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토일드라마 2년 만에 부활, SBS ‘어게인 마이 라이프’로 굳히기… tvN·TV조선 선전 반면 JTBC·OCN은 고전
2022년 4월 22일 기준으로 현재 금~일 주말드라마는 '현재는 아름다워'(KBS2 토일), '태종 이방원'(KBS1 토일), '내일'(MBC 금토), '어게인 마이 라이프'(SBS 금토), '결혼작사 이혼작곡3'(TV조선 토일), '나의 해방일지'(JTBC 토일), '별똥별'(tvN 금토) '우리들의 블루스'(tvN 토일), '우월한 하루'(OCN 일) 등 9개다. 여기에 4월 23일부터 방영하는 MBC 토일드라마 ‘지금부터, 쇼타임!’이 합세하면서 총 10개 작품이 비슷한 시간대에서 승부를 보고 있다.
MBC의 경우는 4월 1일부터 금토드라마로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내일’을 선보였다. 2021년 화제작으로 작품 팬덤과 대중적인 인기까지 모두 거머쥐었던 ‘옷소매 붉은 끝동’, 호평 끝에 막을 내린 ‘트레이서’를 이은 작품인 데다, 톱스타 김희선의 7년 만의 MBC 복귀라는 점에서 먼저 눈길을 끌었다. 또 죽은 자의 혼을 거둬들이는 저승사자가 자살 방지를 위해 힘쓴다는 독특한 내용이 2030 젊은 세대들에게 긍정적인 어필을 할 것이란 기대도 있었다.
그럼에도 초반에 걸었던 기대에 비해 ‘내일’의 시청률은 영 뒷심을 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첫 방송 시청률이 7.6%로 전례없는, MBC 금토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이후 경쟁작인 ‘어게인 마이 라이프’와 ‘우리들의 블루스’ 등이 조금씩 공개되면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여기에 원작과 다른 각색이 원작 팬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고, 쟁쟁한 경쟁작들에 밀리면서 결국 4월 16일 최저 시청률인 2.7%를 찍으며 고전 중이다. 시청률 반등이 다소 요원해 보이긴 하지만 ‘내일’의 경우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소셜미디어) 등에서는 꾸준한 언급이 이어지며 어느 정도 화제성을 확보한 상태다.
금토드라마가 시들한 사이 MBC는 2020년 ‘두 번은 없다’ 이후 2년 만에 토일드라마를 부활시켰다. 같은 해 수목드라마 ‘꼰대인턴’으로 코미디 연기까지 섭렵할 수 있다는 걸 입증한 것은 물론, 연기력을 인정받아 연기대상까지 수상한 배우 박해진을 내세운 판타지·로맨틱코미디 드라마 ‘지금부터, 쇼타임!’이다. 비교적 내용이 무겁거나 반대로 일상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경쟁작들에 비해 코믹한 점이 좀 더 강한 것이 차별점이다. 여기에 ‘미스터트롯’ TOP7에 이름을 올렸던 가수 김희재가 이 작품으로 첫 연기 도전에 나서면서 드라마 팬덤에 더불어 가수 팬덤까지 시청 층으로 몰릴 것으로 기대된다(관련기사 [인터뷰] ‘지금부터, 쇼타임!’ 김희재 “연기하는 트롯 가수 선례 되고파”).
금토드라마의 강자 SBS는 올 상반기 시청자들의 큰 호평을 받았던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의 후속작으로 이준기를 내세운 ‘어게인 마이 라이프’를 꺼내 들었다. 인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데다 원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각색으로 초반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이 작품은 4월 8일 첫 방송 시청률 5.8%(전국 기준)로 시작해 최고 8.1%를 기록하며 전작과 비슷한 추이를 보이고 있다. 액션 연기로 정평이 나 있는 이준기의 본격적인 액션 신이 풀리기 시작하면 전작보다 더 높은 최고 시청률을 바라볼 만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드라마 명가로 자리 잡은 tvN은 올해 상반기부터 ‘잭팟’을 터뜨렸다. 결말에서 삐끗하긴 했지만 김태리·남주혁의 풋풋한 로맨스를 그린 ‘스물다섯 스물하나’가 최고 시청률 11.5%(전국 기준)를 기록한 데 이어 차기작 ‘우리들의 블루스’도 순항 중이다. 노희경 작가의 신작이면서 이병헌, 신민아, 차승원, 이정은, 한지민, 김우빈, 엄정화, 김혜자, 고두심 등 그야말로 ‘안방극장 올스타전’을 보여준 ‘우리들의 블루스’는 잔잔한 일상 속 모두가 주인공인 옴니버스 형식의 드라마도 탄탄한 시청층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첫 방송 시청률 7.3%(전국 기준)를 기록한 ‘우리들의 블루스’는 입소문을 타며 4월 17일 방송한 4화에서 최고 시청률 9.1%(전국 기준)를 갱신했다. 주·조연들의 안정적인 연기와 더불어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자극적이지 않은 일상 소재가 힐링을 원하는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관련기사 누구나 내 삶의 주인공이었다…잔잔함 속 ‘한 방’ 간직한 ‘우리들의 블루스’).
종편과 케이블의 경우는 희비가 엇갈린다. ‘부부의 세계’ ‘이태원 클라쓰’ ‘괴물’ 등 화제작을 연이어 쏟아냈던 JTBC는 2021년부터 시청률과 화제성에서 경쟁사에 비해 크게 부진한 결과를 보여 왔다. 특히 1980년대 민주화운동을 왜곡했다는 비판을 받았던 ‘설강화’ 방영으로는 방송사에 대한 시청거부 운동까지 이어지며 큰 타격을 입었다.
차기작이었던 ‘기상청 사람들: 사내연애 잔혹사 편’에서 전작의 최저 1%대 시청률을 수도권 기준으로 최고 9%까지 올리는 데 성공하긴 했지만 그 다음 작품인 ‘나의 해방일지’는 2~3%대에 머무르고 있다. 이민기, 김지원, 손석구, 이엘 네 명의 남녀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독특한 대사와 연출 탓에 일반적인 시청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지 못하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반면 그동안 드라마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던 TV조선은 막장 드라마와 시청률의 대모로 꼽히는 임성한 작가의 ‘결혼작사 이혼작곡’ 시리즈로 화제 선점에 성공했다. 뒤를 알 수 없는 자극적인 전개와 TV조선의 전통적인(?) 시청자 층인 5060세대 맞춤형 연출로 총 3개의 시즌 모두 꾸준히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방송가에서는 “TV조선 드라마가 이제야 자기 색을 찾았다”는 긍정적인 이야기도 나온다.
장르물 명가로 꼽혀 온 OCN은 지난해부터 영 힘을 쓰지 못하고 있어 아쉬움을 준다. 앞서 금토드라마 ‘다크홀’이 굴욕적인 0%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박해수를 내세웠던 차기작 토일드라마 ‘키마이라’도 화제성으로 빛을 받지 못했다. 이 두 작품의 전작이 역대 OCN 드라마 최고 시청률과 대중적 인기를 기록한 ‘경이로운 소문’(최고 시청률 10.9%)이었다는 점에서 OCN의 추락은 더 뼈아프다.
현재 방영 중인 범죄 스릴러물 ‘우월한 하루’도 0~1%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중적인 인기보다 장르물 팬덤을 겨냥한 작품을 주로 만들어 온 OCN이 대중과 팬덤 모두 만족시키지 못하는 성적을 이어가면서 제작 방향을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