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대교와 남북출입사무소까지 달리는 특별한 경험 누릴 기회”
DMZ 평화 마라톤 대회는 하프 코스(21.0975km)와 10km 코스 두 개로 구성됐다. 양 코스 모두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출발해 하프 코스는 여우고개 사거리와 남북출입사무소까지, 10km 코스는 민간인 통제구역의 군내삼거리를 돌아오는 코스다. 코스별 남녀 구분 3위 내 입상자에게는 상장과 상패, 메달이 시상된다. 참가비는 하프 코스 3만 5000원, 10km 코스 3만 원이다. 참가자에게는 기념 티셔츠, 친환경 에코백, 스포츠 양말, 완주 메달, 완주 기록증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마라톤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특별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공사는 임진각 평화누리 캠핑장 숙박과 임진각 대표 관광지인 독개다리, 벙커전시관을 이용할 수 있는 1박 2일 여행 프로그램 ‘DMZ 피스 캠핑’ 프로그램을 준비해 마라톤, 캠핑, 관광지 투어를 한 번에 즐길 기회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공사는 “이번 DMZ 평화 마라톤 대회는 통일대교와 남북출입사무소까지 달리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라면서 “더 큰 평화를 위한 시작에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DMZ 마라톤이 현 정부 들어 경색된 남북 관계를 전환할 계기가 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나온다. 경기도는 지난 민선 7기에도 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적극적으로 대북 교류 협력에 나선 경험이 있다.
경기도는 지난 2018년 11월 아시아 태평양 평화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를 개최했다. 아태 국제대회에는 북한 권력 서열 68위(당시 기준)인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직접 경기도를 찾아 공동발표문을 채택했다. 리종혁 부위원장은 이재명 경기지사와 판교 테크노밸리를 참관하며 자율주행차를 시승하고 3D 프린터 시연을 함께했는데 북측 인사의 국내 산업시설 참관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 기아자동차 공장 방문 이후 11년 만이었다.
행사가 끝난 후 백브리핑에서 당시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북측에서 이재명 경기지사를 초청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육로로 평양을 방문하고 싶다고 하자, 리종혁 부위원장은 ‘그렇게 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겠느냐 다른 경로로 좀 더 일찍 오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여담을 할 정도로 적극적인 방북 초청 의사를 전했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경기도는 대북 관계에 많은 공을 들여왔다. 접경지역으로 여러 규제를 받던 경기 북부를 대북 평화 협력을 통한 기회의 장으로 바꾸기 위해서다.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못지않게 경기도의 교류 협력을 위한 노력도 당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현 정부 들어 남북 관계가 경색 일로를 걷는 시점에서 DMZ 평화 마라톤이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경기도가 지방자치단체로서 대북 교류 협력의 물꼬를 틀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나온다. 경기도는 2020년 8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로부터 대북 온실 건설용 자재(채소 재배를 위한 관개 장비, 펌프 등) 지원 제재 면제를 승인받는 등 지방자치단체가 할 수 있는 인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 왔다.
김동연 경기지사도 지난 8월 15일 광복 77주년을 맞아 “분단의 아픔을 상징하는 DMZ를 평화지대이자 생태지대로 가꾸겠다”고 밝히며 평화와 기회에 방점을 찍었다. 김 지사는 “DMZ를 평화지대이자 생태지대로 가꾸고, 복합적인 중첩 규제로 희생당한 경기 북부를 특별자치도로 만들겠다”며 “경기도가 평화 협력과 민생 협치는 물론 우리나라가 가진 많은 문제에 대한 답을 찾아 ‘경기도가 바뀌면 대한민국이 바뀐다’는 것을 꼭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