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의회 3월 제주도 등 관광성 비교시찰 떠나. 송영섭 의장 “놀러간 것 아냐” 부인
배 위원장은 이날 “2년 6개월이 넘는 코로나의 터널 속에서 국민들은 놀러 가고 싶은 것도 먹고 싶은 것도 자제하면서 버텼다. 자영업자들도 집합 금지를 당하면서 직원들 월급도 못 주고, 전세금을 빼가며 벼랑 끝 삶을 버텨내고 있다. 그런데 지난 3월 강서구의원들은 제주도, 전라남도에 비교시찰이라는 이름으로 놀러 다녔다. 이런 분들이 구의원 자격이 있습니까”라고 되물었다.
배진교 위원장은 “이분들이 왜 아무 생각 없이 놀러 다녔겠습니까. 민주당. 국민의힘 이분들 진정으로 국민을 위해 일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파란색, 빨간색만 입으면 당선되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을 무시해도 당선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 위원장은 한정희 구의원 후보를 소개한 후 “만약 지난해에 정의당 한정희 구의원이 있었다면 파란색, 빨간색 의원들이 비교시찰이라는 이름으로 놀러 갈 수 없었을 것입니다”라며 “이번 선거에서 확실하게 심판해 주십시오”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유세차 앞으로 시민들이 모여들자 배진교 위원장은 “정의당은 대통령도 없는 당이고 중앙정부의 힘도 없는 당이지만 오로지 지역 주민들의 힘만 믿고 일하는 정당입니다. 이런 정의당이 자영업자, 국민들이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 있는데 놀러 갈 생각을 했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강서구의회에 정의당이 필요하다고 주민 여러분께 호소하는 것입니다”라고 힘줘 말했다.
진보당 이미선 후보도 자신의 선거 공보물에 ‘제주도 유람선 투어, 송악산 올레길 탐방. 코로나 확산으로 강서구 하루 평균 3000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심각한 상황에도 강서구의원들은 관행적으로 진행해오던 관광성 연수를 다녀왔다’라고 알리며 “강서구의회에 과감한 개혁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지난 1년간 서울의 다른 자치구들 상당수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비교시찰을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며 강서구의회에 대한 비난이 커지는 모양새다.
한편 강서구의회 의원들은 놀러 간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강서구의회 송영섭 의장은 5월 23일 통화에서 “교육 및 우수사례를 우리 구에 적용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반박하며 비교시찰 결과보고서를 공개할 의향을 밝혔다.
본지가 입수한 비교시찰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강서구의회는 행정재무위원회, 도시교통위원회, 미래복지위원회 별로 3월 29일부터 1박 2일 또는 2박 3일간 제주도, 전남 고흥군, 여수시, 지리산 일원에 비교시찰을 떠났다.
제주도의 경우 제주 올레길 체험, 한라수목원, 카멜리아힐 수목원 비교 탐방, 교래 자연휴양림 등의 일정을 수행했고 비교시찰 계획서에 따르면 소요 예산은 450만 원이었다. 지리산의 경우 역시 산수유마을, 퍼플섬 탐방, 박물관 시찰 등으로 구성됐고 계획서상 소요 예산은 450만 원이었다. 고흥, 여수의 경우 1박 2일간 비교시찰의 소요예산은 350만 원으로 계획됐고 팔영산 편백 치유의 숲, 거금도 시찰, 여수 해상케이블카 관람, 오동도 시찰, 좌수영 음식문화거리 시찰 등으로 구성됐다. “놀러 가서 세금 천만 원을 태웠다”는 비난이 전혀 틀린 말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몇몇 강서구의회 의원들은 타지역의 우수 관광자원을 배워 강서구에 적용하기 위해서였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코로나19로 침체한 지역 경제의 현실과 활성화 방안에 대한 토론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놀러갔다”는 표현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5월 25일 기준, 비교시찰에서 얻은 결과물이 구정에 반영된 일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의회 관계자는 “아직까지 (비교시찰로 인한) 결과물이 구정에 적용된 사례는 없지만 아직 임기가 남아있기 때문에 기다려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비교시찰을 다녀온 의원 중 12명이 이번 지방선거에 다시 출마한 것으로 알려지며 구민들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