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당에 명품 전시…여기가 딱이야!
▲ 네이처리퍼블릭 명동월드점 전경. 이 자리는 전국 최고 공시지가를 기록하고 있다. 김미류 인턴기자 kingmeel@ilyo.co.kr |
지난 2009년 7월, 네이처리퍼블릭은 보증금 32억 원에 월 임대료 1억 5000만 원을 내는 조건으로 건물주와 3년 계약을 맺었다. 입점 초반엔 비싼 임대료와 인테리어 비용, 직원들의 월급, 전기료 등 때문에 곧 철수할 것이란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자리를 잡은 지금은 인근 동종업계 점포보다 두 배 가까운 매출을 올리는 등 선전하며 ‘비싼 땅값’ 효과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계약기간이 올해 6월 30일까지인 것은 사실이다. 삼성전자가 들어온다는 소문도 지난해부터 돌았다.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계약을 연장할 것인지, 새로운 점포가 들어올지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워낙 상징적인 자리다 보니 주변의 이목도 집중되고 있다. 명동 상가번영회 이동희 사무국장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싼 땅이다 보니 자연스레 사람들의 관심이 뜨겁다. 때문에 계약 완료 기간이 다가오면 각종 소문들이 도는데 삼성전자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접하진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보통 명동 상권의 경우 기본 계약기간이 2~3년이다. 하지만 워낙 상권변화도 빠르고 점포도 많아 하나하나 파악하기엔 어려움이 있다”며 “해당 자리는 건물주도 만나기 어려울뿐더러 과거 사례를 보면 계약이 체결되기 전까진 소리 소문도 없이 움직이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명동 부동산 업계도 ‘새로운 주인’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해당 건물에 대해 말을 꺼내면 먼저 질문을 던질 정도였다.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네이처리퍼블릭 자리의 매출이 명동 땅값을 좌지우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건물의 매출이 좋아야만 주변 땅값도 덕을 본다”면서 “우리로서는 탄탄한 대기업(삼성전자)이 들어오면 반갑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부동산 중개업자는 “삼성전자가 들어오면 신제품 발표회장으로 이용한다고 하는데 전체적으로 보면 명동 상권엔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도 있다”며 우려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그 자리에서 실질적인 매출을 올리기보다는 ‘가장 비싼 땅’이라는 이미지를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며 “유동인구를 폭발적으로 늘릴 수 있는 힘을 가진 것도 아니고 매출도 많지 않으면 땅값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명동은 맞지만 네이처리퍼블릭이 아닌 다른 장소에 삼성전자가 입점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과거 제일모직이 운영하던 서울 중구 명동2가 50-1의 ‘삼성패션 명동점’이 지난 11월 대대적인 공사에 돌입하면서 나온 말 들 중 하나였다. 2003년부터 8개 브랜드를 총망라해 운영해오던 대표 매장을 접은 만큼 ‘뭔가 대단한 게’ 들어올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듯했다.
주변 상가 사람들은 “제일모직이 삼성그룹 계열사니 삼성전자로 대체해 들어올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아무래도 새 자리를 얻어가는 것보단 원래 있던 장소를 활용할 가능성이 더 높은 듯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확인결과 그 자리는 제일모직이 새로 선보이는 SPA(패스트패션) 브랜드 ‘에잇세컨즈(8seconds)’가 입점할 계획인 것으로 밝혀졌다.
많은 말들이 오가고 있지만 당사자인 삼성전자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그런 소문이 돌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으나 우리 쪽에서 그런 말을 꺼낸 적도 없고 특별한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
노른자위 거쳐간 업체는
스타벅스, 임대료에 ‘두손’
서울 중구 충무로1가 24-2는 ‘노른자위 중의 노른자위’라 불린다. 지난 2004년 전국 최고 공시지가를 기록한 뒤 지금까지 그 자리를 내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명동성당 옆 서울 중구 명동 2가 33-2 우리은행 명동지점 자리가 가장 비싼 땅이었지만 1990년 초 지하철 4호선 명동역 개통이 순위를 바꿔 놓았다. 일대에 유동인구가 몰리면서 땅값이 오른 것이다.
지금도 4호선 명동역 인근은 우리은행이 있는 2호선 을지로입구역보다 2배 넘는 유동인구를 자랑하고 있다. 평일 낮에도 쇼핑객을 비롯해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들이 몰려 한산할 틈이 없다. 특히 ‘네이처리퍼블릭 명동월드점’은 외국인 단체 관광의 출발점으로 자리 잡아 늘 손님이 끊이질 않는다.
‘네이처리퍼블릭’이 입점하기 전엔 ‘커피의 메카’로 이름을 날렸다.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와 ‘파스쿠찌’가 약 10년 동안 자리를 지켰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전국 공시지가 1위를 기록할 때도 스타벅스가 입점해 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스타벅스는 오랜 시간 그 자리를 지키진 못했다. 땅값이 오르면서 자연스레 임대료도 올라 감당할 수 없었던 것.
스타벅스가 철수한 2005년, 건물주가 제시했던 임대조건은 ‘보증금 30억 원에 월세 1억 1000만 원’으로 전해진다. 이는 스타벅스와 처음 계약한 2000년보다 2배 가까이 오른 가격이다. 계약기간 동안 공시지가 1위가 된 것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고 한다. 당시 스타벅스는 “따져보니 수익을 낼 수 없는 상황이라 철수를 결정했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세계 최대 커피체인이 임대료 때문에 철수했다는 사실도 놀라웠지만 더욱 관심을 끌었던 것은 ‘누가 그 자리에 들어올 것인가’였다. 다양한 업체들이 거론됐지만 결과적으론 또 다시 커피전문점 파스쿠찌가 입점했다. 경쟁사가 ‘수익을 낼 수 없다’는 이유로 철수를 감행한 자리에 입점하면서 이목이 집중됐지만 파스쿠찌 또한 4년 만에 떠나고 말았다.
커피 향이 사라진 자리는 화장품 향기로 대체됐다. 2009년 당시로선 신생 브랜드였던 ‘네이처리퍼블릭’이 오픈을 한 것. 한 잔에 4000~5000원 하는 커피점도 감당 못하는 자리에 대표상품이 겨우 3300원밖에 안 하는 화장품 브랜드가 입점한다니 ‘곧 철수할 것’이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명동이 화장품의 메카로 떠오르면서 매출은 수직상승, 이전에 있던 파스쿠찌보다 두 배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박]
스타벅스, 임대료에 ‘두손’
지금도 4호선 명동역 인근은 우리은행이 있는 2호선 을지로입구역보다 2배 넘는 유동인구를 자랑하고 있다. 평일 낮에도 쇼핑객을 비롯해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들이 몰려 한산할 틈이 없다. 특히 ‘네이처리퍼블릭 명동월드점’은 외국인 단체 관광의 출발점으로 자리 잡아 늘 손님이 끊이질 않는다.
‘네이처리퍼블릭’이 입점하기 전엔 ‘커피의 메카’로 이름을 날렸다.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와 ‘파스쿠찌’가 약 10년 동안 자리를 지켰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전국 공시지가 1위를 기록할 때도 스타벅스가 입점해 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스타벅스는 오랜 시간 그 자리를 지키진 못했다. 땅값이 오르면서 자연스레 임대료도 올라 감당할 수 없었던 것.
스타벅스가 철수한 2005년, 건물주가 제시했던 임대조건은 ‘보증금 30억 원에 월세 1억 1000만 원’으로 전해진다. 이는 스타벅스와 처음 계약한 2000년보다 2배 가까이 오른 가격이다. 계약기간 동안 공시지가 1위가 된 것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고 한다. 당시 스타벅스는 “따져보니 수익을 낼 수 없는 상황이라 철수를 결정했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세계 최대 커피체인이 임대료 때문에 철수했다는 사실도 놀라웠지만 더욱 관심을 끌었던 것은 ‘누가 그 자리에 들어올 것인가’였다. 다양한 업체들이 거론됐지만 결과적으론 또 다시 커피전문점 파스쿠찌가 입점했다. 경쟁사가 ‘수익을 낼 수 없다’는 이유로 철수를 감행한 자리에 입점하면서 이목이 집중됐지만 파스쿠찌 또한 4년 만에 떠나고 말았다.
커피 향이 사라진 자리는 화장품 향기로 대체됐다. 2009년 당시로선 신생 브랜드였던 ‘네이처리퍼블릭’이 오픈을 한 것. 한 잔에 4000~5000원 하는 커피점도 감당 못하는 자리에 대표상품이 겨우 3300원밖에 안 하는 화장품 브랜드가 입점한다니 ‘곧 철수할 것’이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명동이 화장품의 메카로 떠오르면서 매출은 수직상승, 이전에 있던 파스쿠찌보다 두 배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