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2’ 팬데믹 이후 첫 1000만 고지…‘마녀2’ ‘탑건: 매버릭’ ‘한산: 용의 출현’ ‘아바타2’ 줄줄이 대기
#연이은 후속작들의 대성공
옛 속담에 ‘형만 한 아우 없다’고 했다. 극장가에 대입하면 전작의 성공에 기대 후속편을 만들지만 그 만듦새가 전과 같지 않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는 그야말로 옛말이다. 2년여에 걸친 팬데믹을 뚫고 온 극장가에서는 형보다 나은 아우들이 즐비하다. 5월 극장가는 두 편의 속편 영화가 진두지휘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닥터 스트레인지2)와 ‘범죄도시2’다. 6월 5일 기준, 두 영화가 동원한 관객의 합은 약 1470만 명이다.
5월 4일 개봉된 ‘닥터 스트레인지2’는 5일까지 584만 명을 모았다. 전편이 기록한 544만 명을 뛰어넘었다. 지난해 말 개봉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 등장한 멀티버스 세계관을 이은 ‘닥터 스트레인지2’는 아이언맨의 죽음과 함께 마무리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다음 장을 여는 첫 영화다.
그 배턴은 5월 18일 개봉한 ‘범죄도시2’가 이어받았다. 개봉 첫날 팬데믹 이후 한국 영화 최고 오프닝을 기록한 이 영화는 개봉 2일째 100만 돌파, 개봉 4일째 200만 돌파, 개봉 5일째 300만 돌파, 개봉 7일째 400만 돌파, 개봉 10일째 500만 돌파, 개봉 12일째 600만 관객 돌파, 개봉 14일째 700만 관객 돌파한 데 이어 개봉 18일 만에 800만 고지까지 점령했다. 이는 과거 13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은 ‘베테랑’(2015)과 동일한 추세다.
‘범죄도시2’는 1편의 688만 기록을 개봉 2주 만에 넘어섰다. 주말에서 현충일로 이어진 6일 900만 문턱까지 가뿐히 올라선 ‘범죄도시2’는 결국 6월 11일 1000만 관객을 달성했다.
‘범죄도시2’의 1000만 달성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팬데믹 이후 첫 1000만 영화 탄생이기 때문이다. 직전 마지막 작품은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과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4관왕에 오른 ‘기생충’이었다.
한 영화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집단 감염을 우려한 이들이 극장에 가는 것을 꺼렸다. 이로 인해 유명 배우와 감독이 참여한 작품들이 개봉을 미루며 ‘볼 영화가 없어서 극장에 안 간다’는 인식도 생겼다”면서 “그 사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 즉 OTT가 활성화되며 극장업은 사양 사업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하지만 ‘닥터 스트레인지2’와 ‘범죄도시2’의 성공에서 알 수 있듯, ‘극장에서 볼 영화는 본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탑건' 출격 앞두고 톰 크루즈 내한 결정
속편의 공세는 향후에도 계속된다. 현재는 이 두 영화의 흐름을 잇고 있다. 6월 1일 개봉된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는 6월 8일까지 226만 명을 동원했다. ‘범죄도시2’에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내주긴 했지만 주말에는 일일 4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으며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6월 15일에는 ‘마녀 파트2. 디 아더 원’이 개봉된다. 배우 김다미의 탄생을 알린 ‘마녀’의 후속편으로 4년 만에 공개된다. 이번에는 김다미를 대신해 신인 신시아가 주연을 맡았다. 1편 개봉 당시 신인이 출연했음에도 318만 명을 동원했던 이 영화의 후속편이 전편의 영광을 재현할지 관심이 쏠린다.
연출을 맡은 박훈정 감독은 최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원래 계획했던 것보다 (개봉이) 많이 늦어지기도 했고 스토리가 바뀌기도 했다”면서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계속 지속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도 있었는데 어떻게든 이야기를 계속하고 싶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먼저 펼쳤다. 아직 전체 이야기의 10분의 1도 안 꺼낸 거 같긴 한데 아무튼 잘 만들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6월 22일에는 배우 톰 크루즈가 주연을 맡은 ‘탑건: 매버릭’이 관객과 만난다. 이 영화의 전편인 ‘탑건’은 1987년, 향후 할리우드를 30년 넘게 이끌어갈 배우 톰 크루즈의 탄생을 알린 작품이다. 35년 만에 스크린에서 부활한 ‘탑건: 매버릭’은 교관으로 컴백한 최고의 파일럿 매버릭(톰 크루즈 분)과 함께 생사를 넘나드는 미션에 투입되는 새로운 팀원들의 이야기를 다룬 항공 액션 블록버스터다.
이 영화의 개봉에 맞춰 톰 크루즈가 내한을 결정했다. 벌써 10번째 한국을 찾는다. 내한 때마다 화끈한 팬서비스를 통해 ‘친절한 톰 아저씨’라는 별명이 붙은 톰 크루즈가 ‘탑건: 매버릭’의 흥행과 더불어 속편이 이끌고 있는 한국 영화계의 부활에 기름을 부을 가능성이 높다.
본격적인 바캉스 시즌이 시작되는 7월 여름 성수기에는 김한민 감독의 신작 ‘한산: 용의 출현’이 극장에 걸린다. 이 영화는 국내 최고 흥행 기록을 갖고 있는 ‘명량’의 후속작이다. 또 다른 영화 관계자는 “성공한 전작을 본 관객들의 기대감과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극장에 가지 못했다는 보상 관람 심리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면서 “이런 속편의 강세는 연말 개봉을 앞둔 ‘아바타2’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