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10대·9선 의원 탄생, 시누이·올케 동시 당선 화제, 처남-매형 등 ‘집안싸움’ 벌어진 곳도
인천 중구 나선거구의 한창한 국민의힘 당선인(33)은 바둑기사 출신이다. 2012년 전국체전에서 은메달을 땄고, 현재는 인천내셔널리그 바둑대표 감독을 맡고 있다. 한 당선인은 유년 시절 자세 교정을 위해 바둑을 배웠다가 바둑 기사의 길을 걷게 됐다고 한다. ‘영종이세돌’ 바둑학원 대표로 전국에 11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충북 청주시상당구 다선거구에 당선된 신승호 민주당 당선인(35)은 마술사의 길을 걸어왔다. 신승호매직컴퍼니 대표다. 그는 민주당 상당구 청년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신 당선인은 2014년부터 매년 마술 공연을 무료로 진행하는 등 지역민들과 소통에 힘써왔다.
사람의 마음을 돌보는 상담사 이력을 가진 당선인들도 있다. 인천 옹진군의원 비례대표 김민애 국민의힘 당선인(33)은 놀이심리상담사다. 성장 발달에 어려움을 겪는 아동들을 놀이를 통해 진단해 치료한다. 인천 부평구 바선거구에 당선된 황미라 민주당 당선인(51)은 갈등관리상담사다. 주로 지역 내 조직 등에서 갈등이 발생했을 때 갈등 조정, 컨설팅 등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여주시 가선거구의 진선화 민주당 당선인(40)은 맘카페 ‘헬로여주맘’ 부매니저로 알려져 있다. 진 당선인은 과거에는 한 이벤트 회사를 운영하기도 했다. 경기 수원시 팔달구 사선거구의 정종윤 국민의힘 당선인(33)은 타워크레인 조종사였다. 현재 한국노총에서 연합노련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동조합 법규국장을 맡고 있다.
경기 성남시 기초의원비례대표로 당선된 김보미 국민의힘 당선인(25)은 휴대폰 판매점을 운영한 이력이 있다. 지금은 나라감정평가법인의 감정평가사로 근무 중이다. 정가에서는 김 당선인이 김건희 팬클럽 ‘건사랑’ 이승환 대표의 조카라는 설이 돌기도 했다. 김 당선인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기자 출신 청년 당선인도 눈에 띈다. 이지윤 민주당 충남도의원 비례대표 당선인(33)은 서울경제신문 기자 출신이다. 성신여자대학교 중어중문학과 졸업 후 언론인의 길을 걸었다. 현재 민주당 충남도당 상근대변인을 맡고 있다.
2021년 말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헌정 사상 첫 10대 정치인도 나왔다. 고양시의 천승아 국민의힘 비례대표 당선인은 2002년생으로 만 19세다. 현재 이화여대 중어중문학과 휴학 상태다. 현재 고양(정) 청년위원회 여성청년보좌역을 맡고 있다.
고등학교 재학 시절 교사들의 정치 편향 교육에 대해 문제 제기했던 서울 관악구 가선거구의 최인호 당선인(20)은 2001년생의 대학생이다. 경력 기재란에 ‘인헌고등학교 사상주입사건 대변인’으로 기재해 눈길을 끌었다.
유력 정치인들과 같은 이름으로 화제를 모은 당선인도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동명이인이 2명이나 탄생했다. 충북 청주시 청원구 타선거구의 박정희 국민의힘 당선인(49)과 전북 군산시 박정희 민주당 당선인(61)이다.
경북 김천시 바선거구의 박근혜 국민의힘 당선인(49)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한자까지 똑같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였던 부친이 박 당선인의 이름을 이렇게 지어줬다고 한다. 박 당선인은 2014년 지방선거에서 비례대표 김천시의원으로 당선된 뒤 재선에 도전해 성공했다.
경북 울릉군 가선거구의 최경환 국민의힘 당선인(51)은 최경환 전 기획재정부 장관과 동명이인이다. 울릉 지역의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재직하다 울릉군의원이 됐다. 경북 경주시 마선거구의 이철우 국민의힘 당선인(59)은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나란히 당선됐다.
두 명의 동명이인이 나란히 당선된 지역구도 있다. 서울 구로구 마선거구의 김철수 민주당 당선인(65)과 김철수 국민의힘 당선인(63)이다. 국민의힘 김 당선인은 선거 운동 당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선거 운동할 때마다 마주치면 이름이 똑같으니까 서로 웃게 된다”며 “지금도 내 뒤에서 김 후보님 선거 차량이 오고 있는데 얼핏 들으면 헷갈릴 것 같기도 하다”고 전해 웃음을 줬다.
처남 매형 간의 대결이 벌어진 곳도 있다. 강원 원주시 제8선거구에서는 전찬성 민주당 당선인(38)이 4촌 매형인 차종구 국민의힘 전 후보(52)와 대결해 승리했다. 전 당선인은 2012년 정계에 입문한 뒤 2018년 민주당 송기헌 국회의원의 비서관으로 근무했다.
시누이와 올케 사이인 여성 정치인 두 명이 동시에 당선되면서 화제가 된 곳도 있다. 충북 청주시 서원구 제5선거구의 이옥규 국민의힘 당선인(56)과 국민의힘 광역의원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한 안지윤 당선인(32)이다. 이 당선인의 시어머니와 안 당선인의 부친은 남매 사이다. 이 당선인의 남편과 안 당선인은 외사촌지간이 되는 셈이다.
경북 안동시 라선거구와 전남 영광군 가선거구에서는 전국 최다선 기초의원이 탄생했다. 각각 이재갑 무소속 당선인(67)과 강필구 민주당 당선인(71)이다. 두 당선인 모두 1991년 지방의회 개원 당시 입성해 9선에 성공했다.
설상미 기자 sangm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