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역사 최종처분장’ 서비스에 “재미있다” 호평…실제 이용률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도쿄 아키하바라에 위치한 한 중고전문점은 2020년 말 ‘흑역사 최종처분장’이라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가게 측에 따르면 “컴퓨터를 거래하는 고객들이 HDD 폐기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아, 관련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한다.
시스템은 이렇다. 요금 100엔(약 960원)을 지불하고 폐기하고 싶은 HDD를 직원에게 건넨다. 그러면 직원이 전용 기계에 HDD를 투입, 4개의 유압식 강철막대가 HDD를 관통하고 우그러뜨려 사용할 수 없게 만든다. 눈앞에서 직접 망가뜨려주기 때문에 더욱 안심감을 준다.
이렇게 파괴된 HDD는 가게가 회수해 고철 재활용으로 쓰이지만, 그래도 불안하다면 집으로 가져가는 ‘테이크아웃’도 가능하다. 또한 희망할 경우 유로로 파괴증명서 및 기념품도 발급받을 수 있다.
트위터를 통해 ‘흑역사 최종처분장’이라는 독특한 이름의 서비스가 알려지자 “재미있다” “낡은 HDD가 처치곤란이었는데 좋은 아이디어”라는 호평이 쏟아졌다.
무엇보다 이목을 끈 것은 100엔이라는 저렴한 가격이다. 이와 관련, 가게 측은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서비스 품질에 대해 고객을 안심시키는 것이 목적”이라고 전했다. “솔직히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별반 차이는 없지만, 소정의 금액을 받으면 직원들도 책임감이 생기므로 확실하게 처리하고자 100엔으로 책정했다”는 설명이다.
관련 서비스가 소셜미디어(SNS)에서 주목을 받으면서 “망치로 HDD를 두드려 산산조각을 내거나 드릴로 구멍을 뚫어도 된다”는 정보가 공유되기도 했다. 그러나 HDD는 종류에 따라 예리한 파편이 대량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부주의하게 전동드릴 등을 사용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
가게 측은 “전동드릴로 파괴하면 비용을 들이지 않고 바로 처리할 수 있다고 여길지 모르지만, 날카로운 플라스틱 조각과 금속 파편이 튀면 부상을 입을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전용 기계를 활용할 경우 안전하고 빠르게 HDD를 파괴하는 것이 가능하다.
인터넷에서 큰 반향을 불러 모으고 있는 ‘HDD 파괴’ 서비스. 일각에서는 “아직 거기까지 이용할 계획은 없다”는 의견도 보인다. 신선한 서비스에 대한 단순 호기심으로 끝날지, 실제 이용률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