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시설 민간 위탁 과정 법적 근거 없는 대부료 챙겨…시 “시책에 따라 부과하도록 결정”
김해시 한림면 가산마을에 위치한 생태체험학교는 시 공식블로그를 통해 자세히 소개된다. 시는 농촌진흥청 지정 농촌교육농장 생태체험학교 ‘참빛’이 농촌지역에 학생 감소로 폐교된 가산초등학교에 설치됐으며, 천연염색과 원예 체험활동 등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개설해 자연 속에 실제로 체험학습활동을 하는 장소라고 알리고 있다.
이 같은 특징을 지닌 참빛생태체험학교는 2009년 5월경 김해시와 참빛염색 및 한림면 가산마을 대표 등이 모여 농촌 생태체험학교 위·수탁 운영계약서를 공증(등부2009년 제1380호)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김해시는 생태학교 준비 과정 가산초등학교의 소유자 경남도교육청에 해당 학교를 임대받았다. 시는 사업비를 예산의 범위 내에서 지급할 수 있으며, 매년 예산을 편성해 지급한다는 조건을 내걸고 운영자를 공모했다.
이러한 시의 공모 약속은 2015년에 5월에 이르러 완전히 변질됐다. 시가 해당 학교 위탁자에게 대부료를 부과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시가 임대한 가산초등학교는 시 소유재산이 아니기에 제3자에게 재임대하는 전대 대상이 아니다. 시가 제시한 인증서에도 전대는 금지행위로 적시돼 있는데도, 시는 도교육청 소유의 학교를 두고 불법적인 전대를 한 것이다.
게다가 김해시는 당초 위탁자에게 지급하기로 약속한 추가 사업비도 지급하지 않았다. 이에 시의 공모 당시 내용만 믿고 투자한 운영자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지경에 빠졌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 팬데믹까지 들이닥치며 방문객이 사라져 파산상태에 놓이게 됐다.
생태학교 운영자가 2015년 5월 이후 4년 6개월 동안 김해시에 꼬박꼬박 납부한 대부료는 6564만여 원에 달한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생태학교의 누적 적자는 4000만여 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참빛생태체험학교 운영자는 “시가 대부료를 내라고 할 때는 가진 재산을 모두 학교에 투입한 이후였다. 시의 요구를 거부하면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어버리기에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다”며 “대부료가 불법이라는 사실은 이후 경남도교육청을 통해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해시 관계자는 “대부료는 2015년 시책에 의해 부과하도록 결정됐다. 운영자는 대부료 징수를 통보받은 이후 관련 내용이 부담돼 사업을 지속할 이유가 현저히 떨어진다고 판단하면 포기하면 된다. 그러면 시는 제3의 수탁자를 찾아 위탁운영을 맡길 수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교는 시 소유가 아니므로 전대를 할 수 없는데도, 대부료를 징수하는 게 맞느냐”라고 질문하자 김해시 관계자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또 “당초 공모에는 대부료 등을 시가 부담하는 것으로 돼 있다. 운영자가 개인 재산을 투자해 빠져나갈 방법이 없는 시점에 이르러 대부료를 부과한 대목은 운영자에게 어쩔 수 없는 선택을 강요한 게 아니냐”라는 질문에도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정민규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