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4명 포함 일당 13명 관광객 살해 뒤 돈 요구…“혼자 동남아 다니지 말라” 공포 확산

부검 결과, 시신에선 예리한 칼에 찔린 흔적들이 발견됐다. 경찰은 이들이 살해된 후 매장됐을 것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4월 1일 이들이 중국 시민권자 1명, 중국계 라오스인 1명이라고 밝혔다. 둘은 친구 사이였고 관광 차 비엔티안을 방문했다가 참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의 진상은 속속 드러나기 시작했다. 피해자 중 한 명의 배우자는 3월 18일 자신의 남편이 실종됐다며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며칠 뒤 범인으로부터 “남편이 납치됐으니 몸값을 달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이에 배우자는 경찰에 신고를 했고, 수사가 이뤄지던 도중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은 범인이 피해자들을 납치한 뒤 바로 살해했고, 그 후에 돈을 요구했던 것으로 추정했다.
이 사건은 중국에서도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중국에선 살인을 할 경우 최대 사형이다. 그래서 살인사건이 발생하는 일은 좀처럼 드물다. 그런데 이번 사건은 피해자들이 해외로 관광을 갔다가 벌어졌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대유행)으로 인해 위축됐던 해외 관광이 부활할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발생했기에 더욱 큰 이목을 끌었다.
얼마 전 라오스 경찰은 범인 검거에 성공했다. 결과를 본 중국인들은 다시 한 번 놀랐다. 범인이 무려 13명에 달했기 때문이다. 여기엔 중국인 4명도 포함돼 있었다. 나머지 9명은 라오스 현지인이었다. 이는 이들이 사실상 조직적으로 범죄를 계획하고 실행했음을 의미한다. 또 추가적인 범죄가 더 있을 수도 있다는 추측이 제기됐다.
비엔티안시 공안국장은 “사건 발생 한 달이 지나서 라오스 현지의 19세 노동자를 체포해 조사했다. 그를 취조해 나머지 12명을 모두 검거했다. 납치 및 살해를 하는 데 쓰인 자동차 등 증거들도 모두 확보했다. 이들의 범죄는 매우 중하다. 심각한 형사처벌을 받아야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신 발견부터 범인 일당 검거까지의 과정은 최근 여러 언론을 통해 대서특필되고 있다. 또 인터넷과 SNS(소셜미디어)에서도 가장 뜨거운 뉴스다. 검색어 상위권은 관련 소식들이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중국인들에게 충격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인들이 피해자라는 것도 그렇지만, 범인들 중 중국인들이 있다는 것에 더욱 분노하는 모습이다.
한 블로거는 “일당 중에 중국인이 4명이나 포함돼 있다는 것에 너무나 놀라웠고, 화가 났다. 외국에 나가서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바로 고향 친구라는 옛말을 새삼 떠올렸다. 특히 동남아로 갈 때는 친하게 접근하는 동포를 조심해야 한다”면서 “그나마 안전하다고 여겨진 라오스에서 이런 사건이 발생하자 ‘아예 동남아는 가지 말자’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인터넷에는 동남아로 갔다가 범죄에 노출될 뻔했던 사례들도 공공연히 올라오고 있다. 한 범죄 전문가는 “무조건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특히 혼자서 동남아를 여행하는 것은 당분간 삼가야 한다. 혼자 다니는 관광객이 최우선 타깃”이라면서 “어려움이 발생했을 때 바로 연락할 수 있도록 현지 경찰, 대사관 등의 전화번호를 저장해두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했다.
공안당국은 추가 범죄가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그동안 접수된 해외 실종신고 사례를 면밀히 분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안당국 관계자는 “라오스에서는 운 좋게 범인이 잡혔다. 하지만 필리핀 등 다른 동남아 지역에서 벌어진 납치·살인 사건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그래서 더 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라오스 사례가 좋은 보기가 될 것 같다. 범인을 모두 잡으려고 하면 쉽지 않다. 동남아는 범인이 일단 숨기로 작정하면 찾기가 어렵다. 과학 수사도 안 통한다. CCTV도 많지 않다. 일단 한 명만 잡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를 통해 다른 일당들을 끌어내야 한다”고 했다.
중국=배경화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