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특별연합’ 실익 없다며 ‘행정통합’ 역제안…민주당 “모든 노력 원점으로 되돌려” 강력 반발
경남도는 9월 19일 ‘부·울·경 특별연합 실효성 분석 결과’를 발표하면서 “명확한 법률적 지원 없는 부울경 특별연합은 비용만 낭비하고 실익이 없다. 3개 시·도가 지향하는 동남권 대표 지자체 건설을 위한 가장 최선의 안은 행정통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3개 시·도 행정을 하나로 통합하는 특별자치도 추진을 역으로 제안했다.
이에 부산시는 행정통합도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송경주 부산시 기획조정실장은 즉각 기자회견을 열어 “울산·경남이 동의한다면 행정통합 논의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울산시는 경남도의 행정통합 제의에 사실상 거부 의사를 나타냈다.
광역 연합 형태의 메가시티 구축 움직임은 2012년 당시 경남도의회가 관련 특위를 만들고 이후 부산시에 제안하면서 본격 시작됐다. 경남도의 메가시티 논의는 김경수 전 지사 시절에 가장 활발했다. 하지만 이후 박완수 지사 체제에 들어서면서 경남도가 이처럼 부울경특별연합 추진을 사실상 거부하고 나선 것이다.
10년 넘게 진행돼 온 광역 연합 형태의 부울경 메가시티 구축 논의가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게 되자,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민주당 부·울·경 국회의원 및 시도당위원장은 9월 21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도 마련과 어려운 합의 과정을 거쳐 이제 행정조직 구성과 청사 마련 등 실체를 갖춰가는 과정이었는데, 경남도의 선언은 모든 노력을 원점으로 되돌려 버렸다”며 “만약 부울경 특별연합이 이대로 좌초된다면, 그 책임은 오롯이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져야 한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이날 회의를 주재한 이재명 대표도 거들었다. 이 대표는 수도권 1극 체제 발전 폐해를 주장하면서 “최근 지나친 수도권 집중 때문에 지방 발전은 매우 저해되고 있고 그 피해를 부산도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국토 균형발전은 이제 지방 배려를 넘어 지속 성장, 발전하기 위한 피할 수 없는 필수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에 경남도는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반박했다. 경남도는 “우리 부울경은 지역의 존폐 위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행정통합에 힘을 모으며 부울경의 위기 극복에 함께 나서야 하는 상황에서 지름길이 아닌 먼 길로 돌아가자고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지역 발전에 반하는 정치 공세를 즉시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경남도가 부·울·경 특별연합에 고개를 저으며 대안으로 행정통합을 들어나오자 부울경 3개 단체장의 이번 임기 내에서는 부울경 메가시티 실현이 불가능해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국내에서 2개 이상 광역지자체가 모든 행정을 통합해 하나의 자치단체를 만든 전례는 없다. 특히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강력 반발함에 따라 여야 간의 또 다른 정쟁의 소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뒤따른다.
하용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