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말 역대급 지지도 문재인 마케팅은 실종…지방선거 결과 따라 ‘친문-친명’ 권력 지형 요동
오는 6·1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여권 내부에서 ‘이재명 마케팅’이 뜨고 있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등판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그 열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안팎에선 대선이 끝난 지 불과 한 달밖에 안 됐는데, 패자의 마케팅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고문과는 달리, 임기 말 역대급 지지도를 기록 중인 문재인 대통령 마케팅은 종적을 감췄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여권 내부 권력구도 이동의 한 단면”이라고 했다.
이재명 마케팅 진원지는 경기도다.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들은 저마다 이재명 띄우기에 나서며 친명(친이재명) 표심에 기대고 있다. 경기 시흥이 지역구인 조정식 의원(5선)은 출마 선언문에서 자신을 ‘친명계 좌장’이라고 적시했다. 그러면서 “이재명의 가치와 철학을 계승, 경기도를 정치 1번지, 경제 1번지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경기 오산의 안민석 의원(5선)도 “경기도엔 착한 선비보다 강단 있는 이재명 같은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한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를 착한 선비에 빗대 깎아내린 셈이다. 안 의원은 공개적으로 이 후보에게 ‘당권 후 총선’ 출마를 요청하기도 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경기도지사 후보군 사이에서 유독 이재명 마케팅이 활발한 이유에 대해 “수도권 빅3(서울·경기·인천) 중 유일하게 과반 득표율을 한 지역이 경기도”라고 전했다. 이 고문은 3·9 대통령선거 때 경기도에서 50.9%를 기록,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45.6%)을 5.3%포인트 차로 앞섰다.
서울에선 ‘윤석열 50.6% vs 이재명 45.7%’, 인천에선 ‘윤석열 47.1% vs 이재명 45.7%’로 집계됐다. 민주당 지방선거 한 출마자는 “경기도지사 선거는 이길 수 있다는 분위기가 당내에 있다”고 했다.
이 고문이 열세였던 대선을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로 만들면서 차기 권력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 것도 이재명 마케팅이 활발한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여권 인사들은 “차기 권력 구도가 윤곽을 드러낼 때까진 이 고문의 영향력이 유지될 것”이라고 점쳤다.
구주류인 친문(친문재인)계와 신주류인 친명계의 세력 다툼은 당내 권력구도의 핵심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당 내부에선 3·9 대선 경선이 한창인 지난해부터 당내 주자들이 문재인 마케팅보다는 ‘노무현 마케팅’을 우선시한 만큼, 문 대통령에 대한 구애 작전은 자취를 감출 것으로 전망했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민주당 한 관계자는 “6·1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민주당 내부 권력구도 역시 분수령을 맞을 것”이라고 했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