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모해위증 수사방해’ 무혐의 처분에 불복해 재정신청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30부(부장판사 배광국 조진구 박은영)는 지난 26일 임은정 대구지검 중경단 부장검사가 낸 재정신청을 기각했다.
재정신청은 검찰 등의 불기소 처분에 불복한 고소·고발인이 공소제기 여부를 판단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하는 제도다. 법원이 재정신청을 받아들이면 검사는 공소를 제기해야 한다.
임 부장검사는 재정신청서에서 “공수처는 피의자들의 일방적인 변소만을 반영해 무혐의 처분을 했다”며 법원에 직접 기소 여부에 대한 판단을 구했지만, 법원은 기소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윤 대통령과 조남관 전 법무연수원장이 각각 검찰총장과 대검찰청 차장이던 2020년 5월 한 전 총리 모해위증 교사 의혹과 관련한 진상조사와 수사를 방해했다는 것이 골자다. 윤 대통령이 모해위증 교사 의혹을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로 배당해 대검 감찰부의 자체 진상조사를 막고, 당시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이던 임 부장검사를 배제했다는 것이다.
앞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지난 2월 한 전 총리 모해위증교사 수사방해 의혹으로 고발된 윤 대통령과 조남관 전 법무연수원장을 ‘증거 불충분에 의한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이에 이 사건 고발인이었던 임 부장검사는 공수처의 불기소 결정은 위법이라며 지난달 12일 재정신청서를 제출했다.
당시 임 부장검사는 “신청인이 담당한 사건은 대검 감찰부장의 감찰개시 보고만으로 적법하게 개시되고, 검찰총장의 감찰 개시에 대한 승인을 필요로 하지 않는데도 이에 대해 잘못 판단했다”면서 “사실오인의 잘못도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피의자 윤석열, 조남관의 권한행사는 직권남용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며 “신청인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직무의 범위를 벗어난 행위를 하지 않았음에도 피의자들이 위법·부당하게 신청인의 직무를 배제한 것인지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 성립여부의 핵심 쟁점”이라고 강조했다.
임 부장검사의 재정신청은 공수처에서 서울고법으로 넘어왔는데, 법원은 공수처의 불기소 처분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재정신청을 기각했다.
한편 임 부장검사는 현재 이 사건과 관련한 내용을 SNS에 올린 혐의(공무상비밀누설)로 공수처 수사를 받고 있기도 하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