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리브 장인’다운 적재적소 애드리브에 캐릭터 매력 극대화…‘명석앓이’할 수밖에 없는 이유
매회마다 '미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ENA채널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대형 로펌 한바다 소속 14년차 시니어 변호사 정명석 역을 맡은 강기영이 감칠맛나는 애드리브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 잡고 있다.
강기영은 첫 회부터 새내기 변호사 우영우(박은빈 분)의 "제 이름은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입니다.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우영우… 역삼역?" 이라는 신선한 자기소개에 무미건조한 표정과 함께 "되게 재밌어요"라는 애드리브로 시청자들을 웃게 만들었다. 특히 이 대사는 드라마 연출을 맡은 유인식 감독이 방영 전 티저와 하이라이트 영상에도 활용할 정도로 명석의 첫 인상을 강렬히 남기는 대사로 자리하며 그만큼 배우의 활약이 두드러졌음을 알게 했다. 같은 회차에서 당황스러운 기색을 애써 감추며 대표 한선영(백지원 분)에게 향할 때에도 그는 우영우에게 "반가워요, 반가웠어요"라며 애드리브를 던져 대사 한 줄만으로 우영우에 대한 첫인상이 어떤지를 짐작케 했다.
또 6화에서는 우영우와 최수연(하윤경 분)이 이글이글 불타오르는 열정을 한껏 뿜어내며 피고인의 집행유예를 받아내겠다고 고집했을 때 "아 뜨거워"라며 짧고 간결하게 던진 애드리브로 안방극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8화에서는 우영우가 번뜩이는 단서가 떠올라 자고 있던 명석에게 전화를 걸어 할 말을 와다다 쏟아내자 "오전 3시 10분에는 다들 자는 시간 아닌가? 새들도, 아가 양도, 명석이도?"라며 흥분한 영우를 진정시켰다. 여기서 "명석이도?"라는 애드리브로 대사를 한층 차지게 소화해낸 그의 재치가 극의 활기를 더했다는 시청자들의 호평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강기영의 센스 넘치는 애드리브의 향연은 단순 웃음 포인트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4화에서 우영우가 돌연 퇴사 통보를 하고서 그의 친구 동그라미(주현영 분)의 사건을 대신 의뢰받은 정명석은 오랜만에 우영우와 통화를 나누게 됐을 때 "우영우 변호사 안녕?"이라고 다정하게 인사하며 대화를 이어나갔다.
다시 우영우가 한바다로 돌아오게 됐을 때 정명석이 결근한 만큼 월차 사용이 어렵다고 하자, 우영우는 솔직하게 "월차는 원래도 못 썼습니다"라고 말하며 나갔고 이에 못 말린다는 듯 "한마디를 안 져"라며 츤데레 매력을 폭발시켰다. 두 대사 또한 대본에는 없었던 강기영의 애드리브였으며 해당 회차가 전파를 탄 후 시청자들은 본격적으로 '명석 앓이'에 빠져들었다는 후문이다.
잘 짜여진 스토리 안에서 과도하게 튀지 않고 적재적소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애드리브를 던질 수 있다는 것은 배우의 역량이 그만큼 단단하고 깊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하게 후배 변호사인 우영우를 서포트 해주는 좋은 선배의 롤로만 그치지 않고 시청자들 사이에서 '서브 아빠'라는 애칭으로 불릴 정도로 여러가지 면을 보여주는 풍성한 캐릭터를 구축한 데엔 배우 강기영의 철저한 캐릭터 분석이 뒷받침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영우와 라이벌 권민우(주종혁 분)의 갈등과, 양대 로펌 한바다와 태산의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그려질 남은 회차에서 강기영의 정명석이 어떤 존재감을 보일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인다.
한편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넷플릭스에서도 남미, 유럽권 국가 제외 전세계 동시 방영 중이며 7월 15일 기준으로 넷플릭스 비영어부문 TV시리즈 시청 월드랭킹 5위를 기록하는 등 놀랄만한 인기를 보여주고 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