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귀국 후 우울증, 체중 감소 등 겪어
11일 재계에 따르면 이 전 부회장의 빈소는 서울 강남구 삼성병원에 마련될 예정이다. 지난해 미국 로스엔젤레스(LA)에서 한국으로 귀국한 이 전 부회장은 우울증과 체중 감소 등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고인의 아버지는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차남이자 새한그룹 창업주인 고 이창희 회장이다. 어머니는 이 회장 작고 후 회장을 맡은 일본인 이영자 전 회장이다.
고 이 회장은 1967년 삼성그룹을 떠난 뒤 새한미디어를 창립했으나 1991년 백혈병으로 갑작스럽게 별세하면서 이 전 부회장이 새한그룹을 물려 받게 됐다.
새한그룹은 1995년 삼성그룹에서 분리된 뒤 1997년까지는 계열사 12개를 둔 재계 순위 20위 중반의 탄탄한 중견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사양길에 접어들기 시작한 비디오테이프와 섬유산업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하면서 극심한 경영난이 시작됐고 1998년 말 1조 7000억 원대로 불어난 부채 규모를 감당하지 못해 이듬해 일본 도레이 사에 필름 사업을 6000억 원에 넘기기도 했다.
여기에 IMF금융위기까지 겹치면서 2000년 5월 계열사 전체가 워크아웃(구조조정)을 신청했다. 이에 고 이 회장 일가는 경영권을 내놨고 계열사들 역시 매각됐다
이 과정에서 이 전 부회장이 워크아웃 직전 분식회계를 통해 대규모 불법대출을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이 전 부회장은 2003년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새한그룹 해체 이후 이 전 부회장과 그의 가족들은 삼성, CJ, 신세계 등 범 삼성가 모임에 나오지 않고 은둔에 가까운 생활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관련 소식이 외부에 전해진 것은 2010년 8월 18일 이 전 부회장의 동생 이재찬 전 새한미디어 사장의 극단적인 선택이 마지막이었다. 숨지기 전 그는 생활고를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