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 원 이상’ 오세훈 136명, 홍준표·김동연 각 26명…‘오’ 고대 동문, ‘홍’ 대구기업인, ‘김’ 덕수상고 출신 눈에 띄네

후원금 모금 한도액에서 고액후원이 차지한 비중도 오세훈 시장이 36%로 가장 높았다. 홍준표 시장은 20%, 김동연 지사는 5%였다. 지방선거 후원금 모금 한도액은 선거비용제한액의 50%다. 선거비용제한액은 선거 종류, 지역구 인구수 등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이에 따른 지난 지방선거 후원금 모금 한도액은 서울시장 18억 4469만 3500원, 대구시장 6억 2687만 6500원, 경기도지사 23억 8029만 4000원이었다.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00만 원 초과 기부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5월 17일 블로그에 "후원 요청 2시간 만에 모금함이 꽉 찼다"며 "전체 후원자의 99%가 10만 원 이하 소액이기에 더욱 소중하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후원금 모금 한도액은 1억 5000만 원이었다.

오 시장은 서울시장에 두 번째 당선된 2010년 6월 고려대 교우회관에서 열린 지방선거 당선자 축하연에 참석해 "고대 아니었으면 승리했겠나 싶다"며 "2만 6000표 차이였는데 고대 교우가 29만이라고 하니 3분의 1 정도가 서울에 있다고 치면 교우 아니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구자열 회장 외에도 고려대 출신 기업인 여럿이 오 시장에게 고액을 기부했다. 고 유성연 삼천리그룹 명예회장 장남 유상덕 ST인터내셔널 회장(500만 원), 고 이종근 종근당 회장 차남 이덕한 전 메디카코리아 회장(500만 원), 노태우 정부 시절 재무부 장관을 지낸 이용만 무궁화신탁 명예회장(500만 원), 이용한 원익그룹 회장(500만 원)이다. 유상덕 회장과 이덕한 전 회장은 고려대 경영대, 이용만 명예회장은 고려대 법대, 이용한 회장은 고려대 산업정보대학원을 나왔다.

오 시장의 대일고 동문도 고액후원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법무연수원장을 지낸 조근호 HM컴퍼니 대표(500만 원),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400만 원), 오규섭 변호사(500만 원) 등이다. 오규섭 변호사는 오 시장의 친구로 대일고-고려대 동문이다.
건설사 창업자의 후원도 눈에 띄었다. 권홍사 반도건설 창업주(450만 원), 권기욱 우평건설 회장(500만 원), 강용문 오렌지이앤씨 회장(500만 원) 등이다. 오 시장은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올해 지방선거에서 부동산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외에도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조카 정몽석 현대종합금속 회장, 박근범 아시아금융그룹 회장, 조장우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 15·16대 국회의원을 지낸 신영균 배우, 문혜정 전 서울시50플러스재단 대표가 각 500만 원을 오 시장에게 후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 고액후원자 대다수는 대구 지역 기업인이었다. 이재하 대구상공회의소 회장,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 김동구 금복주 회장(21대 대구상공회의소장), 이인중 화성산업 명예회장(19대 대구상공회의소장), 이한용 풍국주정공업 회장, 김을영 서한장학문화재단 이사장, 이성월 다담 대표, 정민교 대영채비 대표는 각 500만 원을 홍 시장에게 후원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고액후원자 중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3명이 있었다. 김진표, 문정복, 박정 의원은 각 500만 원을 후원했다.
덕수상고 출신도 눈에 띄었다. 덕수상고를 졸업한 문주철 한국벤처투자 감사, 박계신 디아센스코리아 회장, 조원용 전 효성그룹 홍보실장은 각 500만 원을 김 지사에게 후원했다. 김동연 지사는 덕수상고를 졸업한 뒤 한국신탁은행을 다니며 입법고시와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상고 출신으로 장관직까지 올라 '고졸 신화'로 불렸다.
이외에도 권동현 세명대 총장, 박기석 시공테크 대표, 이헌석 전 금융위원회 국제협력관, 최재근 변호사는 각 500만 원을 김 지사에게 기부했다. 공교롭게도 최재근 변호사는 김 지사와 지난 지방선거에서 맞붙은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과 KT에서 같이 일한 경력이 있다. 최 변호사는 이석채 회장 시절인 2009년 KT로 영입됐다. 김은혜 수석은 2010년 KT 전무로 영입됐다. 2012년 연말 인사에서 김 수석은 커뮤니케이션실장, 최 변호사는 커뮤니케이션실 CSV단장으로 선임됐다. 2014년 이석채 회장이 물러나면서 김 수석과 최 변호사 모두 KT를 떠났다.
남경식 기자 ngs@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