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시장 성장 기대감이 가장 큰 뒷배…수익성 확보 비즈니스 모델 구축 숙제

DRX는 카카오와도 관련이 있다. DRX는 2019년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ATU파트너스에 인수됐는데, ATU파트너스가 인수 당시 결성한 약 200억 원 규모의 펀드에 카카오게임즈가 투자자로 나섰다. 카카오게임즈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해당 펀드에 25억 원을 투자해 12.38%의 지분을 확보했다. DRX는 2020년에는 투자자들로부터 12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배우 배용준도 주주로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DRX가 상장에 성공하면 국내에선 e스포츠 1호 상장사가 된다. 대신증권 측에 따르면 아직 상장 방식은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매출이 약 18억 원, 자기자본(자본총계)이 150억 원 정도로 외형이 크지 않은 만큼 ‘성장성 특례상장’이나 ‘사업모델 특례상장’ 방식이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성장성 특례상장은 상장주관사의 추천으로 상장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자기자본 10억 원 이상, 자본잠식률 10% 미만 조건을 충족하면 된다. 사업모델 특례상장은 외형은 좋지 못하지만 독자적인 사업구조를 가진 기업에 적합한 방식이다. 사업모델에 대한 전문기관의 평가 결과가 A 이상이면 상장 청구가 가능하다.
e스포츠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는 상장 추진의 가장 큰 뒷배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글로벌 e스포츠 시장 규모는 3조 4000억 원 규모로, 2030년까지 매년 20% 이상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스포츠는 내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2024년 파리 올림픽 시범 종목 채택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DRX의 영업적자는 62억 원으로, 2019년(5억 6100만 원)과 2020년(30억 2400만 원) 대비 손실 폭이 커졌다. 매출은 2020년 29억 6900만 원에서 지난해 17억 8500만 원으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구체적인 사업 부문별 매출 현황은 공개되지 않았다. 성장성 특례상장이나 사업모델 특례상장 방식으로 상장한 회사는 세전손실(자기자본 50% 이상 3년간 2회) 요건을 상장 후 3년간 관리종목 적용에서 유예받지만, 그 이후에는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
한국게임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다빈치가상대학 학장)는 “현재 국내 e스포츠 구단들은 주로 스폰서십 계약 등으로 매출을 올리는 수준에 그친다. IP를 이용해 여러 사업을 펼친다고는 하나 결국 매출이 낮고 영업적자가 이어지는 현상은 비즈니스 모델을 제대로 구축하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선수들의 연봉이 치솟고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최근 프랜차이즈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e스포츠 선수들의 영입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SK텔레콤 소속이라 그나마 상황이 나은 에스케이텔레콤씨에스티원(T1)도 지난해 21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0년(155억 원)보다 적자폭이 커졌다. T1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선수 연봉이 포함된 구단운영비는 187억 원으로 2020년(124억 원)보다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연예기획사의 연예인처럼 e스포츠 구단이 선수를 가장 주요한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점도 리스크로 꼽는다. 선수의 공백 혹은 경기력에 따라 기업에 타격이 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앞서 2020년 프로게임단 그리핀을 운영한 스틸에잇(현 라우드코퍼레이션)은 e스포츠 1호 상장을 노리다 무산됐다. 당시 스틸에잇의 LoL 프로팀 그리핀이 하부 리그로 추락했고, 감독 경질과 불공정 계약 사태가 터졌다. 그러면서 IPO 얘기는 사라졌다.

현실적으로 곧바로 따라잡을 수는 없지만 해외 프로스포츠 구단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좋은 경기 성적을 나타내고 좋은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넘어, 미국 프로농구 시카고불스나 영국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처럼 브랜드 가치를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선수 개개인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비즈니스적인 면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와 관련, DRX 관계자는 “상장 관련 내용은 추진 중이라 추가로 말씀을 드리기가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