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직장인 A 씨(30세, 여)는 2주 전 친구들과 1박 2일로 여행을 다녀왔다. 지난 2월초 코로나19 오미크론 확진으로 격리치료를 받았던 A 씨는 모처럼 감염 걱정 없이 여행을 다니며 친구들과 봄꽃 구경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올 때부터 갑자기 시작된 재채기와 콧물이 며칠째 이어지면서 혹시나 코로나19에 재감염이 된 것은 아닌지 불안한 마음으로 가까운 병원을 찾았고 꽃가루로 인한 알레르기 비염 진단을 받아 약물 치료중이다.
건조한 대기와 큰 일교차가 특징인 환절기에 주의해야 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알레르기 질환이다. 알레르기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외부 물질에 과민 반응하는 현상이다. 흔히 면역체계는 질병을 일으키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반응하지만 알레르기는 꽃가루나 먼지처럼 인체에 크게 해롭지 않은 물질에도 과민하게 반응하면서 콧속이나 기관지 등에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특히 4∼5월은 꽃가루 및 미세먼지 같은 대기 중 이물질이 많은 계절인 만큼 코 점막을 자극해 알레르기 비염으로 이어지거나 눈꺼풀 점막 또는 결막에 나타나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일으킬 수 있다. 우리나라 국민의 약 15%가 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으며 이 가운데 꽃가루 알레르기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30% 정도로 알려져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2021년 알레르기 질환 진료환자수는 1월 1,543,135명에서 봄이 시작되는 4월에 2,432,365명으로 57.6% 급증했다.
봄이나 환절기에는 일교차가 커지면서 감기나 코로나19 감염을 알레르기 비염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감기는 발열과 근육통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고 코로나19는 발열, 인후통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므로 알레르기 비염의 증상과는 구분된다.
알레르기 비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재채기다. 맑은 콧물이 흐르며 눈과 코의 가려움증과 코막힘 등도 대표적인 증상으로 꼽힌다. 재채기와 콧물이 흐르는 증상은 보통 아침에 일어났을 때 심했다가 오후가 되면서 줄어들고 코막힘 증상을 계속 보인다.
가려움증의 경우 코뿐 아니라 눈, 목, 귀 등에도 발생할 수 있다. 그 밖에 눈물, 두통, 후각감퇴, 폐쇄성 비음 등의 증상이 있고 이로 인해 중이염, 부비동염, 인후두염 등이 동반될 수도 있기 때문에 초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알레르기 비염을 비롯한 알레르기 질환은 만성적인 맑은 콧물, 코막힘, 발작적인 재채기 등의 증상 여부와 알레르기 검사, 가족력, 주거환경과 과거 치료력 등을 통해 진단할 수 있다.
약물치료 시 콧물이나 재채기 같은 증상을 완화해주는 항히스타민제, 알레르기에 의해 활성화되는 체내 세포가 활동하지 못하게 막아주는 항알레르기제 등을 복용한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항원을 몸에 조금씩 주입하면서 그에 대한 내성을 길러주는 면역요법을 시행하기도 한다.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물질이 확인되면 해당 물질과의 접촉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동병원 이비인후과 노영진 과장은 “봄이 오면 어김없이 잦은 콧물과 재채기 증상으로 이비인후과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며 “봄이니까 당연하다는 식으로 넘기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면 축농증이나 중이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천식이나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경우 손 씻기 등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하며 금연 및 간접흡연 환경을 피하는 것이 좋다. 황사나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외출을 삼가거나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한다.
감기나 독감에 걸리지 않도록 큰 일교차를 대비해 겉옷, 스카프 등을 챙기도록 하며 천식 환자의 경우 천식발작에 대한 약물을 항상 소지하도록 하며 정확한 사용법을 익혀두는 것이 좋다.
아토피피부염이 있다면 미지근한 물을 이용해 매일 20분 이내 목욕을 하도록 하며 비누를 이용한 목욕은 2∼3일에 한번 하도록 하며 때를 미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하루에 2번 이상 보습제를 꼼꼼하게 바르도록 하며 목욕 후에는 3분 이내 발라 건조함을 막도록 한다. 순면 소재의 옷을 입도록 하며 적절한 실내 온도와 습도를 유지해야 한다.
공통적으로 알레르기 질환에 대해서 섣불리 민간요법을 실시하지 않도록 하며 초기에 증상이 나타나면 의료기관에 내원해 전문의를 통해 진단을 받아야 한다.
김기봉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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