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예람 중사 특검팀, ‘전익수 녹취록 조작’ 변호사에 구속영장 청구

특검, 음성합성으로 녹음된 정황 포착해 12일 체포…15일 영장실질심사 진행

[일요신문]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을 수사중인 특별검사팀이 전익수 공군 법무실장(52·준장)의 이 사건 수사 무마 의혹 증거였던 녹음파일을 조작한 혐의로 변호사 A 씨에 대해 14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4월 1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공군 20전투비행단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관련 군 내 성폭력 및 2차 피해 등의 진상규명를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통과되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14일 특검팀은 "지난 12일 증거위조 및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긴급체포했던 변호사 A 씨에 대해 오늘 서울중앙지법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전익수 공군 법무실장이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불구속 수사를 지휘한 정황이 담겼다며 2021년 11월 군인권센터가 폭로한 이른바 '전익수 녹취록'의 원본 파일을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이를 군인권센터에 전달함으로써 업무방해 혐의도 적용됐다.

당시 공개된 녹취록에는 이 중사 사건에 대한 군의 수사가 진행되던 같은 해 6월 중순께 공군본부 보통검찰부 소속 검사들이 나눈 대화가 담겨있었다. 군인권센터는 제보받은 이 녹취록을 근거로 전 실장이 성추행 사건 수사 초기에 가해자 불구속 수사를 직접 지휘하고, 공군본부 법무실이 국방부 검찰단의 압수수색에 미리 대비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반면 녹취록에 대해 전 실장은 "100% 허위"라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등 혐의로 군인권센터 관계자를 경찰에 고소했다.

이와 관련해 특검은 해당 녹취록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던 중 일부가 조작된 정황을 포착했다. 녹취록의 원본 녹음파일을 과학수사 기법으로 분석한 결과 실제 사람 목소리가 아닌 TTS(Text-To-Speech, 음성합성) 방식으로 기계가 만들어낸 음성이었다는 점이 밝혀진 것이다.

이에 특검은 지난 9일 군인권센터에 녹취록을 제보 형태로 전달한 A 씨의 주거지와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뒤 12일 특검 사무실에서 A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던 중 긴급체포했다.

특검은 A 씨를 체포 상태에서 조사하던 중 형사소송법에 따라 48시간이 지나기 전인 14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A 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15일 오후 4시 30분 진행된다.

김태원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