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먹던 힘 다한 라온더스퍼트 2위, 추입력 발휘한 원더풀키티 3위…골든파워 8위 부진
7번 원더풀키티를 제외한 모든 마필이 고른 출발을 보인 가운데, 가장 먼저 선두로 치고 나간 마필은 문세영의 12번 위시미였다. 쾌조의 스타트와 발군의 스피드를 발휘하며 쉽게 선행을 장악했다. 그 뒤를 8번 라온더스퍼트와 13번 다이아로드가 따랐고, 안쪽의 2번 레이디켈리와 3번 해남해머가 그 뒤에 자리 잡으며 레이스가 시작됐다.
이러한 흐름은 3, 4코너를 지나 직선주로에 들어설 때까지 계속 이어졌다. 가장 먼저 결승선에 들어선 위시미는 더욱 더 탄력적인 걸음을 발휘하며 앞서 나갔다. 결승선이 다가올수록 지치는 기색은 전혀 없이 탄력을 발휘하더니 결국 7마신이라는 큰 차이로 압승을 거두며 일등으로 골인했다. 두 번째로 결승선에 들어선 라온더스퍼트는 끝까지 젖먹던 힘을 다한 듯했지만, 결국 역부족을 드러내며 2위에 만족하고 말았다. 3위는 늦은 출발에도 막판 탄력 넘치는 추입력을 발휘하며 올라온 원더풀키티였다.
3세 암말 대상경주(트리플티아라)를 싹쓸이하며 챔프에 올랐던 골든파워(인기 3위)는 시작부터 끝까지 이렇다 할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 채 8위에 그치는 부진을 보였다. 개인적인 생각은 구절염과 근육통으로 인한 3개월의 공백이 결정적 패인이라고 본다. 당일 주로 출장 시에도 예전의 좋았던 컨디션과는 거리가 멀어 어느 정도 고전할 것으로 예측됐었다.
우승마 위시미는 능력이 뛰어난 마필임에도 그동안 대상경주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지난 7월 KNN배(GⅡ)에서 캄스트롱(미·3세)에게 목 차이로 아쉽게 2위에 그쳤고, 6월 뚝섬배(GⅡ)에서도 라온퍼스트에 이어 2위에 만족하고 말았다. 또한 최근 다섯 번의 경주에서 모두 2위를 기록하며 ‘2위 전문’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담당 조교사 최용구는 2016년 클린업조이(KRA컵 클래식) 이후 무려 6년 만에 감격적인 우승을 맛봤다. 마방의 분위기도 덩달아 오름세를 타고 있다. 전반기 내내 중위권에서 머물던 성적이 최근 한 달 사이에는 다승 공동 9위까지 올랐고, 복승률도 50%(12/3/3)를 기록하며 뚜렷한 상승세를 타고 있어 앞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2위를 기록한 라온더스퍼트는 후회 없는 경주를 펼친 것으로 평가된다. 좋은 출발을 했고, 선행은 실패했지만 선입으로 깔끔한 전개를 펼쳤기에 특별히 잘못한 점은 없었다고 본다. 2위에 그친 이유는 위시미가 기대 이상으로 잘 뛰었기 때문이다. 기록적으로도 입증됐다. 위시미가 이번에 작성한 기록 1분 22초 4는 한국 신기록이었다. 물론 13% 다습주로이긴 했지만, 1400m를 1분 22초대에 뛴 말은 없었다. 그만큼 위시미가 잘 뛴 것이지, 라온더스퍼트가 못 뛴 경주는 결코 아니라는 뜻이다.
3위를 기록한 원더풀키티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들어 뚜렷한 상승세를 타고 있으며, 잠재력으로 볼 때 앞으로 더 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데뷔 초에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고질적으로 스타트가 불안했고, 경주력도 그저 그런 평범한 수준이었다. 그런데 지난 7월 8번째 경주에서 탄력 넘치는 걸음으로 우승하며 변화를 보이더니, 이후 두 차례 4군 경주에서도 뛰어난 경주력을 발휘하며 연속 입상을 이어갔다.
개인적으로도 이번 경주는 1군 경주였기 때문에 입상권과는 거리가 멀 것으로 예상했지만, 보기 좋게 예상이 빗나가며 깜짝 3위를 기록했다. 직전과 또 다른 능력을 발휘하며 한 단계 더 성장한 느낌이었다. 혈통적으도 분명 기대치가 있다. 모계 형제마 비카골드가 1군, 개선행진곡이 2군까지 진출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3위는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본다. 앞으로도 성장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복기로 본 관심마] '국내산 2세 수말' 슈퍼피니시·파이널세븐 눈에 띄네
10월 8일과 9일 경주에서는 서울의 슈퍼피니시와 부산의 파이널세븐이 뚜렷한 전력 향상을 보였다. 다음 경주에서는 두 마필에 관심을 가져보자.
#슈퍼피니시(국6·수)
슈퍼피니시는 서울 52조 김동균 마방의 국내산 2세 수말이다. 10월 8일 실전 두 번째 경주에서 급격한 전력 향상을 보이며 2위로 골인, 다음 경주부터는 관심을 가져야 할 마필이다.
1000m 9번 게이트에서 가장 빠른 출발로 선두권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이후 100m 지점부터는 10번 캐츠아이와 4번 쓸모에게 선두를 내주고 선입 전개로 맞섰다. 4코너를 세 번째로 돈 후, 막판 결승선에서 탄력 넘치는 추입력을 발휘했다. 결승선 통과할 때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아쉽게 2위로 골인했지만,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상당한 선전이었다.
우승마 매직아워(인기 1위)와의 차이도 불과 목 차이로 근소한 접전을 벌였다는 점, 기록상으로도 1분 1초 4로 같은 6군 경주 우승기록 1분 1초 9보다 0.5초 빨랐다는 점에서 비록 우승은 놓쳤지만 대단히 잘 뛴 결과라 할 수 있다.
혈통적으로도 기대치가 높다. 모마 레드뎀의 부마는 2007년과 2008년 미국 리딩사이어에 오른 스마트스트라이크다. 조부마는 미국 최고의 혈통으로 평가되는 미스터프로스펙터라는 점에서 모계 혈통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또한 이전에 배출한 자마 거센질주(암)가 2군에, 드림노크(암)가 3군에 진출했다는 점에서 수말인 슈퍼피니시는 그 이상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데뷔전에서는 특별한 모습을 보이지 못한 채 5위에 그쳤다. 우승마와 차이도 10마신으로 상당한 거리가 있었고, 순발력이나 추입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이번 두 번째 경주에서 뚜렷한 변화를 보였다는 점에서 현군에서는 강한 편성을 만나더라도 경쟁력이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이널세븐(국6·수)
파이널세븐은 부산 7조 김병학 마방의 국내산 2세 수말이다. 10월 9일 실전 두 번째 경주에서 뚜렷한 전력 향상을 보이며 3위를 기록해 다음 경주부터는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1200m 11번(끝번) 게이트에서 빠르게 출발했지만, 스피드에서 밀리며 중하위권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이후에도 변함없이 중하위권에 머물다가 4코너에 접어들면서 스피드를 끌어올리며 격차를 좁혀 나갔다. 여섯 번째로 직선주로에 들어선 후, 막판 결승선에서 탄력적인 걸음으로 올라왔다. 결국 3위에 그치긴 했지만, 당초 기대를 뛰어넘는 의외의 선전이었다.
단승식 배당 30.2배(인기 7위)가 말해주듯 이번 경주에서 팬들의 관심 밖에 있었다. 데뷔전에서 별다른 걸음을 보이지 못한 채 출전마 8두 중 5위에 그쳤고, 이번 경주 편성이 상당히 강했기 때문이다. 우승마 월드레전드(단승 1.4배)는 데뷔전에서 뛰어난 경주력으로 2위를 기록했고, 직전 루키스테익스에서는 4위를 기록할 정도의 상당한 능력마였다. 또한 2위를 기록한 케이아이를 비롯해 아임킹이지, 아델호랑이, 닥터팡팡 등도 이전 경주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따라서 비록 입상에는 실패하고 3위에 그쳤지만, 경주 편성이 매우 강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혈통적으로도 기대치가 있다. 모마 파이널걸은 현역 시절 2군까지 진출했던 능력마였다. 씨암말로 전향한 후에도 첫 번째 자마 부경대박(암)이 2군까지 진출했고, 두 번째 자마 파이널룰즈(암)는 4전 2승 2위 1회로 잘나가다가 질병(굴건염)으로 퇴역했다는 점에서 수말인 파이널세븐에게 기대를 걸 만하다.
이병주 경마전문가