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신축, 거리두기 지침 어긴 사적 모임으로 주목…법원행정처 “과태료 부과 대상” 남양유업 “홍 회장 개인의 일”
홍원식 회장의 주소지는 최근 뜻하지 않게 주목을 받았다. 이곳은 홍 회장의 아내 이운경 남양유업 고문이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어기고 5인 이상 사적 모임을 주최한 곳이다. 이 자리에는 박형준 부산광역시장을 포함해 14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은 “아트부산 행사를 마무리하는 자리라고 전해 들어 공적 성격을 가진 모임이라고 판단했다”라고 해명했지만 비판 여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남양유업 계열사 금양흥업 법인등기부에 따르면 홍원식 회장은 2006년 1월 성북구 성북동 330-XXX에서 성북동 14-XX으로 주소지를 옮겼다. 성북동 14-XX 부지는 홍원식 회장이 1998년 매입한 곳이다. 기존에 거주하던 성북동 330-XXX는 두 아들인 홍진석 남양유업 상무와 홍범석 외식사업본부장에게 2004년 12월 증여했다.
현재 홍진석·범석 형제가 성북동 330-XXX 지분을 50%씩 보유하고 있지만 홍범석 본부장은 현재 서울시 용산구에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진석 상무는 현재도 성북동 330-XXX에 주소지를 두고 있다.
건축물대장에 따르면 홍 회장의 현 거주지인 성북동 14-XX 자택 신축일은 2004년 5월이다. 해당 자택은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연면적은 692.99㎡(약 209.63평)에 달한다. 주차장·관리실 명목의 52.91㎡(약 16평) 규모 부속 건물도 있다. 즉, 홍 회장은 2004년 성북동 자택을 두 아들에게 증여했고, 2년 후인 2006년에 성북동 다른 자택으로 이사한 것이다.
주목되는 점은 부동산등기부에 성북동 14-XX의 건물이 등록돼있지 않다는 것이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건축물대장 상의 최초 소유자로 분류된 명의인이 부동산등기부를 신청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과태료가 발생한다”며 “부동산등기부가 없으면 매매 등 주택에 대한 권리행사를 할 수 없다”라고 전했다. 1998년 홍 회장이 부지를 매입하고 2004년 건물을 신축했다는 점에서 최초 소유자는 홍 회장일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홍원식 회장이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부동산등기부를 등록하지 않은 것으로 추측한다. 부동산등기부에는 건물 소유주와 소유주의 현 주소지 등이 등재된다.
재계 관계자는 “사생활 노출을 꺼리는 오너 일가의 경우 과태료를 내면서라도 거주지를 숨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도 “본인 주소지를 자택이 아닌 회사 사무실로 두는 방법을 주로 사용하지만 아예 자택의 등기부를 등록하지 않은 것은 극단적인 사례”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남양유업 관계자는 “홍 회장 개인의 일이기 때문에 회사 차원에서 확인이 어렵다”라고 전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