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과 무슨 통화?” “주로 의상 문제”…“뒷돈이면 몰래 받지, 뭐하려 재단 만드나” 억울함 호소도
이원석 후보자는 1995년 제37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 27기를 수료했다. 그는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수사한 대표적인 특수통 검사다. 그의 손을 거쳐 간 대표적 사건은 2007년 삼성 비자금 및 로비 사건과 2016년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 국정농단 사건이다. 특히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피의자신문은 2017년 3월 21일부터 4월 12일까지 다섯 차례 진행됐다. 2017년 3월 10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파면 결정이 나온 이후였다.
일요신문은 박 전 대통령을 조사한 검찰의 ‘피의자신문조서’ 전문을 입수했다. 2017년 3월 21일 1회 조서는 A용지로 112장, 4월 4일 2회 29장, 4월 8일 3회 40장, 4월 10일 4회 54장, 4월 12일 5회 63장 등 모두 298장 분량이다.
이 가운데 이원석 후보자는 박 전 대통령을 2017년 3월 21일과 4월 10일 두 차례 대면 조사했다. 피의자신문조서 분량으론 1회 112장과 4회 54장 합해서 166장이다. 당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을 조사실에서 ‘이원석-박근혜’ 두 사람은 어떤 질문을 하고 어떤 답변을 했을까. 일요신문은 이 후보자가 박 전 대통령을 신문했던 기록인 피의자신문조서를 3회에 걸쳐 요약해 연재한다.
첫 번째 신문은 2017년 3월 2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1001호 영상녹화조사실에서 이뤄졌다. 박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혐의 등에 집중한 조사였다. 이날 신문은 이원석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사법연수원 27기)과 한웅재 형사8부장(28기)이 함께 진행했다.
이날 신문은 오전 9시 43분에 시작돼 점심과 저녁 식사, 휴식 시간 등을 포함해 저녁 11시 38분에 끝났다. 조서 열람은 3월 22일 자정부터 새벽 6시 32분까지 진행됐다.
검사는 박 전 대통령의 재산이 얼마인지 묻는 것으로 신문을 시작했다.
문: 피의자의 재산 관계는 어떻게 됩니까.
답: 저는 현재 시가 25억 3000만 원 상당의 서울 강남구 삼성동 단독주택 1채와 예금 9억 9000만 원 상당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 씨와의 관계에 대해 “최순실로부터 공·사적으로 도움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문: 피의자는 최순실을 언제 어떻게 알게 되었습니까.
답: 최순실을 알고 지낸 것은 오래 되었습니다. 제가 가족이 없다 보니 가족이 있으면 챙겨줄 옷이나 생필품 등 소소한 일들을 최순실이 조용히 도와주었고 오랫동안 도와주다 보니 제 생각도 비교적 잘 이해하는 편이어서 가끔 청와대에 들어와서 밖의 여론도 저에게 들려주곤 하였습니다.
문: 피의자는 최순실을 어떻게 호칭합니까.
답: 최순실이 유치원을 한 적이 있기 때문에 ‘최 원장’이라고 불렀습니다.
문: 피의자는 최순실과 친분관계를 계속 유지해오면서 공·사 간에 도움을 받은 사실이 있습니까.
답: 사적인 것은 위에서 말씀 드렸고, 공적이라고 하면 제가 대선을 치를 때 여러 가지 캠페인도 하고 연설도 하고 할 일이 많았는데, 최순실은 저의 말이 국민에게 좀 더 쉽게 이해될 수 있도록 말을 가다듬어 주는 데 감각이 있어서 그런 일들에 대하여 도움을 조금 받았습니다.
문: 피의자는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최순실을 만난 사실이 있습니까.
답: 네, 의상 등 문제로 몇 번 만난 사실이 있습니다.
문: 피의자는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최순실을 언제, 어디서, 몇 회나 만났습니까.
답: 정부 초기에는 이런저런 일들이 필요해서 비교적 여러 번 청와대 관저로 온 사실이 있고, 그 후로는 그런 일들이 없어서 뜸해졌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외국에 갈 때 의상 문제 등으로 청와대를 찾아온 적이 있는데, 제가 최순실을 관저 밖에서 만난 적은 없습니다.
문: 피의자는 재임 기간 동안 최순실과 휴대전화로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이 있습니까.
답: 네, 있습니다. ‘보안 폰’이라고 해서 비서가 전해 준 전화기를 비서에게 맡겨놓고 있다가 전화를 사용한 일이 있으며 그 휴대폰을 다시 받아서 사용하고 그랬습니다.
문: 피의자는 이○○ 행정관이 개통한 차명전화를 사용하여 최순실과 통화한 적이 있습니까.
답: 저는 차명전화를 사용한다고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비서가 보안 폰이라고 하여 비서에게 맡겨놓고 쓰고 하였기 때문에 저는 전화번호도 모릅니다. 차명 폰이라는 것은 언론보도가 나고 나서야 알게 되었고, 보안 폰이나 차명 폰 등 그런 차이도 몰랐습니다.
문: 피의자는 위에서 최순실과 통화를 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하였는데, 최순실과 통화할 때 주로 어떤 내용으로 통화를 하였습니까.
답: 주로 의상 문제로 통화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적인 심부름을 시킬 때도 통화를 한 사실이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재단법인 미르와 케이(K)스포츠 설립과 관련해 “기업들 쪽에서 자발적으로 논의가 되고 있다고 하니 고맙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재단법인 미르와 케이스포츠가 정부나 대통령 강요가 아닌 기업의 자발적 논의로 설립됐다는 주장이었다. 이후에도 박 전 대통령은 두 재단 설립 자금과 관련해 “기업이 자발적으로 출연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와 함께 검사가 “피의자는 퇴임 후 운영할 생각으로 미르 및 케이스포츠 재단을 설립한 것은 아니냐”고 묻자, 박 전 대통령은 “그런 사실이 없고, 그런 생각도 전혀 없었다”며 “개인적으로 재단을 이용할 생각은 없었고 관심사도 아니었다”고 부인했다.
문: 특검(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발표에 대한 변호인 입장을 보면 ‘2015년경부터 문화융성과 체육인재 양성을 위해 재단을 만들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고, 재원 마련에 대해서도 이야기들이 있었다’고 말하였는데, 사실입니까.
답: 네, 사실입니다.
문: 그럼 위와 같은 말은 누가 어떤 자리에서 하였습니까.
답: 그걸 누가 이야기했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기억나지 않습니다. 다만, (2013년 초) 인수위 때부터 문화나 체육인재 양성에 대하여 관에서 주도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민간과 같이 하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도 있고, 숨겨진 인재도 찾을 수 있으며 문화가 융성하여 한류가 세계로 뻗어나가면 기업도 이미지가 제고되고, 기업이 좋아지면 수익 창출이 되어 나라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는 등의 얘기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일들을 정부 초기부터 해야 되는데 여러 가지 복잡한 일들이 많아서 제대로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2015년도에 들어서 관만 가지고는 안 되니 밖에서 사단과 재단을 만들어서 우리가 열심히 해보자 그런 이야기들이 여러 회의석상에서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문: 피의자는 2015년 1월경 안종범(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에게 문화·체육 재단을 설립할 방안을 검토해보라고 언급한 사실이 있습니까.
답: 제가 명시적으로 안종범에게 재단을 설립하라고 말한 사실은 없습니다. 제가 창조경제혁신센터 등을 통해서 기업인들을 만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역시 21세기에는 문화가 대세다. 한류라는 소중한 자산이 있으니 그런 것을 통하여 우리가 더 많이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민간에서 관심을 갖고 호응을 해 달라’는 취지의 말을 하였을 뿐입니다. 한류가 뻗어나가면 우리 기업의 브랜드 가치도 올라가고, 외국에서 한류에 대한 친화적 환경이 조성되면 기업들의 수익 창출도 좋아지고 하니 기업들이 저의 말에 많이 공감을 해주었습니다. 우리가 재단을 설립하라고 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이야기에 공감을 한 기업들이 전경련과 의논을 하면서 재단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저는 기업들 쪽에서 자발적으로 논의가 되고 있다고 하니 고맙다고 생각을 하였습니다.
문: 안종범의 2015년 1월 19일 자 수첩에는 ‘VIP(대통령), 대기업 별 문화재단, 갹출→공동문화재단’이, 1월 29일 자 수첩에는 ‘VIP, 대기업 재단 출연, 기업 문화기금 조성’이 기재되어 있는데, 이러한 말을 언급한 사실이 없습니까.
답: 저는 그렇게 이야기한 사실이 없습니다. 또 저는 예전 정부에서 기업들에게 ‘이거 내라 저거 내라’고 한 적이 있었다고 하여 오히려 그렇게 하는 부분에 대하여 상당히 거부감이 있었습니다.
문: 최순실은 주변 사람들에게 ‘문화가 중요하다’ ‘종합형 스포츠클럽을 맡아서 운영할 재단이 있어야 한다’는 등의 말을 자주 하였다고 합니다. 재단 설립에 대하여 최순실과 의견을 교환하거나 상의한 사실이 있습니다.
답: 최순실 씨와 의논할 일도 아니고, 의논한 사실도 전혀 없습니다.
문: 최순실은 ‘대통령이 예전부터 문화 재단을 만들어 지원하려는 강한 의지가 있었고, 전경련 기업들의 자금으로 문화 재단을 만들려는 강한 의지가 있었다’고 합니다. 최순실에게 위와 같은 말을 한 사실이 있습니까.
답: 아니오, 그렇게 말한 사실이 없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대기업들의 미르 및 케이스포츠 재단 출연과 관련된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검찰 진술에 대해 강하게 반박하기도 했다. ‘박근혜-안종범’ 가운데 한 명은 검찰 조사에서 거짓 진술을 한 셈이다.
문: 안종범은 "대통령이 ‘회장들과 문화·체육재단에 대한 얘기를 나누었다. 기업당 문화·체육 분야에 각 30억 원씩 해서 300억 원 규모의 재단을 만들기로 의견교환이 되었다’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안종범의 진술이 사실입니까.
답: 사실이 아닙니다. 안종범이 뭔가 착각을 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문: 안종범은 ‘CJ, 현대차는 대통령이 30억 원이라는 금액을 말씀하셔서 30억 원과 관련한 내용을 기재하였고, 다른 기업은 그에 준해서 하기로 되어 있어 이후 기업들에 대하여는 따로 금액을 말씀하지 않아 수첩에 금액을 기재하지 않았다’는 내용으로 진술하는데 어떻습니까.
답: 저는 현대차 회장이나 CJ 회장과 면담 시 재단 출연금액을 구체적으로 말한 사실이 없습니다.
문: 안종범은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빠뜨리지 않기 위하여 그때그때 수첩에 별도로 VIP 지시사항을 메모하였다고 하고, 2015년 7월 24일 자 안종범의 수첩에는 기업별 30억 원이라는 취지로 명확하게 기재되어 있습니다. 안종범이 착각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워 보이는데, 어떻습니까.
답: 저는 그렇게 이야기한 사실이 없습니다.
문: 안종범은"대통령이 ‘문화재단 설립 관련 이야기를 그룹 회장들에게 하려고 하니 (그룹 회장들 개별 면담용) 말씀자료에 그 내용을 포함시키라’고 하였다"고 합니다. 위 내용을 말씀자료에 넣으라고 언급한 것이 사실입니까.
답: 사실이 아닙니다.
문: 안종범은 "이승철(전경련 부회장)이 2015년 7일 대통령이 기업회장들과 개별 면담을 마친 이후에 전화로 ‘문화와 체육 관련 재단을 만들기로 구상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맞느냐’고 물어보아, ‘나도 대통령으로부터 기업당 30억 정도, 10개 정도 기업으로 하면 적절하지 않겠느냐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승철은 "그 후 청와대에서 별다른 말이 없어 가만히 있었는데, 안종범이 한참 동안 연락이 없다가 갑자기 10월 19일경 전화를 하여 재단을 급하게 만들어야 하니 전경련 직원을 청와대로 보내라고 하여 재단 설립을 서두르게 되었다"고 진술하고 있습니다. 피의자가 2015년 7월경 안종범에게 전경련을 통하여 재단을 설립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없습니까.
답: 저는 2015년 7월 하순경 안종범에게 재단을 설립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없습니다. 전경련이나 기업들이 저의 말을 듣고 공감대를 이루어 자발적으로 재단을 설립하려고 한다는 보고를 받고 저는 제 뜻을 알아주니 고맙다고 생각을 하였을 뿐입니다.
박 전 대통령의 미르재단 운영에 최순실 씨가 관여한 것과 관련해 “최순실이 미르재단에 관여한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최순실에게 미르재단 사업에 관여하라고 말한 적도 없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최 씨는 검찰에서 “대통령께서 재단 운영을 챙겨봐 달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엇갈린 주장을 했다. 둘 중 한 사람이 거짓 진술을 한 모양새다.
문: 미르재단이 추진한 ‘(에꼴)페랑디(프랑스 요리학교)-미르’ ‘단둥 문화행사’ 등은 최순실이 지시하여 추진된 것으로 확인됩니다. 최순실과 미르재단의 주요사업에 대하여 상의한 사실이 있습니까.
답: 전혀 없습니다. 근본적으로 저는 최순실이 미르재단에 그렇게 관여를 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습니다. 최순실이 그렇게 하고 있다고 저에게 말한 적도 없고, 저도 최순실에게 미르재단 사업에 관여하라고 말한 적이 없으며, 최순실이 그런 위치에 있지도 않습니다.
문: 케이스포츠 재단이 추진한 ‘5대 거점 체육인재 육성사업’, ‘가이드러너 지원 사업’ 등은 최순실이 지시해 추진된 것으로 확인됩니다. 최순실과 케이스포츠 재단의 주요사업에 대하여 상의한 사실이 있습니까.
답: 그런 사실이 없습니다. 제가 의아한 것은 왜 최순실이 그런 사업계획을 만들어 추진하려고 했을까 하는 부분입니다. 최순실이 문화나 체육에 관심이 있었고, 재단이 만들어졌으니 알고 있는 임원들을 통하여 얘기를 듣고 저에게 귀띔을 해주었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전문가들이 잘 알아서 하겠지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특별히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었습니다.
문: 피의자는 최순실이 미르 및 케이스포츠 재단에서 회장님으로 불리며 인사 및 운영을 장악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까.
답: 언론을 통하여 알게 되었지, 그 전에는 전혀 몰랐습니다.
문: 최순실은 피의자가 재단 운영을 챙겨봐 달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진술합니다. 피의자는 최순실에게 그와 같은 취지의 말을 한 사실이 있습니까.
답 전혀 없습니다.
문: 피의자는 위와 같은 경위로 삼성 등 16개 그룹이 2015년 11월경부터 같은 해 12월경까지 재단법인 미르에 총 486억 원을, 2016년 2월경부터 같은 해 8월경까지 재단법인 케이스포츠에 총 288억 원을 각 출연한 사실을 보고받은 사실이 있습니까.
답: 나중에 보고를 받았습니다.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의 승마 지원과 관련해서도 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검찰 진술은 엇갈렸다.
문: 이재용은 "2014년 9월 15일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 후 개별면담을 했는데 대통령께서 ‘삼성이 승마협회를 맡고, 올림픽에 대비하여 선수들에게 좋은 말을 사주고 전지훈련도 도와 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사실입니까.
답: 그때가 첫 번째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주변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만나 격려를 하면 좋겠다는 건의가 있었고, 그래서 따로 만난 사실이 있습니다. 한편, 그 당시 여러 군데서 승마협회가 운영이 잘 안 된다는 말도 듣고, 예전에 삼성이 승마협회를 맡아서 잘 운영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제가 이재용 부회장에게 삼성이 맡아서 해주면 어떻겠냐는 말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좋은 말을 사주라는 등의 구체적인 말을 한 사실은 없습니다.
문: 이재용은 "2015년 7월 25일 개별면담 중 대통령께서 ‘삼성이 승마협회 운용을 잘 못하고 있다. 한화보다 못한 것 같다’고 질책하셨다"고 합니다. 이와 같이 말한 사실이 있습니까.
답: 어이가 없습니다. 어떻게 질책을 합니까. 저는 그런 사실이 없습니다. 제가 제의를 하여 삼성이 승마협회를 맡았는데 제가 고맙게 생각하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문: 또한 이재용은"대통령께서 ‘승마협회에 있는 삼성의 이○○, 권○○이 문제이니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 직계로 교체하라’고 하셨다"고 합니다. 이재용의 진술이 사실입니까.
답: 그런 사실이 전혀 없습니다. 저는 승마협회에서 어떤 분들이 일하는지도 모르는데, 제가 어떻게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겠습니까.
문: 이재용은 "2015년 7월 25일 개별면담 중 대통령께서 ‘동계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을 활용하는 사업이 있는데 지원해 달라, 제일기획 사장 김재열이 담당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이와 같이 말한 사실이 있습니까.
답: 그런 기억은 없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이 터진 2016년 9월 독일에 있던 최순실 씨와 했던 전화 통화 내용에 대해선 “기억하지 못 한다”면서, 미르·케이스포츠 재단 등이 삼성 후원금을 받은 것에 대해선 “만약에 뇌물을 받는다면 제가 쓸 수 있게 몰래 받지 모든 국민이 다 아는 공익재단을 만들어서 출연을 받겠느냐”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문: 2016월 9년 23일부터 24일 사이에 차명 폰으로 독일에 있는 최순실과 7차례 통화한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그 통화에서 삼성의 승마지원, 영재센터 지원 등과 관련한 대화를 한 것입니까.
답: 통화를 하기는 했는데 7번이나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삼성의 승마지원, 영재센터 지원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저는 삼성이 정유라를 지원했는지, 말을 사줬는지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문: 최순실과 통화를 할 때 어떤 내용으로 통화를 한 것입니까.
답: 일일이 기억을 하지는 못합니다.
문: 피의자는 이재용으로부터 삼성물산-제일모직 간 합병,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삼성물산 주식 처분 최소화,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바이오로직스의 상장 및 규제 완화 등과 관련하여 부탁을 받고 정유라 승마 지원금, 영재센터 및 미르·케이스포츠 재단에 대한 후원금을 받은 것입니까.
답: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순환출자 문제는 제가 아예 모르고, 바이오산업 문제는 아이디어 차원에서 이재용으로부터 들을 수는 있었겠지만 구체적인 부탁을 받은 것은 없습니다. 그리고 규제 문제는 국익 차원에서 대통령이 해야 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정치생활을 하는 동안 대가관계로 뭘 주고받고 그런 일을 한 적이 없고 할 수도 없는 더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가 대가관계로 돈을 받았다고 하다니 어이가 없고 그런 일을 하려고 제가 대통령을 했겠습니까. 제가 나라를 위해 밤잠을 설쳐 가면서 기업들이 밖에서 나가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게 하고, 국내에서는 어떻게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까 그렇게 고민을 하고 3년 반을 고생을 고생인지 모르고 살았는데, 제가 그 더러운 돈 받겠다고 사람을 어떻게 그렇게 더럽게 만듭니까! 저는 대한민국을 위해 임기 3년 반 하루하루를 노력했습니다. 특히, 삼성이 미르·케이재단에 낸 돈까지 뇌물이라고 한다는 것인데 만약에 뇌물을 받는다면 제가 쓸 수 있게 몰래 받지 모든 국민이 다 아는 공익재단을 만들어서 출연을 받겠습니까. 그 돈은 제가 한 푼도 쓸 수 없습니다. 그리고 모든 기업은 항상 현안이 있습니다. 재단 출연금까지 뇌물로 본다면 그동안 기업들이 정부가 주도하는 일에 성금을 내거나 하는 것도 전부 뇌물이라는 것인데 이것은 말이 안 된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삼성의 경우 이재용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국민연금을 동원하여 합병에 찬성을 하게 하였다는 것인데 삼성에서 저에게 무엇을 해 달라는 말이 없었고, 저도 해 줄 게 없었는데 어떻게 뇌물이 된다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이원석의 박근혜 국정농단 신문조서②’로 계속됩니다
김지영 기자 you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