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용산공원 이게 최선입니까

녹사평역 인근 지하수 탱크 열어보니 ‘기름범벅’ 여전

[일요신문] 녹사평역 평화의소녀상 옆에는 용산 미군기지에서 유출된 오염 지하수를 모아두는 탱크가 있다. 서울시는 녹사평역 인근에서 오염 지하수가 처음 발견된 2001년부터 지하수 수위 측정과 수질 검사를 진행해왔는데, 이 탱크는 오염 지하수를 폐기하기 전까지 잠시 보관하는 데 쓰인다. 즉 이곳의 오염된 지하수를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싶다면 이 탱크를 열어보면 된다.

일요신문U는 이 업무를 담당하는 농어촌공사 관계자의 협조 하에 탱크 내부를 들여다보았다. 짙은 기름 냄새가 탱크 뚜껑을 열기 전부터 엄습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내부엔 지하수라고 보기엔 어려울 정도로 찌든 '기름물'이 반쯤 차있었다. 비 오는 날이면 녹사평역 인근에서 쉽게 맡을 수 있는 독한 냄새가 바로 여기서 나오는 것이었다. 2년 가까이 탱크 관리 업무를 맡아온 관계자 또한 "여전히 이 냄새는 적응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곳 지하수의 오염 수치는 2001년 이래로 개선되는 추세지만, 지난해 조사에서도 1급 발암물질인 벤젠은 여전히 기준치의 29배에 달했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는 공약대로 연내 용산공원 조성을 강행하겠다고 한다. 조사 및 정화 작업을 신속하게 하고, 공원 내 체류시간을 줄이는 식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온전한 공원 조성을 위해선 부지 반환 후에도 최소 7년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이렇게 졸속으로 추진되어도 괜찮은 걸까.

조승연 PD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