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비리와 라임·디스커버리 본격 파헤칠 듯…이재명 의원 관련 성남 FC·대장동 재수사 가능성
#지속적으로 거론되는 태양광, 검찰 직접 수사?
이제 검찰은 경제와 부패 사건만 계속 수사를 할 수 있다. 수사가 가능한 사건 범위가 6개(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사업, 대형참사)에서 2개로 줄었다. 하지만 기존에 했던 수사는 계속할 수 있고, 4개월의 유예 기간 중 착수한 수사도 계속 검찰이 마무리할 수 있다. 지방선거가 끝난 만큼, 검찰이 대대적으로 수사를 착수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남은 기간 동안 수사를 시작해 놔야 지속적으로 검찰의 사건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3개월은 새로운 수사 라인업을 세팅하고 분석해 착수할 수 있는 마지노선 같은 시간”이라며 “정치 개입이라는 오해도 피할 수 있는 시간이 됐다. 본격적인 검찰의 시간이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장 앞선 문재인 정부 당시 이뤄졌던 정부 정책 사안들 가운데 문제가 있는 사건들을 골라 수사에 착수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미 이뤄지고 있던 산업자원부 블랙리스트 사건 외에도 추가적으로 수사를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수사당국 안팎에서는 태양광 비리 사건도 거론된다. 윤석열 정부는 대선 이후 바로 태양광 사건을 문제 삼은 바 있다. 인수위원회 시절 권영세 부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무분별한 태양광 발전 시설 설치로 산림이 훼손됐다”면서 탈 원전 기조에 맞춰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급격히 늘린 것이 패착이었다고 공개적으로 각을 세우기도 했다.
고발된 사건도 있다. 서울시는 시 보조금을 받은 태양광 업체들이 보조금을 더 받기 위해 고의로 폐업하거나 불법 하도급을 준 점 등이 문제가 있다며 경찰에 고발 및 수사의뢰를 한 바 있다. 법조계에서는 서울시 직원들이나 정치권이 보조금 가운데 일부를 다시 돌려받은 정황이 드러날 경우 얼마든지 검찰이 직접 수사로 참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선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태양광 사건을 수사할 것이라는 얘기가 벌써부터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며 “부패 사건이자 경제 사건 아니냐. 검찰 입장에서 급하게 착수하지 않아도 되는 사건이고 거꾸로 서울시 공무원이나 정치권으로 뇌물이 들어간 게 있다면 ‘특수통’ 입장에서 가장 이상적인 수사 구조라고 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범죄정보 수집 관련 업무를 담당한 바 있는 전관 변호사 역시 “정권이 바뀌면 앞선 정권에서 뇌물을 주고 특혜를 바랐던 이들이 특혜를 기대할 수 없어진 점을 문제 삼으며 이를 떠벌리고 다니거나 진정을 넣기도 한다”며 “구여권에게 줄을 대고 있던 이들 가운데 관계가 틀어지는 사람들이 수사의 단초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문재인 정부 부실했던 사건 재수사 가능성
문재인 정부 당시 제대로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던 자본시장 관련 사건들 역시 재수사 가능성이 거론된다. 라임 사건 역시 ‘쩐주’로 알려진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등이 구속기소되기는 했지만, 김 전 회장에게 뇌물이나 청탁을 받았던 이들에 대해서는 수사가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았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2016년 전후 맞춤양복 등을 선물했다”는 등의 김 전 회장 진술이 나왔지만, 수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김영춘 전 국회사무총장,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등도 로비 의혹으로 아직 검찰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당시 기소된 이는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의 이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밖에 없다.
하지만 옥중에서 김 전 회장이 정·관계 로비와 관련해 폭로한 내용이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검찰이 다시 수사를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폭로 내용에 대해 얼마나 신빙성이 있다고 볼 것인가는 검사마다 판단이 다를 수 있지만, 라임 사건의 경우 몇몇 정치인이 김봉현 전 회장과 안면이 있다고 인정한 경우도 있지 않느냐”며 “폭로와 자금 흐름 내역, 당시 정치인의 일정과 동선만 확인하면 실제 로비 가능성에 대해 어느 정도 1차적인 판단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디스커버리자산운용 사건 역시 수사 가능성이 점쳐진다. 장하성 중국대사와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투자 과정에서 특혜를 봤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현재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에서 장 대사의 동생인 장하원 디스커버리 대표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의 혐의로 소환조사한 바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도…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서 승리하며 금배지를 달게 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수사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에서 진행 중인 성남 FC 후원금 의혹 사건은 물론,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역시 재수사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치 개입 의혹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선 전후 수사 속도를 늦췄던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사건 수사팀은 이재명 의원에 대해 일체의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 안팎에서는 ‘수사를 아예 처음부터 한다는 마음으로 다시 봐야 할 정도로 수사 과정에 빈틈이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재명 의원에게 불체포 특권이 있지만, 지방선거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이 사실상 패배했기 때문에 검찰은 수사하는 데 부담이 오히려 없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선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성남 FC 후원금 사건이나 부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사용 의혹 등은 경찰에서 한두 달이면 확인할 수 있는 사건이고, 대장동 사건 역시 기초적인 자료들은 확보된 만큼 당시 성남시의 의사결정 과정으로 수사를 두세 달만 진행하면 이재명 의원이 얼마만큼 개입을 했는지 파악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기소할 수 있는 사안인지, 기소 범위는 얼마나 가능한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민심의 지지를 받는데 실패한 만큼, 검찰의 수사는 더욱 부담이 없어진 셈이다. 조만간 검찰 중간 간부 인사를 통해 검사장(지검장)-차장검사-부장검사로 이어지는 실무 수사진을 세팅하고 구여권 관련 수사에 본격 착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환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