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권센터 2일 기자회견…“확진자 침 핥으라고도 강요”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공군 15비에서 A 준위가 B 하사를 대상으로 성추행을 일삼았다. A 준위는 이예람 중사가 숨진 이후인 2021년 7월 새로 부임한 인물로 알려졌다.
A 준위는 B 하사에게 코로나19에 확진된 남자 하사와 입을 맞추고 혀에 손가락을 갖다 대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B 하사가 거부하자 자신의 손등에 남자 하사의 침을 묻힌 뒤 B 하사에게 이를 핥으라고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뿐 아니다. A 준위는 “나랑은 결혼 못 하니 대신에 내 아들이랑 결혼해서 며느리로서라도 보고 싶다” “장난이라도 좋으니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싶다” 등의 성희롱 발언도 했다.
A 준위는 B 하사가 성추행 상황을 피하거나 거부 의사를 표현할 때 통상적인 업무에서 B 하사를 배제하는 등 불이익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B 하사는 지난 4월 A 준위를 공군 양성평등센터에 신고한 뒤 고소 의사를 밝혔다. A 준위는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같은 달 26일 구속됐다.
군인권센터 관계자는 “공군 15비는 성추행을 겪었던 이예람 중사가 전출 온 부대로 전출 후 2차 피해를 겪은 곳이기도 하다. 불과 1년도 지나지 않아 같은 부대에서 성추행이 발생하고 피해자 보호와 지원이 엉망으로 이뤄졌다”며 “가해자 및 2차 피해 유발자를 엄중히 처벌하고 사건을 이처럼 복잡하고 황당하게 만든 관계자들도 모두 응분의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를 가해자로 둔갑시켜 괴롭히는 공군 검찰단은 즉시 무혐의 처분을 통해 피해자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일을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