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완 매일유업 회장 아들 김오영 씨 지분 6.56% 보유…제로투세븐 실적 한중 관계 경색 타격 우려도
단독 대표가 된 김정민 회장은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의 동생이다. 김정민 회장은 2018년 씨케이코퍼레이션즈와 그 자회사 제로투세븐을 갖고 독립했다. 현재 제로투세븐과 매일유업은 서로 지분 관계로 얽혀있지 않다. 그럼에도 제로투세븐이 주목받는 이유는 그간 매일유업 승계에 있어 핵심 계열사로 거론됐기 때문이다. 김정완 회장의 아들 김오영 씨는 현재 제로투세븐 지분 6.56%를 보유하고 있다. 김오영 씨가 보유한 매일유업그룹 지주회사 매일홀딩스 주식은 721주(지분율 0.01%)에 불과하다. 제로투세븐의 기업가치가 상승해야 매일유업의 승계도 순탄하게 진행되는 구조다.
#한때는 주가 치솟았지만…
제로투세븐은 2000년 라이프파트너란 이름으로 설립돼 육아전문 사이트 ‘우리아이닷컴’을 운영했다. 이후 2004년 유·아동복 브랜드 알로앤루를 출시했고, 2007년과 2008년에도 포래즈, 알퐁소라는 브랜드를 내놓았다. 2007년에는 중국 현지법인 ‘영도칠무역(상해)유한공사’를 설립했다.
이 시기 제로투세븐의 주주구성에도 변화가 발생했다. 김정민 회장과 김오영 씨는 2006년만 해도 보유한 제로투세븐 주식이 거의 없었지만 2007년 두 사람이 갑자기 주요주주로 등장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말 기준 김정민 회장이 보유한 제로투세븐 주식은 13만 9013주(16.3%), 김오영 씨가 보유한 주식은 13만 1479주(15.4%)였다. 2006년과 2007년의 제로투세븐 발행주식 총수에는 변함이 없고, 김정완 회장 보유주식도 7만 1024주(8.3%)로 변동이 없었다. 따라서 2007년 당시 제로투세븐 최대주주였던 매일유업과 그 계열사가 김정민 회장과 김오영 씨에게 주식을 증여 혹은 매각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유상증자 등을 거치면서 김정민 회장과 김오영 씨의 제로투세븐 지분율은 줄었지만 여전히 6%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제로투세븐은 2013년 2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후 한동안 승승장구했다.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출산 장려 정책을 펼치겠다고 발표하면서 육아용품 관련주들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제로투세븐의 공모가는 8300원이었고, 순탄한 상승 흐름을 이어가 2015년 한때 1만 9950원까지 급등했다.
하지만 이후 제로투세븐은 혹독한 시기에 접어든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부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2016년 중국국영방송(CCTV)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에서 제로투세븐의 대표 브랜드 알로앤루가 언급되는 일이 있었고, 2017년에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까지 불거졌다. 또 쿠팡이 2016년 매일유업과 직거래를 요구한 것도 악영향을 미쳤다. 이전까지 쿠팡은 제로투세븐을 통해 매일유업 분유를 제공받았다. 제로투세븐이 2015년 쿠팡에 공급한 분유 제품 거래규모가 420억 원이었지만 매일유업과 쿠팡이 직거래를 함으로써 분유 관련 매출이 크게 타격을 입었다. 쿠팡은 당시 중간유통 단계가 굳이 필요하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직거래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로투세븐은 2016년부터 적자가 지속되면서 한때 상장폐지 우려까지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민 회장이 2018년 제로투세븐과 씨케이코퍼레이션즈를 갖고 독립한 것이다. 이와 관련, 매일유업 사정에 정통한 한 인사는 “제로투세븐 상장 당시 매일유업 오너 일가가 지분 일부를 파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있었고, 2015년에도 한번 매각 이야기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주가 고점을 놓쳤고, 그 이후로는 전고점 생각에 아쉬워서 행동에 나서지 못한 것 같다. 하지만 경영 승계를 위해서는 제로투세븐 지분을 정리해야 하므로 매일유업 측도 앞으로의 주가 흐름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오영 씨가 2015년 제로투세븐 지분을 매각했다면 260억 원이 넘는 돈을 현금화할 수 있었다. 산술적으로 매일홀딩스 지분 20% 이상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현재 지분가치는 약 80억 원에 그치고, 이 돈으로 매입할 수 있는 매일홀딩스 지분은 6.6% 정도에 불과하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김오영 씨의 제로투세븐 지분 매각과 관련해 “오너 일가의 개인적인 일이므로 자세히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한중 관계 경색이 최대 우려 요인
그럼에도 제로투세븐에 대한 전망은 밝다. 조선시대 원자의 피부를 다스리는 보양법을 접목했다는 유아용 스킨케어 브랜드 ‘궁중비책’이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궁중비책 매출 중 수출 비중은 2018년 9%에서 2021년 62%로 급등했다. 특히 대중국 수출액이 2020년 전년 대비 70% 성장했고, 2021년에도 40% 늘었다. 정소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궁중비책은 중국 봉쇄 정책 영향으로 부진했지만 하반기에는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밝혔다.
한화투자증권은 제로투세븐이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5% 늘어난 1171억 원, 영업이익은 220% 늘어난 75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동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제로투세븐의 패션 사업은 온라인 전환, 궁중비책은 인지도 제고와 유통채널 확대에 따른 수출 증가와 면세점 매출 회복이 진행되고 있다”며 “그 성과가 점차 드러날 것”이라고 전했다.
우려 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한중 관계 경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윤석열 대통령은 5년 만에 한미일 정상회담을 재가동했고, 우리나라 대통령 중 처음으로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 북한 비핵화 국제공조, 방위산업 협력 강화 방안 등을 내놓았다. 외신에서도 한국이 탈중국에 나서고 있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이 아직은 대놓고 보복에 나서고 있지 않지만 조만간 표면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당연히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정부가 조금 더 세련된 언사를 해주길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영훈 언론인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