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예술가 에스텔 크레티앙 “만물은 뒤섞여 있고, 영원한 것도 경계도 없다”
크레티앙이 예술가 미구엘 코스타와 협업한 ‘건조한 발’이라는 제목의 작품은 환경을 유지하는 데 있어 나무의 근본적인 역할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이를테면 나무의 뿌리는 토양 침식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침전물을 걸러내고 수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런 점에서 나무 밑부분에 설치한 진흙 묻은 장화는 나무 표면 아래에서 일어나는 일을 묘사한 것으로, 크레티앙은 나무들을 가리켜 ‘지구를 움직이는 거인’이라고 부른다.
‘속옷’이라는 제목의 작품은 속옷이 만들어진 맥락에서 영감을 얻었다. 줄기가 둘로 갈라진 나무에 꽃무늬 팬티를 입힌 형태인 이 유머러스한 작품은 과거 직물 공장이 이곳에 있었다는 사실과 관련이 있다. 실제 속옷의 원단을 만드는 공장이 이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소유권’이라는 제목의 작품에서는 토지 소유에 대한 묘사를 했다. 가격표 모양의 설치 작품을 언덕 위에 놓음으로써 마치 토지의 소유권을 표시한 듯 보인다. 이 작품의 목적은 그가 제기하는 근본적인 질문, 즉 “이 땅은 사유지다. 그렇다면 이곳의 풍경은 어떠한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데 있다.
그의 작품은 몇 달 후면 철거되기 때문에 일시적이다. 크레티앙은 “모든 만물은 뒤섞여 있고 우리는 자연의 일부다.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경계도 없다”면서 “바라건대 나의 설치 작품들이 보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출처 ‘마이모던멧닷컴’.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