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10일 방송되는 KBS '자연의 철학자들' 12회는 '덜어내니, 비로소 편안해지네' 편으로 꾸며진다.
친정어머니와 요리학원을 운영하며 소위 잘나가는 요리 선생님이었던 문성희 씨(73). 화려한 요리를 만들어 멋지게 상을 차리는 일에만 몰두하며 밤낮없이 바쁘게 살던 어느 날 그녀는 마음 깊은 곳에서 '이게 맞나?' 하는 회의를 느끼게 된다.
그 후 홀연히 도시의 삶을 다 버리고 어린 딸과 함께 산속으로 들어갔다. '쓰기 위해 벌어야 하고 벌기 위해 애쓰는 삶이 아니라 지출을 줄여도 살 수 있는 삶의 구조를 만들어보자'며 기댈 데라곤 자연밖에 없는 산속에서 그녀는 비워내고 내려놓는 법을 배우며 비로소 채워지고 행복해졌다.
자연과 가장 가까이 살며 자연처럼 사는 법을 배우고 삶의 이치를 깨달았다는 문성희 씨는 10년간의 산속 생활에서 삶의 에너지를 완전히 회복하고 인생을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도 크게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자연에서 얻은 힘으로 남은 인생을 살아간다는 문성희 씨의 두려울 게 없는 일상을 들여다본다.
문성희 씨는 딸과 사위가 장을 담그는 모습을 보기도 하고 멀리서 온 학생들에게 자연요리를 가르치기도 하며 지금을 살아간다.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아가는 문성희 씨는 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바로 '사필귀정(事必歸正),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이다. 정직하고 부지런히 자기 할 일을 하면 모든 일이 뜻대로 이루어질 것이니 늘 멈춰 서서 생각과 행동을 점검하고 오늘 할 일을 하며 자연처럼 충실히 살라고 말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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