다고 애정촌 분위기는 흐트러지지 않는다. 짝을 찾기 위해서라는 확실한 목표 의식이 있는 이들이 모였기 때문이다. 남 PD는 “짝을 찾기 위해 애정촌에 온 만큼 정말 급한 업무가 아니면 업무보단 짝 찾기에 더 집중하고 술 담배 역시 마음에 드는 이성이 이를 어떻게 생각할지를 판단해 적절히 조절한다”고 설명한다.
실제 종종 방송에 술에 취한 출연자들의 모습도 비치곤 한다. 돌싱 특집 9기의 경우 애초에 남자 1호는 여자 3호에게 호감을 가졌지만 술 마신 여자 3호의 모습을 본 다음에는 마음을 접었다. 그렇지만 여자 3호는 술을 마시며 남자 3호와 깊은 대화를 나눠 최종 커플이 됐다. ‘해운회사 회장 외동딸’로 관심을 모은 10기 여자 5호를 두고 남자 3호와 뜨거운 경쟁을 벌인 남자 6호. 그는 데이트권을 얻은 여자 5호가 남자 3호와 데이트를 나가자 술에 취해 자신의 신세를 한탄했다.
#아찔한 돌발 상황도 종종
때론 돌발 상황도 벌어진다. 심지어 4기 여자 4호와 11기 여자 1호 등은 촬영 도중 애정촌을 떠나 귀가하기도 했다. 남 PD는 “아주 가끔 출연자가 애정촌을 떠나는 상황이 벌어지거나 제작진의 판단에 의해 프로그램에 적절치 않은 출연자를 귀가시키기도 했다”면서 “출연자의 자진 하차 역시 본인 선택이므로 존중한다”는 입장을 보인다. 행여 지나친 경쟁, 시기와 질투, 때론 만취 등으로 사건사고 발생의 위험성도 있어 보인다. 이에 남 PD는 “기본적으로 문제를 야기하지 않을 만한 출연자를 섭외하려 노력하고 있다”면서 “게다가 24시간 카메라와 함께 하는 만큼 예상치 못한 사건이나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설명한다.
모든 출연자는 짝을 찾기 위해 애정촌에 왔다. 그렇지만 일주일의 시간 동안 10여 명의 출연진은 남녀를 초월한 우정도 쌓게 된다. 이런 부분이 과도한 경쟁, 시기와 질투로 인한 돌발 상황을 미연에 방지한다.
11기에선 여자 2호를 두고 남자 1호와 남자 7호가 뜨거운 대결을 벌였다. 죽을 먹고 싶다는 여자 2호를 위해 가장 먼저 일어난 남자 7호는 햄죽을 끓였지만 그 뒤에 나타난 남자 1호는 전복죽을 끓였고 결국 여자 2호는 전복죽을 먹었다. 그들의 대결은 11기 애정촌을 가장 뜨겁게 달궜다. 남자 1호 이승배 씨는 “동생이 촬영지인 제주도에 있어 싱싱한 전복을 구해오라고 해 전복죽을 끓였는데 7호 형이 내 전복죽에 위축된 것 같아, 서로 상대를 좋아하는 모습을 표현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벌이자고 했다”면서 “7호 형이 정말 순수하고 착한 분이라 혹 여자 2호 분이 내가 아닌 7호 형을 최종 선택해도 진심으로 축복해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팽팽한 긴장 속 선택의 순간
당연히 <짝>의 백미는 선택이다. 가장 논점이 된 선택은 ‘어장관리녀’라는 별명을 얻은 6기 여자 1호의 선택이다. 무려 다섯 명의 남자 출연자가 호감을 보이는 상황에서 여자 1호는 그들에게 사회성 테스트라는 독특한 미션을 주기도 했다. 그렇지만 결국 여자 1호는 유일하게 관심을 보이지 않은 남자 3호를 선택했는데 그가 한의사였던 터라 결국 조건을 보고 선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잇따랐다. 결국 남자 3호와 헤어진 뒤 ‘한 번 더 특집’인 11기에 다시 출연한 여자 1호(11기에선 여자 3호)는 중간선택에서 아무에게도 선택받지 못해 혼자 도시락을 먹는 상황에 놓여 눈길을 끌었다.
5기에선 해양경찰 공무원인 남자 3호를 두고 여자 1호와 여자 6호가 맞붙었다. 데이트권을 얻은 남자 3호가 여자 1호와 데이트를 하자 역시 데이트권을 얻은 여자 6호가 연이어 남자 3호에게 데이트를 신청한 것. 결국 남자 3호는 여자 6호를 최종 선택하지만 여자 6호는 이를 거부했다. 최종 선택 전날 나눈 대화에서 남자 3호의 작은 말실수가 여자 6호의 마음을 돌아서게 한 것.
1기에선 가장 인기를 얻은 여자 4호가 중간 선택에서 아무에게도 선택을 받지 못한 대목이 눈길을 끈다. 여자 4호 한소희 씨는 미스춘향 출신으로 빼어난 미모의 소유자로 11기에선 남자들의 마음을 흔드는 역할로 특별 출연하기도 했다. 1기 출연자 백순식 씨는 “방송엔 안 나왔지만 중간 선택 전날 밤 술자리에서 인기투표를 했다”며 “그때 한소희 씨가 가장 높은 인기를 기록했지만 다음날 중간 선택에선 서로 눈치를 보느라 아무도 그를 선택하지 않았다”라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될 듯 될 듯 했지만 최종 선택에서 엇갈리는 경우도 많다. 7기에선 여자 3호와 여자 2호가 동시에 남자 2호를 선택했는데 힘겨워하던 남자 2호는 아무도 선택하지 않았다. 돌싱 특집인 9기에선 남자 2호와 여자 1호가 서로에게 호감을 갖고 있음에도 종교적인 차이로 최종 커플이 되지 못했다. 그렇지만 결국 7기 남자 2호와 여자 3호, 9기 남자 2호와 여자 1호는 방송이 끝난 뒤 실제 커플로 발전했다.
# 방송 끝나도 애정사는 ‘ING’
2기 남자 5호와 여자 1호처럼 결혼 얘기까지 오갈 정도로 잘 된 커플도 있지만 아쉽게도 방송에서 최종 커플이 된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결별 수순을 밟았다. 남 PD는 “아무래도 모두가 평등한 애정촌을 떠나 다시 현실로 돌아가면 많은 것들이 달라져 헤어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짝>은 결혼 중매 프로그램처럼 짝 자체를 만드는 것이 아닌 짝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아내는 것이 목적인 프로그램인 터라 어쩔 수 없는 한계”라고 말한다.
돌싱 특집 9기 커플의 경우 한 번의 아픔을 겪은 이들인 터라 애정촌에서의 모습부터 다소 현실적이었던 만큼 최종커플의 경우 결혼에 이를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그렇지만 9기 여자 4호 역시 남자 4호와 헤어졌다. 여자 4호 박은진 씨는 “더 알아보고 싶어 두 번 정도 더 만났지만 서로 안 통하는 부분이 있어 헤어졌다”며 “그렇지만 꾸준히 정모를 하고 카페 활동을 하며 출연진들과 연락하고 지낸다”고 말한다.
방송이 끝난 뒤에도 애정촌은 현재진행형이다. 동기끼리 정모를 자주 갖는 것은 기본, 1기부터 11기까지를 아우르는 전체 정모도 자주 열린다. 그 안에서 새로운 커플들이 꾸준히 탄생하고 있는 것. “최종커플 성사 여부를 떠나 애정촌에서의 경험이 출연자들에겐 특별할 수밖에 없어 서로 느끼는 동질감이 커서 모임이 잘 되는 것 같다”면서 “언젠가 기수를 아우른 특집방송도 해야 하는 데 서로 다 친해지면 곤란해 제작진 입장에선 그런 모임이 달갑진 않다”고 말한다. ‘한 번 더 특집’인 11기의 선정 기준 역시 최대한 전체 정모에 덜 출석했던 이들을 모은 것이라고 하는데 그럼에도 11기 남자 6호와 여자 3호가 방송 전에 이미 정모에서 만나 교제 중이었다는 의혹이 방송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최정아 기자 cja87@ilyo.co.kr
1기 남자 3호 백순식 인터뷰
“여자분들 술자리서 울기도”
‘
나도 짝을 찾고 싶다!’ 처음으로 애정촌에 발걸음을 디딘 <짝> 1기 남녀 12명. 이 가운데 남자 3호 백순식 씨에게 ‘애정촌’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다. 애정촌을 찾은 대선배(?)이자 ‘1호 커플’이기도 한 백순식 씨를 만나보았다.
―애정촌을 찾은 계기는?
▲처음에는 제작진 측에서 <짝> 섭외 제의가 왔다. 바쁜 생활 때문에 평소에 짝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프로그램이 참신했고, 주변에서 적극적으로 권유를 해주면서 용기를 내어 출연을 결정했다.
―애정촌을 직접 다녀가니 어떠했나?
▲짧은 기간이지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각자의 사랑방식에 대해서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조건을 떠나 동등한 위치에서 서로를 바라보고 마음을 표현하는 부분이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편집이 돼서 아쉬웠던 장면이 있나?
▲밤에 사람들이 모두 모여 술을 함께 마신 적이 있다. 그런데 여자 한두 분이 술을 마시고 울기도 했었다. 술의 힘을 빌려 상대방에게 섭섭함을 표현한 부분이었다. 이런 장면들이 오히려 자연스럽고 인간다운 것 같다. 사랑을 한다면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경험과 심리를 잘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나 싶다.
―<짝> 예능, 다큐 논란에 대해서 의견이 있다면.
▲짝을 찾는 과정을 시청자들에게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1기의 경우, 편집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짝을 선택한 이유나 과정이 충분하게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대결구도가 많이 보인 것 같아 출연자들이 당황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짝 선택 과정이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에게 전해지고 있다. 앞으로 <짝>이 더 많은 사랑을 받아 편성을 늘려서 더 많은 사랑의 과정을 보여줬으면 한다(웃음). [최]
“여자분들 술자리서 울기도”
‘
―애정촌을 찾은 계기는?
▲처음에는 제작진 측에서 <짝> 섭외 제의가 왔다. 바쁜 생활 때문에 평소에 짝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프로그램이 참신했고, 주변에서 적극적으로 권유를 해주면서 용기를 내어 출연을 결정했다.
―애정촌을 직접 다녀가니 어떠했나?
▲짧은 기간이지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각자의 사랑방식에 대해서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조건을 떠나 동등한 위치에서 서로를 바라보고 마음을 표현하는 부분이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편집이 돼서 아쉬웠던 장면이 있나?
▲밤에 사람들이 모두 모여 술을 함께 마신 적이 있다. 그런데 여자 한두 분이 술을 마시고 울기도 했었다. 술의 힘을 빌려 상대방에게 섭섭함을 표현한 부분이었다. 이런 장면들이 오히려 자연스럽고 인간다운 것 같다. 사랑을 한다면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경험과 심리를 잘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나 싶다.
―<짝> 예능, 다큐 논란에 대해서 의견이 있다면.
▲짝을 찾는 과정을 시청자들에게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1기의 경우, 편집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짝을 선택한 이유나 과정이 충분하게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대결구도가 많이 보인 것 같아 출연자들이 당황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짝 선택 과정이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에게 전해지고 있다. 앞으로 <짝>이 더 많은 사랑을 받아 편성을 늘려서 더 많은 사랑의 과정을 보여줬으면 한다(웃음). [최]
어떤 상대가 인기?
남자는 ‘외모’ 여자는 ‘조건’ 본다
2011년 한국 사회에서 짝을 찾는 이성들에게 찾을 수 있는 가장 일반적인 특징은 ‘남자는 여자의 외모에, 여자는 남자의 조건에 반응한다’는 것이다. 이는 <짝>에서도 여실히 입증됐다. 남자 출연자의 경우 미스 춘향 출신의 1기 여자 4호, 직업이 모델인 2기의 여자 1호와 5기 여성 3호, ‘어장관리녀’라는 별칭을 얻은 6기 여자 1호 등 빼어난 외모의 여자 출연자에게 열광했다.
조건에 반응하는 여자 출연자들의 모습도 자주 눈에 띄었다. 특히 상대방의 조건을 알게 되는 자기소개 이후 호감도가 달라지는 여자 출연자들이 많았다. 4기 남자 5호의 경우 초반엔 별다른 인기가 없었지만 자기소개를 통해 해외유학파 CEO로 부모가 교수라는 사실이 알려진 뒤 여자 출연자 세 명의 선택을 받았다. ‘의자왕’으로 불리는 8기 남자 1호 역시 초반엔 별다른 인기가 없었다. 외모만 보고 연예계 종사자로 예측했던 여자 출연자들은 그가 명문대 출신의 삼성전자 직원임을 안 뒤 호감을 보이기 시작했다.
10기에선 반대로 조건이 좋은 여자 5호에 남자 출연자들이 흔들렸다. 그렇지만 자기소개 직후 잠시의 술렁거림이었을 뿐 끝까지 경쟁한 이는 둘뿐이었다.
연애 카운슬러 겸 팝 칼럼니스트 김태훈 씨는 “<짝>은 다른 짝짓기 프로그램과 달리 1주일이라는 시간 동안 애정촌에 머물며 촬영을 하는데 일주일은 연애에서 매우 짧은 시간”이라며 “결국 판단 기준이 부족해 첫인상과 외모, 조건 등에 반응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섭]
남자는 ‘외모’ 여자는 ‘조건’ 본다
2011년 한국 사회에서 짝을 찾는 이성들에게 찾을 수 있는 가장 일반적인 특징은 ‘남자는 여자의 외모에, 여자는 남자의 조건에 반응한다’는 것이다. 이는 <짝>에서도 여실히 입증됐다. 남자 출연자의 경우 미스 춘향 출신의 1기 여자 4호, 직업이 모델인 2기의 여자 1호와 5기 여성 3호, ‘어장관리녀’라는 별칭을 얻은 6기 여자 1호 등 빼어난 외모의 여자 출연자에게 열광했다.
조건에 반응하는 여자 출연자들의 모습도 자주 눈에 띄었다. 특히 상대방의 조건을 알게 되는 자기소개 이후 호감도가 달라지는 여자 출연자들이 많았다. 4기 남자 5호의 경우 초반엔 별다른 인기가 없었지만 자기소개를 통해 해외유학파 CEO로 부모가 교수라는 사실이 알려진 뒤 여자 출연자 세 명의 선택을 받았다. ‘의자왕’으로 불리는 8기 남자 1호 역시 초반엔 별다른 인기가 없었다. 외모만 보고 연예계 종사자로 예측했던 여자 출연자들은 그가 명문대 출신의 삼성전자 직원임을 안 뒤 호감을 보이기 시작했다.
10기에선 반대로 조건이 좋은 여자 5호에 남자 출연자들이 흔들렸다. 그렇지만 자기소개 직후 잠시의 술렁거림이었을 뿐 끝까지 경쟁한 이는 둘뿐이었다.
연애 카운슬러 겸 팝 칼럼니스트 김태훈 씨는 “<짝>은 다른 짝짓기 프로그램과 달리 1주일이라는 시간 동안 애정촌에 머물며 촬영을 하는데 일주일은 연애에서 매우 짧은 시간”이라며 “결국 판단 기준이 부족해 첫인상과 외모, 조건 등에 반응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