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1심 판결에 항소했던 공범 남경읍, 형사 15년형 확정 소식에 항소 취하
2021년 9월 서울중앙지법 민사206단독 류희현 판사는 조주빈(27)과 공범 남경읍(31)이 공동으로 피해자 A 씨에게 5000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손해배상금을 다 지급하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조주빈과 남경읍은 이미 수사 과정에서 경찰 신상공개위원회가 신상정보 공개를 결정해 이름과 얼굴 등이 모두 공개됐다.
민사소송 1심 판결이 나오자 조주빈은 항소하지 않았지만 남경읍은 바로 항소했다. 이로 인해 재판은 항소심으로 가게 됐는데 5월 19일 남경읍이 항소를 취하하면서 1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다. 남경읍의 항소 취하에는 형사 재판이 영향을 미쳤다. 5월 12일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유사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남경읍의 상고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렇게 징역 15년형이 확정되자 남경읍이 일주일 뒤인 19일 민사소송의 항소를 포기했다.
조주빈은 2020년 2월 피해자 A 씨를 협박해 받은 사진과 영상 91개를 ‘박사방’에 배포했으며 남경읍은 A 씨가 텔레그램 계정에 연락하도록 만드는 유인책 역할을 맡았다. 민사소송 1심 재판에서 남경읍은 SNS(소셜미디어)에 아르바이트 광고 문구를 올렸을 뿐 조주빈이 A 씨를 협박해 성착취물을 배포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모든 책임이 조주빈에게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렇지만 서울중앙지법 민사206단독 재판부는 남경읍이 ‘박사방’ 조직에서 피해자를 물색·유인하는 역할을 맡았으며 특정 성착취물 제작을 조주빈에게 의뢰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유죄 선고 이유를 판시했다. 또한 5000만 원의 손해배상금 지급에 대해서는 매우 중한 정도의 추행행위, 전송받은 영상물의 수도 많은 점, 현재까지 영상물이 불특정 다수인에게 유포되는 점, A 씨가 일상생활을 하지 못할 만큼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는 점 등을 고려해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남경읍은 기존 주장을 이어가며 민사소송에서 항소했지만 형사재판이 대법원까지 가서 징역 15년형으로 확정되자 결국 민사소송 항소를 포기했다. 한편 조주빈은 이미 2021년 10월에 징역 42년형이 확정됐다.
남경읍은 민사재판은 물론이고 형사재판에서도 꾸준히 ‘조주빈 등과 강제추행, 유사강간 등을 모의한 적이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이어갔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박사방’이라는 성착취 범죄단체에 가입해 짧은 기간 여러 피해 여성을 유인해 착취물을 제작·유포했고, 조주빈과 공모해 피해자를 만나 유사강간 범행도 저질렀다”고 밝히며 징역 15년형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이를 받아들여 원심을 확정했다.
피해자 A 씨의 민사소송이 승소로 확정된 부분은 다른 피해자들의 민사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조주빈이 주도한 성착취 범죄단체 박사방의 피해자는 25명가량이며 이 가운데 미성년자도 8명이나 된다. 피해자 A 씨의 민사재판에서 5000만 원의 손해배상금 지급 판결이 확정된 만큼 다른 피해자들의 민사소송이 이어지면 조주빈 일당이 지급해야 할 손해배상금은 수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전동선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