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개 분야 1개 기관, 분야별 컨트롤 타워 기능 수행
- '경북형 공공기관 구조개혁'…단순 예산 절감 차원 아냐
- "조직, 일 할 수밖에 없는 환경 조성할 것"
[일요신문] "민선 8기 구조개혁은 공공기관이 예전보다 진일보할 수 있는 천재일우 기회가 될 것이다."
경북도도 도 산하 공공기관에 대한 고강도 구조개혁에 칼을 빼 들었다.
경북도가 28개 산하 공공기관을 19개 기관으로 축소하는 구조개혁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5일 민선 8기 지방시대 준비위원회는 도민보고회에서 산하 공공기관의 개방과 통합, 과감한 정비, 분야별 총괄 기능 신설을 통한 기관 간 유기적 업무조정을 제안한 바 있다.
13일 도에 따르면 기관 통합, 기관 간 기능조정, 기관 내 기능조정, 협업(위탁) 등 구체적인 구조개혁 기준을 마련한다.
이후 산하 공공기관을 문화, 산업, 복지, 교육 등 분야별로 크게 묶어 통합적인 기능 연계 강화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
― 조직·기능 과감하게 조정
유사 분야의 기능을 통합해 효율성을 높이고 기관의 규모와 상관없이 존재하는 중복 조직을 하나로 합쳐 규모의 경제를 꾀한다.
기존 인력의 경우 고용승계가 원칙으로 적재적소에 재배치한다. 단, 정부에서도 공무원 정원 및 보수 억제와 공공기관에 대한 구조조정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기관 인력 증원에 대해 더욱 더 엄격한 잣대로 심사할 방침이다.
― "14개 산하 공공기관…5개로 확 줄인다"
문화분야는 경북문화재단을 중심으로 경북콘텐츠진흥원, 문화엑스포가 합쳐진다. 예술인 복지증진 및 예술의 산업화 등 각 기관의 고유 기능을 최대한 살려나갈 계획이다.
산업분야는 경북테크노파크에 경북하이브리드부품연구원,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 환동해산업연구원을 하나의 기관으로 통합해 지역특화센터로의 거버넌스를 구축한다.
과거 통합이 일부 추진 또는 검토됐던 기관도 있었지만, 여건 변화를 고려해 원점에서 다시 통합을 추진한다는 것.
복지분야는 도민의 다양한 복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경북행복재단과 경북청소년육성재단을 통합해 시너지 효과를 꾀하고, 교육분야는 인재평생교육진흥원, 환경연수원, 교통문화연수원, 농식품유통교육진흥원의 농민사관학교 기능을 한 데 모아 경북교육재단을 설립한다.
이렇게 설립된 통합 재단의 운영을 경북도립대에 위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외도 20명 정도의 소규모 조직 운영으로 외연 확장이 어려운 독립운동기념관과 독도재단을 경북호국재단으로 통합 출범해 국가를 보호하고 지키는 '호국'과 관련된 기관의 고유 기능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산하 의료원(포항·김천·안동)은 경북대학교병원에 운영을 위탁하기로 했다. 이에 대학병원의 의료진, 진료지원인력, 사무기술인력 등의 지원으로 지역 공공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일 계획이다.
도 산하 공공기관 중 지방공기업과 보조단체, 국학진흥원, 경북신용보증재단, 경북경제진흥원,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새마을재단은 통합 대상에서 최종 제외했다.
지방공기업인 경북개발공사와 경북문화관광공사의 경우 택지개발과 관광사업 분야 등 각각의 사업 영역에서 양호한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며 운영되고 있어 통합의 필요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국학진흥원도 국학자료의 수집, 국역, 연구 등 해당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국학연구기관으로 자리 잡고 있는 점을 들어 통합 대상에서 제외했다.
신용보증재단 역시 지역신용보증재단법에 따라 설립돼 전국적으로 공통적인 보증 업무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통합의 실효성이 낮으며, 경제진흥원은 경제 분야에 통합 대상이 없다.
여성정책개발원은 경북이 현재에도 성평등 지수 최하위(level-4) 지역으로 분류되는 점을 고려해 여성 권익 신장을 위해 존치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 끝으로, 새마을재단의 경우 새마을 정신의 보급 및 확산에 기여하는 전국 유일 조직으로 경북의 정체성을 대표해 존치하기로 결정했다.
도는 각각의 존치 필요성에 의해 기관 통합 대상에서 제외된 기관이라도 자체 조직진단 등에 기반 한 기관 내 기능 조정은 별도로 추진할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도가 추진하는 '경북형 공공기관 구조개혁'은 단순히 예산 절감 차원에서만 추진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일을 하려는 조직에는 인력과 예산을 과감하게 지원하되, 일을 두려워하는 조직은 일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구조개혁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공공기관의 근본적인 체질개선을 통해 4차 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사회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도민들에게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도는 기대하고 있다.
도는 구조개혁안을 바탕으로 실·국장이 T/F팀을 주관해, 구체적인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올 연말을 기한으로 구조개혁 작업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이를 위해 도의회와 전문기관 및 유관기관 의견수렴, 조직진단, 도민 여론 수렴 등의 절차도 거친다.
황명석 경북도 기획조정실장은 "구조개혁을 통해 '경북의 힘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공공기관이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도는 산하 공공기관 간 기능·조직 중심의 구조개혁과 더불어 통합에 따른 적응도 제고를 위해 올해 하반기 '클라우드 기반 공공기관 통합업무시스템 도입'을 투-트랙으로 추진하고 있다.
최창현 대구/경북 기자 cch@ilyo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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