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부진 원인으로도 꼽혔던 ‘악성 리뷰’…쇼박스 측 “부당한 의도 가진 세력 밝혀내야”
'비상선언'의 배급사 쇼박스는 공식입장문을 내고 "저희는 영화 '비상선언' 개봉 이튿날부터 영화계 안팎의 여러 제보자로부터 '비상선언'과 관련해 온라인에서 악의적인 게시글이 특정한 방식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제보를 받은 바 있다"며 "제보 받은 내용들이 일관되고 신뢰할 만하다는 판단 속에 지난 약 한 달 간 '비상선언' 개봉 전후로 온라인에 게시된 다양한 글과 평점 등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이어 "그 과정을 통해 사적인 이익을 목적으로 한 세력이 영화에 대한 악의적 평가를 주류 여론으로 조성하고자 일부 게시글을 특정한 방식으로 확산 및 재생산 해 온 정황들을 발견했다"며 "이에 쇼박스는 9월 21일 서울경찰청에 해당 정황과 관련된 조사를 의뢰했다. 수사 기관에서 진실을 규명해 특정 세력의 범죄 사실이 드러날 경우 엄벌을 내려주시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관객들의 수준 높은 비평은 세계 속 한국 영화의 눈부신 발전에 큰 역할을 해 왔고 그 모든 것에 앞서 표현의 자유 안에서 관객들의 의견은 어떠한 것이든 존중받아 마땅하다"며 "하지만 특정 세력의 사적 이득을 위해 관객 분들의 목소리가 이용되거나 왜곡돼서는 안 되며, 그러한 부당한 의도를 가진 세력이 존재한다면 이는 분명히 밝혀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쇼박스 측은 "저희는 앞으로도 영화에 대한 관객의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일 것이다. 그러나 그 흐름에 사적인 이익을 목적으로 한 세력이 개입돼 있다면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며 "향후 이어질 법적 조치에 대해 성실하게 준비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새로운 내용이 발견된다면 추가 입장 발표를 통해 알려드릴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8월 초 '비상선언'의 개봉을 앞두고 진행됐던 시사회 등을 통해 작품에 대한 부정적인 리뷰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타고 유포됐다. 비슷한 시기 개봉한 '한산: 용의 출현' '헌트' '외계+인 1부'에서는 볼 수 없었던 부정 여론을 두고 일부 영화계 관계자들은 이 세 작품에 투자한 바이럴 마케팅 전문회사 A 사가 유일하게 투자를 거절한 '비상선언'을 노려 악평 역바이럴을 이끌어 흥행을 방해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에 A 사 측은 전혀 사실무근이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앞서 A 사 측은 스타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금까지 바이럴 마케팅을 하면서 잘 되라고 마케팅을 헀지 망하라고 역바이럴이란 걸 해본 적은 한 번도 없다"라며 "'비상선언'과 관련한 역바이럴을 우리 회사가 하고 있다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 우리와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쇼박스 측이 경찰 조사 의뢰에 나서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이 같은 '영화계 역바이럴 마케팅'이 그저 주장만이 아닌 실체로 드러날 것인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이제까지 바이럴과 역바이럴 마케팅이 유의미한 논란을 낳았던 것은 음원 시장에 그쳤었던 만큼 이 경우 영화계에서 최초로 확인되는 역바이럴 피해가 되는 셈이다.
한편 지난 8월 3일 개봉한 '비상선언'은 초유의 항공 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를 두고 벌이는 이야기를 담은 항공재난 영화다. 한재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 등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해 올 여름 흥행 몰이를 할 것으로 기대돼 왔다. 그러나 손익분기점(700만)에 한참 못 미치는 관객 200만 명 남짓을 동원하는 데 그치며 '외계+인 1부'와 함께 흥행 참패를 맛봐야 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