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은 ‘떡잎’ 보고 한쪽은 ‘열매’ 보고
‘한국 최초 올림픽 수영 금메달’ ‘한국 최초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금메달’. 각각 한국 최초의 주인공은 박태환과 김연아다. 지난 베이징 하계 올림픽과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금메달을 획득해 국민들에게 큰 기쁨을 선사했던 주인공들이다. 이들을 후원하는 업체는 대한항공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두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쌓기 이전부터 대한항공의 후원이 시작됐다는 점이다. 물론 그 당시에도 유망주로 손꼽히던 그들이었지만 보통 선수들이 명성을 얻고 나서 후원이 시작된 관행과 비교하면 대한항공의 선견지명(?)이 작용한 셈이다.
지난 1월 5일 ‘체조요정’ 손연재 역시 대한항공과 후원 협약을 맺고 올림픽에 대비하기 위해 13일 러시아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손연재와 더불어 혜택을 보는 사람이 한 명 더 있다. 바로 2004 아테네 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문대성이다. 이제는 선수가 아닌 동아대학교 교수이자 국제올림픽위원회 (IOC) 선수위원이라는 직함을 단 그가 스포츠 외교에서도 ‘금메달’을 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골프 사랑은 각별하기로 유명하다. 그는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장을 역임했다. 이러한 연유로 금호아시아나가 후원하는 선수들은 주로 골프선수들이다. ‘탱크’ 최경주와 양용은, 김경태, 노승열이 항공권 후원을 받고 있다.
주목할 만한 것은 박삼구 회장의 후원이 비단 항공권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선수들 개개인에게 직접적으로 후원이 가는 건 아니지만 박 회장이 협회 회장으로 있을 당시 예년과 다르게 몇 번의 국내대회에 타이거 우즈나 웨스트우드 같은 최정상급 선수들이 초청됐었다. 더욱이 박 회장이 협회장 임기 후반 때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프레지던츠컵 (미국 팀과 인터내셔널 팀으로 나눠 시합하는 대회) 유치를 성공시켰다.
물론 아시아나항공이 후원하는 선수들이 전부 골프선수들만은 아니다. 본고장에서 우리나라 축구와 야구의 우수성을 알린 선수들에게도 후원을 한다. 박지성과 박찬호다. 그들이 세계적인 스타가 되고 나서 후원을 시작했다는 점에선 대한항공과 대비된다.
박영준 인턴기자 pyj84@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