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작 ‘바람의 향기’·폐막작 ‘한 남자’…OTT섹션·관객 참여 행사 대폭 확대도 눈길
이날 개막식은 오후 6시부터 배우 전여빈과 류준열의 사회로 진행됐다. 5000여 석 관객석을 빈 자리 없이 채워낸 영화 팬들은 레드카펫에 모습을 드러낸 영화인들에게 아낌없는 환호와 박수를 선사하며 지난 2년의 아쉬움을 날려보냈다.
개막식 오프닝 전에는 지난 5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고 강수연 전 집행위원장의 추모가 이뤄졌다. 강 전 집행위원장의 필모그래피를 나열한 영상을 공개하며 전여빈은 "강수연 선배가 돌아가셨다는 사실이 아직 믿기지 않는다. 그분이 해주신 격려가 아직 잊히지 않고 있다"고 고인을 회상했다. 류준열 역시 "한국 영화와 부산국제영화제를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강수연 선배를 잊지 않겠다"고 추모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은 이란 영화감독 하디 모하게흐의 '바람의 향기'다. 모하게흐 감독은 이날 개막식 기자회견에서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란 영화의 발전에 큰 도움을 줬기 때문에 감독과 제작자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이란의 예술영화가 숨쉴 수 있도록 자유를 준 영화제"라고 말했다. 모하게흐 감독의 '아야즈의 통곡'은 2015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월드프리미어로 상영돼 뉴커런츠상과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을 수상한 바 있다.
폐막작에는 일본의 이시카와 케이 감독의 '한 남자'가 선정돼 14일 저녁 상영된다. 2018년 요미우리문학상을 받은 히라노 게이치로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이번 영화제에는 OTT 드라마 섹션인 '온 스크린'이 대폭 확장돼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3편을 선보인 이 섹션은 넷플릭스 뿐 아니라 디즈니플러스 등 국내외 주요 OTT 플랫폼의 하반기 주요작 9편을 관객들에게 먼저 선보일 예정이다.
또 12월 국내외 개봉을 앞두고 있는 기대작 '아바타: 물의 길'의 주요 장면을 편집한 15분 가량의 푸티지 영상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이번 영화제 기간 공개된다.
관객 참여형 행사도 대폭 늘어났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시그니처 관객프로그램인 '시네마투게더'는 올해 역대 최다인 16명의 영화인들이 멘토로 나서 관객들과 함께 영화제를 즐길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지난해 시범사업으로 선보였던 '동네방네 비프'가 올해엔 부산시 전역에서 개최되며 부산의 랜드마크 17곳에서 영화 상영과 함께 다양한 부대 행사를 제공한다.
3년 만에 정상화된 아시아 최대 영화제의 이름에 걸맞게 스타들의 '부산행'도 영화 팬들의 눈길을 사로 잡고 있다. 홍콩 배우 량차오웨이(양조위)를 비롯해 일본 배우 쓰마부키 사토시, 태국 배우 마리오 마우러, 나타폰 떼미락, 인도 배우 아딜 후세인 등 아시아 인기 배우들과 송강호, 이영애, 이병헌, 강동원, 한지민, 이지은(아이유) 등 국내 톱스타들도 부산을 찾았다. 특히 량차오웨이는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로 선정됐으며 7일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핸드프린팅 행사를 진행하고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한편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5일부터 14일까지 열흘 동안 71개국 공식 초청작 242편과 부대행사 상영작 111편 등 모두 353편의 작품으로 관객들과 만난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