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기업 인수·경기불황‧경영방식 차이도 영향 미쳐…신세계 측 “다양한 서비스 통해 실적 늘고 있어”
지난해 11월 신세계그룹의 이마트가 옥션과 G마켓을 운영하는 지마켓(전 이베이코리아)을 인수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의 지마켓 인수로 신세계의 이커머스 시장점유율은 3%(SSG닷컴)에서 15%까지 늘어났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네이버와 쿠팡의 시장점유율이 각각 17%, 13% 정도인데 이마트는 인수합병을 통해 이커머스 시장점유율 2위로 올라섰다.
인수합병으로 몸집은 키웠지만 이마트는 올해 1, 2분기 적자전환을 했다. 이마트의 올해 1분기 매출은 7조 35억 원, 영업이익은 344억 원으로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72%나 감소했다. 2분기 또한 매출이 7조 1473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1.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2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9억 원 감소했다. 과거 흑자 경영을 이어왔던 지마켓도 올해 1분기 영업손실 194억 원, 2분기 182억 원으로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3조 4404억 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지마켓을 인수했지만 투자한 금액에 비해 이마트와 지마켓 모두 올해 들어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어 인수 효과를 내지 못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두 기업의 경영방식 차이, 타 이커머스와의 차별성 부재, 경기 불황 등을 이유로 이마트와 지마켓이 서로 시너지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 경영방식 차이도 있었을 것이고, 이마트가 지마켓 말고도 인수합병한 기업이 많아서 지마켓 인수 효과를 온전히 보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라며 “하필 경제 불황이 닥치고 유통업도 많이 시들해져서 뚜렷한 성과를 내기 힘든 상황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지마켓 이외에도 스타벅스, W컨셉, SK와이번스(현 SSG랜더스) 등과 인수합병을 했으며 총 4조 5000억 원을 투자했다.
홍 교수는 “유통업은 규모가 작아지면 살아남기 힘들다”며 “그래서 거의 모든 이커머스들이 적자임에도 불구하고 규모를 키우기 위해 인수합병을 단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적자를 내면서까지 사업 전략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많은데 이마트 같은 대기업은 지속가능성이 중요한 회사라 ‘망할 것을 각오하고 경쟁하겠다’라는 생각으로 운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그렇다고 몸집을 안 키우고 있다가 뒤쳐질 수 있으니 인수합병을 단행한 것 같다”고 전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G마켓이나 옥션 같은 경우는 온라인 기반으로 돼 있는데 이마트는 오프라인 매장도 함께 운영하다 보니 경영 방식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라며 “온라인 시장이 우리나라 소매의 35% 정도를 차지하고 있고, 앞으로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서 두 기업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려면 온‧오프라인을 잘 연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경기가 악화되고 있는 것도 인수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한 이유기도 하다”라며 “이런 상황 때문에 당분간 실적이 크게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는 한 기업이 독점하고 있지 않고 네이버, 쿠팡, 지마켓 이렇게 3곳이 비슷한 비율로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며 “이마트가 지마켓을 인수할 당시 네이버와 쿠팡에 밀리고 있는 상태였고, 차별성도 없어서 인수 후에도 큰 효과를 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 교수는 “지마켓이 네이버처럼 상품 데이터베이스를 갖추고 있지도 않고, 쿠팡처럼 물류 인프라에 투자해 적자를 감수하면서 공격적인 전략을 쓰지도 않기 때문에 차별점이라고 할 게 없다”며 “지마켓과 SSG닷컴이 물류나 아웃소싱 등을 공통화하고 브랜드만 차별화하면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현재는 두 개가 따로 가고 있는 느낌이다”라고 전했다. 위 교수는 “지마켓과 SSG닷컴이 공통되는 것들이 있어야 조직 통합도 잘되고, 다른 이커머스들과 차별점이 있어야 시너지 효과도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마켓이나 SSG닷컴은 통합하기 전에 각자 잘 활동하고 있는 업체였는데 공통된 부분들 없이 통합을 추진했다”며 “타 이커머스들과 특화된 점을 내세워 보여주지 않는다면 시너지를 내기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통합이 되면서 혜택이 늘었다면 단순히 지마켓과 SSG닷컴의 이용자 수가 합쳐진 것 이상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신세계 관계자는 “SSG 닷컴과 지마켓 통합 멤버십 서비스를 지난 4월 출시했고, 서비스 운영 결과 신규회원 30만 명을 유치했다. 이마트·SSG닷컴·G마켓 3사가 제조사와 공동협의를 통해 주요 신상품을 선출시함으로써 상품 매입 역량을 극대화하고 고객 혜택을 강화하기도 했다”며 “이외에도 G마켓과 SSG닷컴의 온라인 장보기를 연계한 스마일프레시, G마켓 간편결제 ‘스마일페이’ 오프라인 매장으로 확장 등을 통해 통합을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커머스에 대한 투자가 높아지다 보니 적자가 나오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1분기에 비해 2분기 적자폭도 줄었고, 스마일 프레시나, 빅스마일데이 등과 같은 서비스나 행사를 통해 실적이 계속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민주 기자 lij907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